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보현이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을 찾아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임영무 기자 |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 무대를 보다 평소에 큰 관심이 없던 배우나 가수에게 푹 빠지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관심이 가는 사람에게는 궁금한 점이 무수히 생기곤 하는데요. 직접 물어보기 힘든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더팩트>가 나섰습니다. Q&A의 묘미는 바로 기습 질문인데요. 독자들에게 받은 질문이 적힌 종이를 랜덤으로 뽑은 스타들은 과연 어떤 답변을 했을까요? <뽑터뷰>에서 배우들의 생생한 반응과 진솔한 답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주>
"제2의 안보현으로 출발"
[더팩트|문수연 기자·한건우 영상 인턴기자] JTBC '이태원 클라쓰'(극본 조광진, 연출 김성윤)에 장근원 역으로 출연해 악연 연기를 펼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안보현. 극 중 그를 표현하는 단어가 '이기주의자', '금수저', '망자니'인 만큼 실제로도 '무서운 사람', '차가운 사람'이 아닐까 싶었지만 "오늘은 순한 맛이다"라며 웃는 그를 보니 '극 중 인물과 같은 사람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보현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더팩트> 사옥을 찾았다. 5%(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해 14.8%까지 시청률이 상승할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이태원 클라쓰'의 주역인 만큼 그와의 만남을 앞두고 <더팩트> 독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수많은 질문 중 액기스만 추려봤다. 겸손하고 장난기 넘치는 안보현의 매력이 매 답변에서 가득 묻어났다.
안보현은 JTBC '이태원 클라쓰'에서 장근원 역을 맡아 악역 연기를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임영무 기자 |
Q: 악역 연기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출연 계기는?
A: 저도 이렇게 잘할 줄 몰랐어요. 제 안에 악이 있나 봐요. 장난이고요. 저는 웹툰을 너무 재밌게 봤는데 연기를 한다면 장근원 역을 해보고 싶었어요. 캐릭터의 색깔이 명확했고 자신 있었어요. 저의 장단점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짠 내 나는 것과 모지리 같은 모습 둘 다 자신 있어서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회사에 강력하게 어필을 해서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Q: 교복 연기 보고 고등학생인 줄 알았다. 동안 비법은?
A: 동안은 아닌 것 같아요. 동안인가? 스무 살 때 얼굴 그대로 가는 것 같아요. 원래 노안이 나이가 들수록 동안이 된다고 하잖아요. 그리고 계속 교복을 입는 연기를 했어요. 매번 '올해가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는데 이상하게 '이태원 클라쓰'에서도 18살을 연기했어요. 동안 비법은 분장인 것 같아요.
Q: 탈색해서 몰라봤다. 파격 변신 후 주변 반응은?
A: 이미지 변신 성공이라고 해야 할까요. 탈색, '올빽', 흑발도 제가 선택한 거였어요.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노랑머리를 하고 싶어서 했다기보다는 원작 때문에 했는데 시청자분들이 장근원 캐릭터에 이입하기 쉬웠던 것 같아요.
탈색은 이번 작품에서 처음 해봤는데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아요. 너무 힘들더라고요. 계속 하고 싶었는데 아프고 관리도 안 됐어요. 처음에 탈색할 때 정말 많이 했어요. 색이 자꾸 이상하게 나와서 계속 했더니 머리가 녹고 끊기기도 했어요.
Q: 박서준은 '밤톨 머리'를 위해 촬영 기간 이발을 42번 했다고 하더라. 안보현은 몇 번의 뿌리 염색을 했나?
A: 저도 염색을 엄청 많이 했어요. 저희도 체크해야겠어요. 체크해서 몇 번 했는지 인스타그램에 올려야겠어요. '뿌염(뿌리 염색)만 42번', '뽑을 뿌리도 없다' 이렇게요.
안보현은 장근원 역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헤어 스타일, 의상 변화를 다양하게 보여줬다. /JTBC 제공 |
Q: 극 중 장근원과 닮은 점, 다른 점은?
A: 성격적으로는 잘 모르겠는데 저도 기분파이긴 해요. 근원이가 일차원적인데 그런 부분은 비슷해요. 제 얼굴에 악함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제가 평소에 편하게 눈뜰 때 약간 눈이 풀리는데 장근원 특유의 비열한 표정이 나와요.
Q: 유재명과 호흡은?
