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行 논란…"협의 안 돼" vs "협조 요청 외면"
입력: 2020.03.23 15:35 / 수정: 2020.03.23 15:35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공개를 선택하면서 해외 판권 논란이 불거졌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공개를 선택하면서 해외 판권 논란이 불거졌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해외배급사 vs 투자배급사…팽팽한 대립

[더팩트|박슬기 기자] 영화 '사냥의 시간'이 해외 판권 계약 논란에 휘말렸다. 앞서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단독 공개를 선택하면서다. 이와 관련해 해외판매를 담당한 콘텐츠판다와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처스가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사냥의 시간'의 해외 판매를 담당한 콘텐츠판다의 한 관계자는 23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리틀빅픽처스가 저희와 충분히 협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넷플릭스행 공식 입장을 냈다"라며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사냥의 시간'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쳐스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4월 1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 상황에서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넷플릭스에 제안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냥의 시간'의 해외 배급을 담당한 콘텐츠판다가 문제점을 제기했다. 앞서 '사냥의 시간'은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되면서 일본, 홍콩, 호주, 뉴질랜드 등 30여 개국 선판매가 이뤄졌다. 하지만 '사냥의 시간'의 판권과 모든 권리가 넷플릭스에 귀속되면서 해외 판매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콘텐츠판다의 관계자는 "30개국과 이미 판매 계약을 완료한 상황인데 이렇게 해지를 하면 리틀빅픽처스와 1대1 기업 간의 문제가 아니라 30여 개 국가들과 계약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리틀빅픽처스에서는 위약금을 물어주겠다고 하는데, 이건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미 콘텐츠판다라는 회사의 이름을 걸고 계약을 했기 때문에 회사 신뢰도에 대한 문제가 생긴다. 앞으로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사냥의 시간의 투자배급사는 콘텐츠판다에게 협조를 구했지만 받아주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해외배급을 담당하는 콘텐츠판다는 충분히 협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사냥의 시간'의 투자배급사는 "콘텐츠판다에게 협조를 구했지만 받아주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해외배급을 담당하는 콘텐츠판다는 "충분히 협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리틀빅픽처스 측은 상반된 입장이다. 리틀빅픽처스의 권지원 대표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넷플릭스에서 공개하는 것과 관련해 제일 먼저 콘텐츠판다와 상의를 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연기되면서 손해가 막심하니 협조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이유 없이 계속 받아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회사에 찾아도 가고, 연락도 하고, 공문도 보냈다. 그런데 콘텐츠판다가 계속 받아주지 않아서 저희가 대행을 맡긴 거기 때문에 해지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한 회사들에게 저희도 코로나19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고, 손해배상을 하겠다고 했지만 끝까지 받아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사실 영화를 수입하는 회사들은 이런 경우가 많다. 천재지변이 아닌 상황에도 이런 경우가 많은데, 계속 받아주지 않아 당황스러울 뿐"이라며 "현재 코로나19로 업계가 다 어려운데 상황이 이렇게 돼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사냥의 시간'은 당초 2월 26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면서 개봉일을 잠정 연기했다. 이후 지난 11일 세계 보건 기구 WHO는 팬데믹 선언을 했고, '사냥의 시간' 측은 23일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 추격자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파수꾼'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윤성현 감독의 신작으로, 이 작품에는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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