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빨간사춘기 측이 음원사재기 의혹과 관련해 "음원 순위를 조작한 사실이 없고 크레이티버라는 회사 자체를 모른다"고 밝혔다. 사진(안지영)은 지난해 앨범 발매 쇼케이스 당시 모습. /김세정 기자

김근태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조작한 것으로 확인" VS 가수 측 "사실무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음원 사재기와 관련한 의혹은 넘치지만 여전히 명확하게 밝혀진 것 없다. 그 와중에 언급된 가수 명단만 더 늘었다.

김근태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는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더마케팅 회사 크레이티버가 중국 등지에서 불법 해킹 등으로 취득한 일반 국민들의 ID로 음원차트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수 10팀의 실명을 언급했다.

지난해 11월 24일 블락비 박경이 "이들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며 가수 6팀의 실명을 적은 이후 4개월여 만에 무려 10팀이 추가됐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들은 일단 명단에 올랐다. 심지어 김 후보는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표현까지 했다.

그 16팀은 다음과 같다. 박경이 언급한 바이브, 송하예, 임재현, 전상근, 장덕철, 황인욱 그리고 김 후보가 확실하다고 주장하는 고승형, 공원소녀, 배드키즈, 볼빨간사춘기, 송하예, 영탁, 요요미, 소향, 알리, 이기광이다.

그러나 언급된 팀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박경이 사재기를 언급했을 당시 바이브 윤민수 측은 수차례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상세한 자료까지 공개했다. 나아가 박경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다른 가수들도 차례로 "사재기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에도 역시 '음원 최강자'로 불리는 볼빨간사춘기 측은 "음원 순위를 조작한 사실이 없고 크레이티버라는 회사 자체를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할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변호사와 상의 중이다"고 말했다.

또 공원소녀 측은 "음원 순위를 조작한 사실이 없다. 사실무근"이라고, 이기광 측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언급된 가수들은 반박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가수 송하예는 수차례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소속사는 "사재기를 의뢰하거나 시도한 적조차 없다"며 "지금까지 송하예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람들 모두 고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더하기미디어 제공

송하예는 누군가의 실명 언급과 누리꾼 의혹을 더하면 벌써 5번째다. 송하예 측은 이번에도 "사재기를 의뢰하거나 시도한 적조차 없다", "계속되는 사재기 의혹에 당사는 심각한 명예훼손을 입고 있다", "지금까지 송하예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람들 모두 고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사재기 의혹이 제기된 가수까지 더하면 명단은 더 늘어난다. 박경과 이번 김 후보 사이에만 김나영&양다일, 오반, 영탁이 있었다. 이들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히 주장했고 법적 대응의 의지를 내비쳤다.

박경의 6인도 그랬고 더 넓게는 2018년 숀과 닐로도 그랬었다. 의혹과 해명&강경대응의 반복이다. 사재기는 뿌리뽑아야 하지만, 지나친 의심과 의혹은 가수들의 노력과 그에 따른 과실을 한순간에 매장할 수 있다.

김 후보는 스포티비뉴스에 "여러 소스에서 제보를 받았고 오랜 기간 조사했다. 이렇게 취합한 자료가 음원 사재기 의혹을 풀 증거로 효력이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고 기자회견으로 이를 알리게 됐다"며 "곧 수사기관을 통해 음원 사재기 의혹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언급한 크레이티버는 최근 송하예와 영탁을 둘러싼 차트 조작 의혹과 관련된 마케팅 업체로 지목된 홍보 대행사 앤스타컴퍼니가 설립한 회사다. 당시 앤스타컴퍼니는 "크레이티버의 새로운 음원 플랫폼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여러 기술적인 테스트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과연 이번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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