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연예인 '정치 소신', 득보다 실이 많다
입력: 2020.03.25 09:59 / 수정: 2020.03.25 10:14
배우 정준이 최근 악플러 고소→고소 취하 등의 갈지자 행보로 이슈의 중심에 섰다. 대중 스타의 정치적 소신 발언은 논란과 파급력이 큰 만큼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정준 인스타그램 캡쳐
배우 정준이 최근 '악플러 고소→고소 취하' 등의 갈지자 행보로 이슈의 중심에 섰다. 대중 스타의 정치적 소신 발언은 논란과 파급력이 큰 만큼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정준 인스타그램 캡쳐

배우 정준 'SNS 논란'..."저 문빠 맞다. 그냥 그분이 좋다. 우리 대통령이라서"

[더팩트|강일홍 기자] 천재지변 또는 정치 사회적 변수가 생기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이 대중문화계다. 행사가 줄고 공연이 멈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19 정국'에는 일부 축소되거나 연기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올스톱 상황을 맞이했다. 극장은 싸늘하고 방송가는 우울하다. 객석도 썰렁하고 방청석이 텅 비었다. 일부 프로그램은 이미 '무기한 중단'이란 극약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4·15 총선(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이 3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이전 여느 선거 때와 달리 분위기는 한껏 가라앉아 있다. 물론 이는 코로나 여파가 가장 큰 이유다. 국민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가중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이슈마저 실종된 모양새다. 정치권 스스로 기대와 희망보다 이해득실의 이전투구로 비치면서 정치 무관심으로 이어질까 걱정할 정도다. 연예계도 이런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정준은 지난해 TV조선 연애의 맛 3에 출연한 뒤 배우 김유지와 공개연애를 시작했다. 두 사람의 열애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악플에 시달렸다. /TV조선 제공
정준은 지난해 TV조선 '연애의 맛 3'에 출연한 뒤 배우 김유지와 공개연애를 시작했다. 두 사람의 열애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악플에 시달렸다. /TV조선 제공

대중 스타들의 정치적 소신, 연예계 오랜 학습효과 "득보다 실이 많다"

같은 유권자라도 연예인들의 성향은 대중적 지지를 받는 정치인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혹자들은 '연예인들이야말로 가장 자유롭게 정치적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연예인들이 본격적으로 정치판에 뛰어든 시기는 80년대 후반부터다. 특히 13대 대선(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에서는 각 후보간 '100만 군중 세 과시'와 함께 연예인 바람몰이 동원이 봇물을 이루기도 했다.

이 때를 기점으로 선거 때면 어김없이 연예인들은 유력 후보의 편에서 지지 의사를 밝혔고, 세몰이의 변수가 됐다. 이는 훗날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란 부메랑으로 되돌아 오는 결과를 만들기도 하지만, 연예인들의 정치적 소신을 바라보는 팬들의 우려섞인 시선은 물론 연예계 스스로 자성과 경계의 목소리가 상존했다. 우리의 정치적 환경은 할리우드 스타들과 달리 얻는 것보다 잃는 게 훨씬 많다.

'5월 장미선거'로 치러진 지난 2017년 제19대 대선은 유세장에서 연예인을 볼 수 없는 선거로 특징 지어졌다. 탄핵정국 이후의 팽팽한 긴장감도 한몫 했겠지만, 여러차례 여야 정권이 바뀌면서 직접 체험한 피해의식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폭넓은 팬층을 기반으로 숨을 쉬는 대중스타에게는 족쇄가 될 수 있다. 정치적 색깔을 표출하며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순간 다른 쪽은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정준은 정치권의 명예훼손 및 모욕죄 고발 방침이 나온 직후 (결이 달라서) 취하한다고 밝힌데 이어 공식 사과입장을 올렸다. 방송 출연당시 장면. /정준 인스타그램 캡쳐
정준은 정치권의 명예훼손 및 모욕죄 고발 방침이 나온 직후 "(결이 달라서) 취하한다"고 밝힌데 이어 공식 사과입장을 올렸다. 방송 출연당시 장면. /정준 인스타그램 캡쳐

배우 정준, SNS 논란 해명 사과 '악플러 고소→고소 취하' 갈지자 행보

배우 정준이 최근 '악플러 고소→고소 취하' 등의 갈지자 행보로 이슈의 중심에 섰다. 당초 그는 자신의 사적 관심사에 악플을 단 누리꾼들과 갑론을박을 벌인 뒤 뒤늦게 정치성 악플을 단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정준은 과거 황교안 대표 등 야당 정치인 기사에 '퇴물들' '*쓰레기' 등의 댓글을 달았다. 정치권의 명예훼손 및 모욕죄 고발 방침이 나온 직후 그는 "(결이 달라서) 취하한다"며 말을 바꿨다.

정준은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 '입장글'을 올려 이와 관련된 논란에 해명했다. '제가 입에 담을수 없는 욕을 들었던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님을 좋아한다고해서 입니다. 그것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 사진까지 올려 가면서, 한번이 아닌, 여러차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반복해서 입니다. 그래서 고소를 진행하게 된 겁니다. 우선 제가 쓴 댓글에 기분이 나쁘셨다면 공개적으로 사과 드립니다.'

지난 24일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시 한번 정치권을 향한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공인으로 단 댓글이 아니더라도 지금에 와서는 많은 분들이 알았기에 그 부분은 삭제하고 사과를 드린다. 통합당 여러분 사랑합니다. 같은 대한민국 분들이니까. 제가 문재인 대통령님 좋아하는 것도 인정해 달라. 저 문빠 맞다. 그냥 그분이 좋다. 우리나라 대통령이라서. 좋아한다고 하면 또 욕하시려나? 이 표현의 자유는 인정해달라.'

정준은 SNS를 통해 번복하게 된 이유와 억울함을 소상히 설명했지만, 이미 설득력을 잃은 뒤였다. 대중 스타의 정치적 소신 발언은 그만큼 영향력과 상징성이 크다. 쉽게 논란으로 번지고 대중적 파급력이 높다. 연예인들이 과거와 달리 갈수록 정치적 소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걸 오랜 학습효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유명할수록 언행에 대한 책임은 더 크게 와닿는다. 그만큼 매사 신중해야할 이유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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