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대부' 자니윤, 우여곡절 많았던 원조 한류스타의 삶
입력: 2020.03.11 00:00 / 수정: 2020.03.11 00:00
코미디언 자니윤이 미국 LA 근교에서 84세로 세상을 떠났다. /더팩트DB
코미디언 자니윤이 미국 LA 근교에서 84세로 세상을 떠났다. /더팩트DB

한국 최초 토크쇼 탄생시킨 장본인

[더팩트 | 문병곤 기자] '코미디 대부'로 잘 알려진 자니윤(본명 윤종승)이 8일(현지 시각) 오전 미국 LA 근교 아람브라의 한 대학병원에서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자니윤의 전 부인 줄리아 리는 지난 10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미국 현지 시간으로 8일 오전 4시에 세상을 떠나셨다"고 말했다. 고인은 지난 2017년부터 뇌경색 뇌출혈에 의한 알츠하이머를 겪었다. LA 외곽 한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자니윤은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면서 세상을 떠났다.

과거 많은 사람을 웃게 했던 자니윤은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시신 기증으로 좋은 뜻을 전했다. 전 부인 줄리아 리는 "윤 선생님은 쓰러지시기 전부터 자신이 죽으면 시신은 대학병원에 기증해 후에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씀하셔서 유언대로 할 생각"이라고 고인의 뜻을 밝혔다.

'미국에서 성공한 코미디언'이라는 수식어 뒤에는 그의 소박했던 미국 유학 시절이 있었다. 1962년 해군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자니윤은 오하이오 웨슬리안 대학교 성악과에서 공부했다. 그는 당시 아르바이트를 3개씩 하며 생계를 유지한 끝에 학교를 무사히 졸업했다.

1964년부터 그는 뉴욕에서 무명 MC 겸 코미디언 생활을 했다. 그의 스탠드업 코미디는 동양인으로서 미국 사회에 던지는 풍자가 주를 이뤘는데 이러한 풍자는 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그의 성공에 발판이 됐다.

그는 1977년 산타 모니카 코미디 클럽에서 자니 카슨을 만나 인연을 시작했다. 자니 카슨은 미국의 유명 코미디쇼인 '투나잇 쇼'의 MC로 그의 실력을 일찌감치 알아본 사람이었다. 자니 카슨 덕분에 자니윤은 아시아인 최초 '투나잇 쇼' 출연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자니윤은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투나잇 쇼'에 총 34번 출연하는 등 활약했다.

이후 그는 1989년 귀국해 가수 조영남을 보조 MC로 두고 '자니윤 쇼'를 진행했다. 자신이 미국에서 경험한 정통 미국식 토크쇼를 적극 차용에 만든 프로그램이었다. '자니윤 쇼'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렸고 인기에 힘입어 자니윤은 여러 개의 광고를 찍었다. '자니윤 쇼'는 이후 방송된 '주병진 쇼' '이홍렬 쇼' '서세원 쇼' 등의 심야 토크쇼의 토대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군사정권 시절 사회 분위기와 맞지 않는 프로그램의 성격으로 인해 '자니윤 쇼'는 방송 1년 만에 폐지됐다. 당시 국내 분위기와 맞지 않는 자니윤의 블랙 코미디 때문이었다. 이후 그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노후를 보냈다.

말년의 그가 회자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이었다. 2012년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이 후보였을 당시 자니윤은 캠프에서 재외선거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이 인연을 이어간 그는 이듬해에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다.

하지만 실무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그를 둘러싼 낙하산 논란이 벌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강한 반대로 자니윤은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되는 것에 그쳤다. 자니윤은 약 2년간 직에 머물다 2016년 뇌출혈로 입원하면서 감사직에서 물러났다. 임기를 2년여 남긴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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