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부부의 세계', 원작 '닥터 포스터' 인기 이어받나
입력: 2020.03.30 18:00 / 수정: 2020.03.30 18:00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부부라는 관계의 민낯을 과감하게 보여주는 드라마다. /JTBC 제공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부부라는 관계의 민낯을 과감하게 보여주는 드라마다. /JTBC 제공

'부부의 세계',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 돌파

[더팩트 | 문병곤 기자] '부부의 세계'가 2회 만에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호평을 받았던 원작의 흡입력이 국내 리메이크작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난 27일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는 부부의 민낯을 거침없이 드러낸 이야기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시청률 상승세도 가파르다. 2회의 시청률은 10.0%(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첫 회에 비해 약 3.7%P 오른 수치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배우 김희애가 4년 만에 복귀하는 드라마인 데다 6회까지 청소년관람불가 편성이라는 파격, 그리고 유명한 영국 BBC ONE TV시리즈 '닥터 포스터'가 원작이라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닥터 포스터'는 2015년, 2017년 각각 5부작으로 시즌2까지 방송됐다. 치밀한 심리 묘사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시즌1은 방송 당시 평균 시청자 수가 약 1000만 명에 달했다. 최고 방송 점유율은 경쟁 채널의 3배가 넘는 수치인 31.4%였다. 또 그해 영국에서 방영된 전체 드라마 가운데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영국 BBC ONE TV시리즈 닥터 포스터는 여자가 남편의 불륜을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로 현재 시즌2까지 나왔다. /BBC 공식 홈페이지 캡처
영국 BBC ONE TV시리즈 '닥터 포스터'는 여자가 남편의 불륜을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로 현재 시즌2까지 나왔다. /BBC 공식 홈페이지 캡처

영국 평단은 '닥터 포스터'에 '복수의 통쾌함을 넘어서 관계의 본질을 파고든다'고 칭찬했다. 이에 마이크 바틀렛은 한 영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닥터 포스터'의 주인공 젬마 포스터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주술사 메데이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메데이아는 남편이자 영웅 이아손이 성공을 거두는데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하지만 남편에게 버림받고 배신감과 복수심에 두 자녀를 죽이는 비극적인 캐릭터다.

신화 속 메데이아가 버림받는 아내라는 점에 대해 마이크 버틀러는 "행동의 인과 관계를 늘 고민해왔다"며 "메데이아 신화가 사랑이라는 약한 고리에서 탄생했다는 점을 떠올렸다. 부부라는 관계의 속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닥터 포스터'의 주인공 젬마 포스터를 연기한 수란 존스는 이 드라마로 주목받으며 2016년 영국 아카데미 텔레비전상 여우주연상, 내셔널 텔레비전 어워즈 드라마 연기상 등을 받았다. 이후 '닥터 포스터'는 프랑스와 러시아에서 리메이크돼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났다.

'닥터 포스터'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인 만큼 국내 팬덤도 적지 않다. 국내 시청자들은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륜을 소재로 했음에도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를 호평 요소로 꼽았다.

드라마 별점 사이트에 한 국내 누리꾼이 남긴 "불륜을 알아가는 과정, 그 후의 결말까지 굉장히 흥미롭게 풀어가는 드라마. 점차 남편의 비밀을 알아가는 그 과정을 섬세한 감정선으로 풀어내고, 폭풍처럼 강렬하게 치닫는 결말까지 식상하지 않아 좋았다"(bin****)라는 댓글은 '닥터 포스터'가 국내 시청자들에게서 이끌어낸 반응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배우 김희애는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남편에게 버림받는 여자 지선우를 연기한다. /JTBC 제공
배우 김희애는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남편에게 버림받는 여자 지선우를 연기한다. /JTBC 제공

27일, 28일 방송된 '부부의 세계' 1, 2화는 이러한 원작의 장점이 반영된 전개로 호평을 받았다. 지선우(김희애 분)가 품은 작은 의심이 일상을 어떻게 바꿔놓는지를 세밀하게 표현했다.

지선우는 유능한 병원 부원장으로 가정의학과 전문의이다. 지선우의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는 독립영화 감독이자 지역 사업을 주관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가다. 지선우에게는 한없이 자상한 남자다. 그런데 출장을 다녀온 남편의 머플러에 붙은 머리카락 한 올로 지선우의 삶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결국 지선우는 의심 끝에 자신의 환자인 민현서(심은우 분)에게 미행을 지시했고 의심은 사실이 됐다. 남편은 자신이 진료한 환자 엄효정(김선경 분)의 딸 여다경(한소희 분)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 게다가 이 사실은 지선우를 뺀 주변인들 모두 알고 있었다. 모두가 완벽하게 지선우를 속이고 있었던 것이다. 배신감과 분노로 괴로워하던 지선우는 이태오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이처럼 머리카락 한 올이라는 자그마한 요인이 의심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였다.

'부부의 세계'의 주인공 지선우를 연기한 김희애는 방송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을 먼저 봤는데 끊지 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더라. 이게 한국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했다"며 "이후 대본을 봤는데 원작이 영국 드라마인지 전혀 못 느낄 정도로 한국화돼 있었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몰아치는데 읽자마자 이건 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라 느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지선우의 남편 이태오를 연기한 박해준은 "보고 괜히 봤다 싶을 정도로 원작이 너무 훌륭했다"며 "그래서 잘해낼 수 있을 지 자신이 없었고 두려웠다. 그런데 고민하고 있을 때 감독님을 만나 설득당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말처럼 '부부의 세계'는 원작의 높은 완성도와 흡입력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여기에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지면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다. '닥터 포스터'가 파격적인 결말로 유명한만큼 '부부의 세계'가 그려낼 결말도 관전 포인트다. 과연 '부부의 세계'가 어떤 전개로 시청자들을 모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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