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기분 좋은 기시감, '삼시세끼 어촌편5'
입력: 2020.05.22 10:00 / 수정: 2020.05.22 10:00
삼시세끼 어촌편5가 순항 중이다. 포맷과 출연진을 변경한 것도 아닌데도 자꾸만 채널을 고정하게 되는 묘한 매력이다. /tvN 제공
'삼시세끼 어촌편5'가 순항 중이다. 포맷과 출연진을 변경한 것도 아닌데도 자꾸만 채널을 고정하게 되는 묘한 매력이다. /tvN 제공

주춤 했던 '삼시세끼' 시리즈의 부활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세 남자가 섬에서 '삼시세끼'를 해 먹는 게 왜 재미있을까. 5년 전과 다를 게 없는데 멍하니 지켜보게 된다. 자꾸만 곱씹게 되는 기분 좋은 기시감의 '어촌편5'다.

2014년 첫 시작한 tvN 예능 '삼시세끼'는 나영석PD와 tvN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어촌편' '바다목장편' '고창편' '정선편' 등 꾸준히 시리즈를 선보였고 시청률은 1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대를 웃돌았다. 하지만 2017년 8월 '바다목장편' 이후 2년간 후속작 소식은 없었다. "시리즈 인기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후속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는 추측이 뒤따랐다.

2년 공백 끝에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이라는 시리즈 최초의 여자 출연진을 내세운 '산촌편'이 2019년 8월 베일을 벗었다. 하지만 최고 시청률은 7.8%에 머물렀고 '삼시세끼'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때문인지 2020년 5월 1일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이 '어촌편5'로 뭉친다는 소식은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샀다. 이마저 실패한다면 애청자들은 '삼시세끼'의 내리막을 지켜보게 된 셈이었으니 말이다.

차승원과 유해진 손호준(왼쪽부터)이 삼시세끼 어촌편2 이후 5년 만에 뭉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기대했다. 물론 한 차례 주춤 했던 삼시세끼 시리즈였기에 걱정도 있었다. /더팩트DB
차승원과 유해진 손호준(왼쪽부터)이 '삼시세끼 어촌편2' 이후 5년 만에 뭉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기대했다. 물론 한 차례 주춤 했던 '삼시세끼' 시리즈였기에 걱정도 있었다. /더팩트DB

하지만 모든 것은 기우였다. '어촌편5'는 지난 1일 첫 방송부터 9.3%라는 높은 시청률로 출발했다. 전작 '산촌편'보다 2.1% 포인트 높은 수치였다. 그리고 방송마다 그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8일에는 9.8%였고 15일에는 12.2%라는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어촌편2' 이후 5년 만에 나영석 PD와 바다로 돌아온 세 사람의 활약에 시청자들은 채널을 고정시켰다.

'어촌편5'에 특별한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삼시세끼' 시리즈가 늘 그래왔던 것처럼 황당할 정도로 느슨한 기획이다. 제작진은 세 남자를 바다 위 좁다란 섬에 밀어 넣고 '꼭 세끼를 해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요리 재료를 수확할 수 있는 작은 텃밭과 모든 것이 불편한 작은 집 그리고 너른 바다에서 모든 일이 이뤄졌다. 만재도에서 펼쳐졌던 5년 전 '삼시세끼 어촌편'과 장소만 다를 뿐 대동소이했다.

느슨한 기획의 '삼시세끼'는 결국 역할극이 주는 재미가 큰 축을 담당한다. 차승원은 요리를 비롯한 집안일을 척척 해냈고 유해진은 바다로 향해 통발을 던진 후 낚시에 열중했다. 손호준은 묵묵히 시키는 일을 하는 두 사람의 충실한 보조다. 5년 전의 호흡 그대로라서 매 순간이 반갑다. 변한 것은 세월 때문에 조금 더 짙어진 주름뿐이었다.

5년 만의 섬 생활이지만 유해진의 유머는 여전하다. /어촌편5 캡처
5년 만의 섬 생활이지만 유해진의 유머는 여전하다. /'어촌편5' 캡처

척박한 무인도에서 밥을 해 먹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어려웠다. 낚시를 떠나는 유해진은 매번 빈손으로 돌아왔다. 결국 세 사람은 바닷가에서 쉽게 채취할 수 있는 거북손과 텃밭에 있는 감자 고구마와 같은 구황작물로 허기를 달랬다. 만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세 사람 때문인지 그 과정도 미소를 안긴다. 해 질 녘 방에 둘러앉아 맥주를 나눠 마시는 장면은 수없이 술 먹방을 선보였던 tvN '인생술집'보다 더 정겹다.

유해진의 말장난은 또다시 온라인 커뮤니티 유머 게시판의 단골손님이 됐다. 완벽한 비주얼의 파전을 본 손호준이 "진짜 파는 것 같다"고 감탄하면 "그래 파 넣은 거야"라고 답해주고, 나영석 PD가 낚시 배를 선물하며 "형 배 이름을 정하자"고 하면 "'형 배' 좋다"며 배 이름을 '형 배'로 짓는 알아듣기 쉽고 불편한 구석 하나 없는 유해진식 유머다.

공블리 공효진의 등장에 시청자들은 채널을 고정시켰다. /어촌편5 캡처
'공블리' 공효진의 등장에 시청자들은 채널을 고정시켰다. /'어촌편5' 캡처

세 사람만으로도 재미있지만 게스트와 함께하는 '어촌편5'는 더욱 특별하다.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차승원과 연기 호흡을 맞췄던 공효진이 지난 15일 첫 게스트로 출연했다.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공효진이었지만 '어촌편5'에서는 무장을 해제하고 인간적인 매력을 뿜어냈다. 집안일을 척척 해내고 멤버들과 낚시에 나서는 모습은 여느 예능인처럼 친숙했다. 당시 시청률은 12.2%라는 '어촌편5' 최고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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