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코로나19로 변해버린 극장가 풍경(영상)
입력: 2020.04.05 00:00 / 수정: 2020.04.05 00:00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극장을 찾는 관람객들이 현저히 줄었다. 사진은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의 매표소 및 매점 키오스크. /문병곤 기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극장을 찾는 관람객들이 현저히 줄었다. 사진은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의 매표소 및 매점 키오스크. /문병곤 기자

CGV 측 "하루빨리 안심하고 극장 찾는 날 왔으면"

[더팩트 | 문병곤 기자·한건우 영상기자] 코로나19가 극장가의 모습을 바꿔놓았다. 극장 영화 관람은 어느새 두려운 일이 됐다.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도 점차 확산되면서 극장가을 찾는 관객의 수도 줄었다. 지난 2월 한 달 약 500만 명에 달했던 관객수는 3월에 접어들어 30만 명으로 현저히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위기경보 단계 심각으로 격상된 2월 24일이 분수령이 됐다.

지난달 28일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는 전국 직영점의 영업 방식을 조정했다. 극장 116곳 가운데 35곳 극장 영업을 중단했고 영업을 하는 극장도 전 상영관이 아닌 일부 상영관만 운영하는 스크린 컷오프(Screen cut off)를 시행했다. 현재 정상 운영을 하는 극장은 용산아이파크몰과 왕십리, 영등포점 3곳 뿐이다.

<더팩트>가 서울 내에 있는 4곳의 CGV를 방문해 변화를 확인했다. 이 곳들은 지금까지 알던 극장과 확실히 달랐다. 낯설만큼 한산했다.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은 CGV의 대표 극장으로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더팩트>가 이 곳을 찾았을 때는 소수의 관람객만이 있었다. /문병곤 기자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은 CGV의 대표 극장으로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더팩트>가 이 곳을 찾았을 때는 소수의 관람객만이 있었다. /문병곤 기자

먼저 현재 정상 영업 중인 용산아이파크몰점을 찾았다. 서울 용산역에 위치한 용산아이파크몰점은 CGV의 대표 지점으로 20관, 3888석을 보유하고 있다.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도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다. 평일 낮 시간대임을 감안하더라도 극장엔 극소수의 관객만 있었다. 이마저도 지난해 이미 개봉했었던 '날씨의 아이'의 관객들이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신작 개봉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자 극장들은 각종 기획전과 유명작들로 상영관을 채우고 있다. 상영작 중 신작이 거의 없는 만큼 신작의 관객도 찾기 힘들었다.

극장을 찾은 관객들과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외출이 조심스러워서인지 이들은 대화를 꺼려 했다.

근처 상점가에 피해는 없었을까. 용산아이파크몰점 입구에 위치한 카페의 직원은 매출 변동을 묻자 맥 빠진 표정을 지었다. 그는 "극장 입구에 있는 카페다 보니 대부분의 손님들이 관객들이다. 그나마 정상 영업을 해서 다행이지만 매출은 반이상 줄었다"고 토로했다.

CGV 대학로점과 수유점은 건물의 입구를 막아놓은 상태였다. /한건우 기자
CGV 대학로점과 수유점은 건물의 입구를 막아놓은 상태였다. /한건우 기자

다음으로 찾은 곳은 영업을 중단했다고 보도가 나온 대학로점과 수유점이다.

대학로점은 서울 혜화역 주변에 있는 곳으로 8개관 973석을 가진 곳이다. 영업 당시만 해도 문화극장 콘셉트로 꾸며져 옛 극장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또 영화와 예술에 관한 아트워크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6층 건물을 통째로 쓰는 대학로점은 이날도 자물쇠로 굳게 닫혀있었다. 1층을 공유하고 있는 옷가게만 영업을 유지하고 있었다.

대학로점이 위치한 번화가 대학로는 평소 모습과 달리 한산했다. 주변 상인들은 대부분 6~70%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9개의 상영관과 972석 규모를 갖춘 수유점 역시 건물 전체가 폐쇄된 상태였다. 1층에 있는 카페, 2층 게임센터, 3층 볼링장도 모두 닫혀있었다.

CGV 성신여대입구점은 지난 1월 코로나19 5번 확진자가 방문 후 1월31일부터 사흘간 임시휴업을 진행했던 곳이다. 이곳은 근무 직원의 축소로 일하고 있는 직원이 없었다. /문병곤 기자
CGV 성신여대입구점은 지난 1월 코로나19 5번 확진자가 방문 후 1월31일부터 사흘간 임시휴업을 진행했던 곳이다. 이곳은 근무 직원의 축소로 일하고 있는 직원이 없었다. /문병곤 기자

다음으로 찾아간 성신여대입구점은 지난 1월 코로나19 5번 확진자가 방문 후 1월 31일부터 사흘간 임시휴업을 했던 곳이다. 또 3월 13일에는 다른 확진자의 방문으로 이틀간 임시휴업을 한 차례 더 휴업했다. 이후 15일부터 영업을 시작했지만 상영회차를 줄였다.

첫 상영이 시작될 무렵인 오후 2시. 평소라면 극장 입장을 앞둔 관객들로 꽤 북적거렸겠지만 이날은 10명 남짓의 사람들만이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중 두 쌍의 20대 커플을 인터뷰했지만 이들이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이 곳에 온 건 아니었다

첫 번째 커플은 극장 방문 이유를 "포토 티켓을 만들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포토 티켓은 영화 관람 내역을 자신이 원하는 사진으로 꾸며 출력한 것이다. 이 커플은 "얼마 전 이곳에서 영화를 봤다"며 "당시 영화를 볼 때 좌석을 한 줄씩 띄고 앉았다. 그때 와보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CGV 측이 나름의 방편을 세우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고 밝혔다.

또 다른 커플은 영화를 보진 않지만 극장 데이트 중이라고 밝혔다. 이유를 묻자 이들은 "요즘 카페 등 여타 장소보다 극장에 사람이 오히려 없다. 그래서 일부러 극장에서 데이트한다"고 이유를 전했다.

CGV 관계자는 최근 사태와 관련해 하루빨리 코로나19가 끝나 관객들이 편히 극장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CGV 관계자는 최근 사태와 관련해 "하루빨리 코로나19가 끝나 관객들이 편히 극장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이에 CGV 관계자는 <더팩트>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영업하면 할수록 손해만 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모든 지점을 영업 중단하지 않은 이유는 영화 산업 전반과 지역 상권 유지를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GV 측은 관객들의 염려를 덜기 위해 모든 극장을 방역하고 있으며 극장 내 소독제 배치,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및 좌석 간 거리 두기를 시행 중이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사태가 끝나 관객들이 안심하고 극장을 찾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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