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늦깎이' 영화감독 정진영의 탄생(Feat. 조진웅)
입력: 2020.05.27 05:00 / 수정: 2020.05.27 05:00
배우 정진영이 특별한 도전에 나선다. 17살부터 품어왔던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40여년 만인 57살에 이루게 됐다. 관록의 배우가 시작하는 특별한 도전 사라진 시간이 곧 베일을 벗는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정진영이 특별한 도전에 나선다. 17살부터 품어왔던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40여년 만인 57살에 이루게 됐다. 관록의 배우가 시작하는 특별한 도전 '사라진 시간'이 곧 베일을 벗는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정진영 감독 데뷔작 '사라진 시간' 오는 6월 18일 개봉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실패하면 '배우나 하지 괜히 연출에 발을 들여서'라는 질타를 받을 일이었다. 하지만 40년 동안 품고 있었던 꿈인데 그 열망은 오죽할까. 그는 습작을 계속했고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를 손에 쥐게 됐다. 든든한 후배들이 주연을 비롯해 주요 배역 출연을 결정했다. 늦깎이 영화감독 정진영의 탄생이었다.

영화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형구(조진웅 분)가 지금까지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는다. 오는 6월 18일 개봉을 확정 짓고 강렬한 이미지의 포스터들과 메인 예고편을 차례로 공개하며 관객을 만날 준비에 분주하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배우 정진영이 감독을 맡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1998년 영화 '약속'에서 조직의 행동대장 엄기탁 역할을 맡아 이름을 알린 그는 '왕의 남자' '7번방의 선물' '국제시장' '택시운전사' 등 4편의 천만 영화에서 활약했으며 '풀잎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와 같은 작가주의 작품도 거쳤다. 어느덧 충무로를 대표하는 33년 관록의 중견 배우가 돼 있었다.

사라진 시간은 형사 형구가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하고 펼쳐지는 미스터리다. 조진웅은 주인공 형구에 분해 극의 흐름을 끌고간다. /사라진 시간 포스터
'사라진 시간'은 형사 형구가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하고 펼쳐지는 미스터리다. 조진웅은 주인공 형구에 분해 극의 흐름을 끌고간다. /'사라진 시간' 포스터

정진영에게 영화감독은 오랫동안 품고 있던 꿈이었다. 지난 21일 개최된 '사라진 시간' 제작발표회에서 정진영은 "17살 때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57살에 이루게 됐다"고 '사라진 시간' 개봉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대학 시절 연극 동아리에 들어가 배우 생활을 시작했던 그는 매 순간 급박하게 돌아가는 촬영 현장에 "난 연출은 못하겠다" "능력이 안 된다"며 감독의 꿈을 눌러왔다.

정진영은 4년 전 "그래도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나리오 집필을 시작했다. 습작 끝에 두 편의 시나리오가 완성됐지만 '기존 작품들의 흐름과 비슷하다'며 폐기했다. 다시 펜을 들고 쓴 작품이 바로 '사라진 시간'이었다. 주인공을 구상하며 그는 자연스럽게 조진웅을 떠올렸다. 그가 작품에 펼쳐왔던 액션과 말투를 기초로 주인공 형구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초고 탈고 직후 조진웅에게 시나리오가 전달됐고 하루 만에 "출연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명량' '암살' '끝까지 간다' '독전' '완벽한 타인' '블랙머니' 등 굵직한 작품을 거치며 인기 절정을 달리고 있는 조진웅의 출연은 단순히 선배 정진영과의 의리 때문이 아니었다. 조진웅은 제작발표회 당시 "선배의 천재적인 네러티브에 홀려서 '사라진 시간' 출연을 결심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영화 '독전' '끝까지 간다', tvN 드라마 '시그널'을 통해 돈 밖에 모르는 냉혈한, 잔머리 굴릴 줄 모르는 우직함 등 다양한 형사 캐릭터를 소화했던 그는 '사라진 시간'을 통해 네 번째 형사 캐릭터 형구에 분하게 됐다.

조진웅은 독전에서는 마약조직을 독하게 추적하는 원호, 끝까지 간다에서는 돈을 위해 윤리마저 저버리는 냉혈한 박창민, 시그널에서는 모든 것을 맡기고 싶은 이재한(왼쪽부터)을 맡았다. 사라진 시간 속 조진웅은 어떤 형사의 모습일지 궁금증을 더한다. /독전 끝까지 같다 사라진 시간 스틸컷
조진웅은 '독전'에서는 마약조직을 독하게 추적하는 원호, '끝까지 간다'에서는 돈을 위해 윤리마저 저버리는 냉혈한 박창민, '시그널'에서는 모든 것을 맡기고 싶은 이재한(왼쪽부터)을 맡았다. '사라진 시간' 속 조진웅은 어떤 형사의 모습일지 궁금증을 더한다. /'독전' '끝까지 같다' '사라진 시간' 스틸컷

그저 형사 조진웅의 답습일 수 있지만 정진영은 그의 연기에 날개를 달아줬다. 배우 선배로서 느껴왔던 촬영 현장의 아쉬움을 개선했고 주요 장면에서의 디렉팅은 은밀한 귓속말로 전달됐다. "배우가 연기할 때 스태프들도 놀라야 한다"는 정진영의 연기 철학이 조진웅에게 고스란히 전달된 셈이었다. 배우로서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조진웅의 형사 캐릭터는 궁금증을 유발한다.

'신인 감독' 정진영의 든든한 지원군은 조진웅 외에도 많다. 모든 분야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수빈과 신비로운 마스크의 차수연이 외지인 부부 역을 맡아 영화에 미스터리함을 배가시킨다. 배수빈은 아내를 끝까지 지켜주는 다정다감한 남편 수혁으로, 차수연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지닌 수혁의 아내 이영으로 등장한다.

허삼관 롤러코스터의 하정우, 미성년의 김윤석, 보호자(왼쪽부터)의 정우성에 이어 정진영이 배우 출신 영화감독의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NEW, 쇼박스 제공
'허삼관' '롤러코스터'의 하정우, '미성년'의 김윤석, '보호자'(왼쪽부터)의 정우성에 이어 정진영이 배우 출신 영화감독의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NEW, 쇼박스 제공

또한 의뭉스러운 마을 주민 해균과 무언가 숨기고 있는 마을 이장 두희 역할은 강렬한 연기를 뽐내 온 정해균과 개성파 장원영이 맡아 기묘한 사건 속 긴장감을 더한다. 여기에 배우 신동미가 형구의 아내로, 반전 매력의 라이징 스타 이선빈이 형구와 묘한 인연으로 얽힌 문화센터 뜨개질 강사 초희로 등장한다. '허삼관' '롤러코스터'의 하정우, '미성년'의 김윤석, '보호자'의 정우성에 이어 '배우 출신 영화감독' 바통을 이어받은 정진영의 특별한 도전은 이 든든한 지원군들과 함께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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