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BTS 4월 서울 콘서트 취소, '코로나 충격' 대변
입력: 2020.03.04 08:38 / 수정: 2020.03.05 13:34
공연계가 코로나19의 돌발 허들에 위기를 맞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4월 서울 공연은 코로나 확산으로 자체 취소 결정을 내려 공연계의 코로나 충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BTS 일본 시즈오카 공연 당시 장면. /시즈오카=배정한 기자
공연계가 '코로나19'의 돌발 허들에 위기를 맞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4월 서울 공연은 코로나 확산으로 자체 취소 결정을 내려 공연계의 '코로나 충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BTS 일본 시즈오카 공연 당시 장면. /시즈오카=배정한 기자

코로나19 확산, 공연계 '올스톱' 전전긍긍

[더팩트|강일홍 기자] 가수들의 위상과 자존심은 디너쇼와도 맞물린다. 작년 연말 한 달간 무대에 올린 디너콘서트는 무려 26개였다. 대부분이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중하순에 몰리는 점을 고려하면 12월에만 하루 평균 2~3개씩 공연이 펼쳐진 셈이다. 트로트를 중심으로 공연계는 최근 2~3년간 호황을 누렸다. 이런 분위기는 11년의 공백을 끝내고 돌아온 나훈아 컴백과 무관하지 않다. 나훈아 전국투어콘서트는 2017년 11월 이후 3년째 매진행렬을 이어갔다.

공연계의 훈풍은 지난해 '미스트롯' 바람이 불면서 강풍으로 번졌다. '내일은 미스트롯'이란 깃발 아래 1년간 무려 70여 회의 공연 매진과 2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공연매출도 200억 원에 이른다. 자영업자 등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서도 전국적으로 지자체 행사는 비교적 평탄하게 진행됐다. 분위기를 타면 흘러넘치게 돼 있다. '미스트롯 콘서트'는 '나훈아 콘서트'와 함께 공연계의 거스를 수 없는 '절대 강자 콘서트'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미스트롯을 중심으로 2월, 3월 예정됐던 콘서트는 5월로 연기됐다. 사진은 지난해 인천남동체육관에서 진행된 내일은 미스트롯 콘서트 리허설 장면. 미스터 트롯(사진 위)은 4월 서울공연 올 매진기록을 세웠지만 코로나 역풍에 공연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남용희 기자, TV조선 미스터트롯
'미스트롯'을 중심으로 2월, 3월 예정됐던 콘서트는 5월로 연기됐다. 사진은 지난해 인천남동체육관에서 진행된 '내일은 미스트롯' 콘서트 리허설 장면. '미스터 트롯'(사진 위)은 4월 서울공연 올 매진기록을 세웠지만 '코로나' 역풍에 공연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남용희 기자, TV조선 '미스터트롯'

KBS1 '전국 노래자랑' 녹화 무기한 중단, MBC '나트가' 녹화일정 연기

기사회생하는 듯하던 공연계가 '코로나19'의 돌발 허들에 걸려 다시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미스트롯'을 중심으로 2월, 3월 예정됐던 콘서트는 일찌감치 취소 또는 뒤로 미뤄졌다. 연초 방송가 열풍을 일으키며 '미스트롯'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미스터 트롯' 콘서트도 벌써 초상집 분위기다. 방송 시청률 30%를 넘어서고 사전 발매된 4월 서울 첫 공연 2만석이 올 매진되면서 역대 최대 흥행으로 기대감을 모았지만 '코로나' 역풍에 공연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이는 마지막 희망으로 여겼던 'BTS 서울콘서트'가 무산되면서 더욱 현실로 가까이 와닿았다. 그동안 공연계에서는 각종 콘서트가 취소 또는 연기되는 가운데도 한 두달 이상 남은 BTS 콘서트를 최후의 보루처럼 여겨왔다. 적어도 BTS 공연이 본격화될 4월부터는 무난히 묻어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BTS는 예정돼 있던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BTS 맵 오브 더 솔 투어-서울'(4월11일,12일,18일,19일)을 '코로나19'의 확산을 우려해 자체 취소 결정을 내렸다.

트와이스가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 예정이었던 월드투어 '트와이스라이츠 피날레 무대'(3월7, 8일)도 취소됐다. 더 심각하게 우려되는 것은 해외 콘서트의 취소다. 3월 대만에서 예정된 태연, 김성규, 갓세븐 등 K팝 한류 공연이 모두 연기됐다. 한국인 입국을 금지 또는 제한 지역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여서 당분간 'K팝 브랜드'의 해외 공연 자체가 전면 올스톱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팝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수요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치명적이다.

주로 야외에서 진행되는 전국 노래자랑은 녹화가 무기한 중단됐다. 프로그램 특성상 한번에 대규모 스탭프가 이동한다는 점에서 코로나 확산 방지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전국노래자랑 녹화장면. /더팩트 DB
주로 야외에서 진행되는 '전국 노래자랑'은 녹화가 무기한 중단됐다. 프로그램 특성상 한번에 대규모 스탭프가 이동한다는 점에서 '코로나' 확산 방지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전국노래자랑' 녹화장면. /더팩트 DB

유례없는 세계적 재앙 번진 '코로나19' 직격탄, 공연계 또 다시 시름

사회적 재난이 엄습하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곳은 공연계를 비롯한 대중문화계다. 통상적으로 날씨 등 자연재해의 영향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극장가의 분위기는 더 싸늘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공식 집계된 기록되는 관객수는 주말에도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만큼 줄었다. 설상가상 확진자 방문확인으로 극장이 폐쇄되는 악재까지 겹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월 최대 기대작이었던 '사냥의 시간' 개봉이 연기되기도 했다.

방송가도 우울하다. 방청객을 둔 프로그램들이 먼저 타깃이 됐다. KBS1 '가요무대'와 '개그콘서트'는 무관객으로 녹화를 하다 중단했고, 500여명의 청중평가단을 둔 MBC '나는 트로트 가수'는 이번주부터 녹화일정을 한달간 뒤로 미뤘다. 주로 야외에서 진행되는 '전국 노래자랑'은 아예 무기한 중단됐다. 프로그램 특성상 관객 반응이 필수인데다 전국을 순회하며 한번에 대규모 스탭프가 이동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 확산 방지에는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사실 공연계는 최근 2~3년의 '반짝 호황'을 빼면 수년간 반복적으로 어려움에 시달려왔다. 불경기보다 더 무서운 것은 예상치 못한 사회적 돌발 변수다. 2000년대 이후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예상치 못한 불똥이 천재지변처럼 덮쳤다. 지난해에도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한차례 휩쓸고 갔지만, 유례없는 세계적 재앙으로 번진 '코로나19'의 직격탄에 공연계가 또 다시 시름에 잠겼다. 공연 아티스트들의 한숨이 깊어만 간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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