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스탠딩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폐지설을 두고 방송 안팎에 강한 반발 기류가 일고 있다. 사진은 KBS 신관에서 진행된 개그콘서트 리허설 장면. /이새롬 기자 |
이달 하순까지 야구중계 맞물려 결방, 6월 재개 불투명
[더팩트|강일홍 기자] "두고 보시면 압니다. 개그콘서트는 틀림없이 폐지될 운명이에요. 폐지되면 개그맨들은 물론 작가와 코디 등 자그마치 200명에 가까운 스태프가 실업자로 전락합니다."
KBS2 스탠딩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폐지설을 두고 방송 안팎에 강한 반발 기류가 일고 있다. 최근 '개콘' 폐지설이 나온 뒤 KBS 측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며 애매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사실무근'이 아니라 '결정된 바 없다'고 언급함으로써 폐지 가능성에 대한 빌미를 방송사 측 스스로 준 셈이 됐다
<더팩트>가 7일 오후 방송관계자 및 출연자들을 통해 취재한 결과, 이는 KBS 내부 사정에 의한 복잡하고 미묘한 입장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사 측(편성)과 제작진(PD/ 작가), 그리고 출연자(개그맨) 3자 입장이 모두 달랐다. 방송사 측은 강한 부인을 하지 않은 채 논란을 의식한 듯 "아직은 여러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인 사항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에대해 제작진은 "현재로선 5월20일까지 녹화 일정이 잡혀 있지만, 이후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반응을 냈다. 당장 이달 말까지 '개콘' 방송 시간대에 야구중계와 맞물려 결방이 예고돼 있어 마지막 녹화분이 6월 둘째주까지 방영된 이후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송사 내부 기류에 민감한 출연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폐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진은 '개그콘서트' 1000회 당시 기념사진을 촬영한 출연자들. /KBS 제공 |
방송사 내부 기류에 민감한 출연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폐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눈치다. 현재 개콘 멤버로 출연중인 A는 "한번 정한 방송사 방침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걸 그동안의 경험으로 안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그는 "매년 연초에 해온 신인개그맨 선발콘테스트가 올해는 없었다"면서 "뽑아놓고 폐지하면 더큰 역풍이 불 수 있어 아예 건너 뛴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출연자 B는 "코로나 위기상황에서도 야외촬영을 강행하며 고군분투했는데 이제 정상적인 방청 녹화를 재개할 때쯤 되니 난데없는 폐지를 언급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1999년 첫 방송을 시작한 '개그콘서트'는 스타 등용문이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스타 코미디언들과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큰 사랑을 받은 KBS 간판 예능의 상징이었다. 2000년에는 전국 시청률 35.3%(닐슨코리아)까지 치솟을만큼 매주 방송 때마다 화제를 뿌렸다.
10여년전부터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밀려 MBC '개그야', SBS '웃찾사' 등 스탠딩 코미디 프로그램이 연이어 폐지되는 가운데 '개그콘서트'는 원조의 명맥을 유지해왔다.
한편 '개그콘서트'가 첫 방 이후 21년만에 폐지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KBS시절 '개콘' 중흥기를 이끌었던 서수민 PD가 JTBC에서 새 코미디 프로그램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대조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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