A: 선배님이 낯을 가리셔서 처음에는 다가가기 조심스러웠어요. 그런데 호흡을 맞추는 신이 제일 많아서 자문을 많이 구했다. 조언을 많이 해주셨는데 큰 자신감을 얻어서 장근원을 연기하기 편했어요. 힘든 신을 하나씩 끝낼 때마다 '호흡이 잘 맞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어요.선배님이 농담도 하시고 저를 '근원아'라고 부르며 아들 대하듯이 해주셔서 편안하게 다가왔어요.
안보현은 복싱선수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운동을 하며 몸 관리를 해왔다. /임영무 기자 |
Q: 교도소 팔굽혀펴기 신, 악역인데 너무 섹시했다. 몸이 좋던데 언제부터 관리했나?
A: 그 장면을 위해 운동을 한 건 아니고 제가 체육고를 졸업한 복싱선수 출신이에요. 저는 평소에도 운동을 하고 관리를 안 하면 살이 찌는 스타일이라 늘 관리를 해요.
팔굽혀펴기 신은 원래 상의 노출을 하기로 했었는데 심의에 걸릴 것 같아서 옷을 입고 찍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신이 잘 나온 것 같고 많은 분들이 '섹시하다'고 해주시는 것 같아요.
Q: 장근원의 남다른 슈트 핏, 의상 선택은 직접 하나?
A: 옆에 있었던 아저씨가 저랑 8년째 같이 일하고 있는 스타일리스트예요. 다른 작품들을 하면서 많은 슈트를 입어봤어요. 장근원은 유산슬(유재석)이 입을 듯한 초록색, 당근색 슈트를 입었는데 캐릭터랑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의상, 헤어스타일 때문에 조커를 닮았다고 해주시더라고요. 스타일리스트 형도 신경을 많이 썼고 저도 꽉 찬 슈트 핏을 위해 운동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제가 오지랖이 넓기도 하고 모델 출신인 게 영향이 있는 건지 의상 선택을 할 때 참여를 하는 편이에요.
Q: 왜 이렇게 잘생겼어요?
A: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잘생기진 않았습니다. 조화가 잘 된 것 같아요. 키가 한몫한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키가 190cm 이상으로 자랄까 봐 걱정돼서 모래주머니를 차고 일부러 뛰었어요. 여기에서 멈춘 게 너무 신기해요. 잘생긴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냥 매력적이다? 조화가 잘 이루어졌다? 이미지 변신하기 쉬운 사람인 것 같아요. 잘생긴 건 아니고 팔색조 같은 매력을 가진 것 같아요.
안보현은 대시 성공률을 묻는 말에 "90%"라며 수줍게 웃었다. /임영무 기자 |
Q: 오수아(권나라 분) vs 조이서(김다미 분) 실제라면 누구 선택?
A: 조이서요. 극 중이지만 제가 너무 수아에게 매달려서인지 제가 좋아하는 것보다 저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또 항상 짝사랑하는 역을 했어요. 올인하는 조이서가 실제로 더 호감이 갈 것 같아요.
Q: 실제 연애할 때는 어땠나?
A: 실제로 연애할 때는 같이 눈이 맞은 적이 많았어요. 누군가에게 매달린 적이 있었지만 상처를 받아서 짝사랑은 안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장근원은 서툴게 표현하는데 저는 계산적인 것 같아요. 잘 표현하는 건 아니지만 툴툴대면서 '부산 남자' 느낌으로 표현해요. 그런데 순수한 마음으로 표현하는 장근원의 방법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Q: 안보현이 표현했을 때 성공률은?
A: 거의 잘 맞아떨어졋어요. 90%대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생각보다 교제를 많이 안 해봤어요. 연애를 하면 오래 하는 스타일이에요.
안보현은 JTBC '이태원 클라쓰'에서 연기 변신을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임영무 기자 |
Q: 안보현에게 '이태원 클라쓰'란?
A: 삶의 터닝포인트도 됐지만 긍정적 에너지를 넘치게 해줬어요. 악역이지만 저한테는 천사 같은 캐릭터예요. 많은 분들이 드라마를 사랑해주셔서 장근원까지 사랑해주시고 안보현까지 좋아해 주셨어요. 제가 재조명을 받아서 신기하고 감사해요.
Q: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마지막 인사.
A: '이태원 클라쓰'를 시작으로 제2의 안보현으로 출발하는 것 같아요. 더 좋은 차기작으로 인사드릴 테니 많은 기대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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