[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임영웅 미스터트롯 신곡 '두 주먹', 표절 '불똥' 왜?
입력: 2020.05.27 08:55 / 수정: 2020.05.27 17:47
미스터 트롯 스타 임영웅(사진)이 부른 두 주먹은 첫 소절만 빼면 제목과 가사만 바뀌었을 뿐 조문식의 당신 덕분에와 99% 판박이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미스터트롯 SNS
'미스터 트롯' 스타 임영웅(사진)이 부른 '두 주먹'은 첫 소절만 빼면 제목과 가사만 바뀌었을 뿐 조문식의 '당신 덕분에'와 99% 판박이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미스터트롯' SNS

조문식의 '당신 덕분에'와 판박이 '논란'...작곡가 '자가복제' 의혹

[더팩트|강일홍 기자] '성시경이 부를 예정이었던 곡은 신승훈이, 신승훈의 곡은 故 박용하가 불렀다. 엄정화는 박미경과 컨츄리꼬꼬의 곡을, 윤도현 장윤정은 박미경의 곡을 불렀다. 원투의 곡은 박명수와 제시카가, 박명수의 곡은 이루가, 이효리는 MC몽과 MC몽이 속한 피플크루의 곡을, 손담비와 이기찬은 이효리가 부를 예정이었던 곡을 각각 불렀다.'

가요계에 노래 한 곡을 놓고 여러명의 가수가 음반을 내는 일은 흔한 일이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 히트곡 중에도 도중 '손바뀜 비하인드'는 많다. 원래 '내가 부르기로 했었다'는 건 누군가에 의해 히트한 뒤 등장하는 아쉬움의 표현일 뿐이다. 정식 발표 전까지는 누가 곡의 주인공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대표적인 노래는 장윤정의 히트곡 '어머나'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을 지낸 유명 작곡가 윤명선은 젊은 시절 가수 계은숙 측의 제의로 '어머나'를 만들었다. 그런데 계은숙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난색을 보이자 주현미에게 건너갔다. 주현미도 가사 중에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부분이 닭살스럽다며 거절했다. 송대관 김혜연까지 이런저런 이유로 퇴짜를 놓자 신인가수 장윤정이 불러 인생곡이 됐다.

두 주먹은 임영웅이 미스터트롯 결승라운드에서 부른 뒤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를 장악한 만큼 빠르게 이슈를 모았다. 사진은 미스터트롯과 아는형님 출연 무대. /미스터트롯 캡쳐, 아는 형님 캡쳐
'두 주먹'은 임영웅이 '미스터트롯' 결승라운드에서 부른 뒤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를 장악한 만큼 빠르게 이슈를 모았다. 사진은 '미스터트롯'과 '아는형님' 출연 무대. /'미스터트롯' 캡쳐, '아는 형님' 캡쳐

유명 트로트 작곡가 트로트 박현진의 '다른 제목, 같은 노래'

자신의 목소리 콘셉트나 대중적 이미지를 고려해 곡을 선별하다 보면 비슷한 예는 종종 생길 수밖에 없다. 반면 선배 가수가 신인가수 또는 무명가수의 노래를 인터셉트하는 특이한 경우도 있다. 구수한 목소리의 주인공 김성환은 '묻지 마세요'란 노래로 가수인생 2막을 연 배우다. 그가 가로챈 이 곡은 고향 절친 후배인 진성이 이미 녹음까지 마친 상태였다.

김성환은 '묻지 마세요'를 비롯한 '인생' '거시기 메들리' 등 자신의 간판 히트곡과 더불어 대중가수로 우뚝 섰다. 그는 특유의 쇼맨십과 퍼포먼스를 자랑하며 매년 갖는 연말디너쇼의 성황을 이룬다. 김성환은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홀에서 가진 진성의 생애 첫 디너쇼에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한 뒤 이와 관련 고마움과 미안함을 고백한 바 있다.

자가 복제 논란을 일으킨 두 주먹(임영웅)과 당신 덕분에(조문식)의 작곡자 박현진은 네 박자(송대관), 무조건 황진이 자옥아(박상철), 신토불이 99.9(배일호) 등을 히트한 인기 작곡가다. /더팩트 DB
자가 복제 논란을 일으킨 '두 주먹'(임영웅)과 '당신 덕분에'(조문식)의 작곡자 박현진은 '네 박자'(송대관), '무조건' '황진이' '자옥아'(박상철), '신토불이' '99.9'(배일호) 등을 히트한 인기 작곡가다. /더팩트 DB

가수 의견 무시된 저작권리자 일방 권한, 양심과 도덕 문제

'미스터 트롯' 스타 임영웅이 부른 '두 주먹'은 지난해 가수 조문식이 발표한 '당신 덕분에'와 판박이처럼 닮은꼴 노래로 드러났다. 첫 소절만 빼면 제목과 가사만 바뀌었을 뿐 조문식의 '당신 덕분에'와 99% 비슷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두 노래의 작곡자 박현진은 송대관의 '네 박자'를 비롯해 '봉선화 연정'(현철), '무조건' '황진이' '자옥아'(박상철), '신토불이' '99.9'(배일호) 등을 히트시킨 인기 작곡가다.

'두 주먹'은 임영웅이 부른 뒤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를 장악한 만큼 빠르게 이슈를 모았다. 작곡자는 물론 작사가와 편곡자도 동일한 인물이어서 누구도 부인할 근거가 없는 같은 노래다. 임영웅이 난데없이 '표절 논란'에 휩싸인 건 이 때문이다. 유명 트로트 작곡가 A 씨는 "한 두 소절만 비슷한 게 아니라서 표절이라기보다는 '자가 복제'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엄밀히 말하면 임영웅도 피해자일 수 있다. 완전한 창작곡이 아닌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노래를 다시 부른다는 의혹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하나의 곡을 작곡자가 여러명의 가수에게 임의로 곡을 줘도 상관이 없다는 점이다. 피해자는 주로 인지도가 없는 신인가수들이다. 작년 8월에 곡을 받아서 한창 활동 중이던 조문식은 '임영웅 폭발'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 됐다.

저작권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히트가 지상과제이지만, 문제는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또 다른 누군가는 피해를 겪는다는 사실이다. 신인 가수의 경우 천신만고 끝에 유명 작곡가에게 곡을 받아도 이런 불합리한 관행 때문에 하루아침에 '눈물의 공염불'이 될 수도 있다. 저작권리자의 일방 권한으로 남발되는 자가복제는 '표절' 보다 부도덕한 횡포에 다름 아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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