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팬들도 등 돌린 입대식[더팩트 | 철원=문병곤 기자]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의 입대는 여러모로 뒤숭숭했다. 한 때 '승츠비'로 불린 만큼 화려했던 그였지만 입대 현장에서 그를 응원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승리는 9일 오후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6사단 신병교육대로 입대했다. 이날 입대식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드라이브 스루로 진행됐다. 입영 장병들은 차를 타고 이동해 위병소에 내린 후 신병교육대로 들어갔다.

이날 현장은 약 50여 명의 취재진으로 붐볐다. 앞서 버닝썬 게이트 및 성접대 논란 혐의로 불구속 기소 상태인 승리였기에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사전에 협의가 이뤄진 극소수를 제외한 취재진은 6사단 측의 제지로 위병소에서 3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승리의 모습을 담기 위해서 노력했다.
취재진의 열기가 뜨거웠던 반면 승리의 입대를 격려하는 팬들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었지만 여러 논란으로 인한 승리의 이미지 타격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 팬으로 추정되는 서너명의 사람이 있었지만 "팬이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들은 굳게 입을 다물고 자리를 피했다.
입대 시간이 다가오자 입대식 장소는 입영 장병들의 가족으로 메워졌다. 이들은 많은 수의 취재진에 놀랐고 몇몇은 "오늘 누구 입대냐"고 취재진에게 묻기도 했다. 승리의 입대 소식을 들은 입대 장병에게 "가서 버닝썬 썰(이야기) 좀 들어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승리는 이날 오후 1시 32분경 입대 장소에 도착했다. 흰색 승합차를 타고 온 그는 위병소 앞에 내려 잠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보였다. 그는 취재진의 여러 질문에도 답변을 거부했다. 취재진이 다급히 부르는 소리에 그는 겨우 고개를 숙이고 위병소를 통과했다. 한때 한류의 중심에 서 있던 빅뱅 멤버로 보기에는 여러모로 초라한 입대식이었다.
강원도 철원군 육군 6사단 신병교육대를 통해 입소한 승리는 5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자대 배치 후 현역으로 복무한다. 승리의 입대는 앞서 한 차례 연기됐다. 지난해 3월부터 입영 대상자였지만 그는 클럽 버닝썬 게이트 재판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했다. 당시 승리는 병역법 61조와 병역법 시행령 129조(입영일 등의 연기)에서 밝힌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신청원을 냈다.

이후 승리는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성매매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해 5월과 올해 1월 구속의 기로에 섰다. 하지만 법원이 모두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그는 결국 불구속 기소 상태가 됐다.
승리가 불구속기소 되자 병무청은 입영 통지서를 발송했다. 당시 병무청은 "민간 법원에서 장기간 재판이 진행되면 병역의무 부과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현행법상 피고인이 군인 신분이 되면 사건이 군사법원으로 이관된다.
이에 승리는 5주간 신병훈련소에서 교육 훈련을 받은 뒤 군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다. 병무청은 "일관되고 공정한 판결이 이뤄지도록 검찰과 적극적으로 공조하고 관련 사건에 대한 진행 경과를 고려해 재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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