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again 2016 OST…'음원깡패'가 돌아왔다
입력: 2020.03.24 05:00 / 수정: 2020.03.24 05:00
3~4년 전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왼쪽)가 OST 열풍을 일으켰다. 최근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오른쪽) 등이 당시의 OST 인기를 재현하고 있다. /각 OST 커버
3~4년 전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왼쪽)가 OST 열풍을 일으켰다. 최근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오른쪽) 등이 당시의 OST 인기를 재현하고 있다. /각 OST 커버

드라마 시청률 반등과 OST 제작 환경 영향

[더팩트 | 정병근 기자] 톱 아이돌만 음원차트 '줄 세우기'를 하는 게 아니다. 2016년 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가 그 어려운 걸 해냈었다. 그해 말부터 방송된 '도깨비'까지 가세하면서 그야말로 OST가 '음원 깡패'인 시대였다. 2020년 또 한 번 불어닥친 OST 강세는 4년 전을 떠오르게 만든다.

23일 오후 7시 기준으로 음원사이트 멜론 실시간 차트 1위는 가호 '시작', 2위 김필 '그때 그 아인', 5위 하현우(국카스텐) '돌덩이', 6위 아이유 '마음을 드려요', 8위 장범준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다. 이 곡들의 공통점은 드라마 OST. 그것도 세 작품의 곡들이다.

드라마 OST가 많은 사랑을 받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처럼 차트 '줄 세우기'를 하는 일은 거의 없다. 4년 전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가 있었다.

KBS2 '태양의 후예'(2016.02~04) OST는 드라마 신드롬과 함께 방송 내내 음원차트도 집어삼켰다. 2016년 3월 가온 월간 차트(이하 동일)에서 1위(다비치 '이 사랑')를 비롯해 6곡이 톱8이었고, 4월엔 10곡이 2~5위, 8~11위, 13위, 19위였다. '이 사랑'은 2016년 연간 차트 4위다.

다시없을 것 같았던 OST '줄 세우기'가 tvN '도깨비'(2016.12~2017.01)로 재현됐다. 2016년 12월 월간 차트 2위, 4위를 시작으로 2017년 1월 1위를 비롯해 8곡이 12위 안에 들었다. 특히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는 2개월 연속 1위, 2017년 연간 1위라는 역대급 기록을 남겼다.

월간 차트에서 이 정도였으니 당시의 체감 인기는 더 어마어마했다.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딱 1년간의 OST 붐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18년 가온 연간 차트 3위에 오른 SBS '키스 먼저 할까요' OST 폴킴의 '모든 날, 모든 순간'이 있었지만 이후 몇 년간 OST는 침체기였다. 그러다 최근 1년 새 차트 1위에 오르는 OST 곡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지난해 8월부터 가온 주간차트 1위에 오른 드라마가 3편이고 곧 4편이 된다.

tvN '호텔 델루나'(2019.07~09)로 시작해 '사랑의 불시착'(2019.12~2020.02) 그리고 JTBC '이태원 클라쓰'(2020.01~03)으로 이어진 라인업은 음원차트 상위권을 OST로 수놓았다.

2019년 8월 월간차트에서 거미의 '기억해줘요 내 모든 날과 그때', 태연의 '그대라는 시', 폴킴의 '안녕'이 1, 2, 4위를 차지했다. 9월엔 '안녕'이 1위로 자리를 옮겼다. 곡은 달라졌지만 2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한 것. 이는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가 2개월 연속 1위였던 '도깨비' 이후 처음이다.

2020년 들어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왼쪽)과 이태원 클라쓰(오른쪽)이 좋은 성적은 거둔 데 이어 OST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각 OST 커버
2020년 들어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왼쪽)과 '이태원 클라쓰'(오른쪽)이 좋은 성적은 거둔 데 이어 OST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각 OST 커버

2019년 8~9월 방영된 JTBC '멜로가 체질' OST 장범준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도 39주 차(09.22~09.28) 1위를 차지했다.

해를 넘겨서도 OST 강세는 이어졌다. '사랑의 불시착' OST 파트3 백예린의 '다시 난, 여기'는 2월 월간 차트 4위를 기록했고 파트11 아이유의 '마음을 드려요'는 단숨에 6위로 진입했다. '마음을 드려요'는 11주 차(03.08~03.14) 주간차트에서도 4위로 한 달 넘게 롱런 중이다.

1~2월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지코의 '아무노래'와 월드 스타 방탄소년단의 곡들이 포진해 있던 시기라 정상의 벽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태원 클라쓰' OST도 기어이 1위를 거머쥐었고 상위권을 점령했다.

'이태원 클라쓰' OST를 맡은 박성일 음악감독은 <더팩트>에 "예전부터 드라마 음악을 작업할 때 인지도와 상관없이 가창자를 선택하는 편이다. 내 음악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가수를 우선순위에 뒀는데 이번 '이태원 클라쓰'에서 결과까지 좋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가호의 '시작'이다. 멜론 실시간차트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시작'은 2월 1일 공개됐지만 역주행 끝에 3월 15일 첫 일간차트 정상에 올랐다. 이후 지난 22일까지 8일 중 7일간 1위였다. 23일에도 김필 '그때 그 아인', 하현우(국카스텐) '돌덩이'까지 톱5다.

OST 강세는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드라마의 시청률 반등과 맞물려 있다. 방송사들은 지난해부터 양보다는 선택과 집중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 결과 '호텔 델루나',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는 모두 근래 보기 드문 성공을 거뒀다. 이는 OST의 상승세에도 영향을 미쳤다.

드라마 OST 제작 환경의 변화도 한몫했다. 곡을 만들고 극에 끼워 맞추는 게 아니라 극의 흐름과 상황에 맞는 곡을 만들어내는 것.

'나의 아저씨', '시그널', '미생' 등에 이어 '이태원 클라쓰' OST를 탄생시킨 박성일 음악감독은 "그간 드라마 OST는 음악감독과 별개로 제작사에서 곡을 받아 공급하는 형태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 음악감독과 연출감독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기획 제작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연히 제작 방식이 철저하게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몰입에도 훨씬 효과적으로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kafka@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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