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조병규'] '스토브리그'로 떨쳐낸 두려움
입력: 2020.03.02 05:00 / 수정: 2020.03.02 05:00
조병규는 지난 14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야구팀 드림즈의 운영팀 한재희 역을 맡았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조병규는 지난 14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야구팀 드림즈의 운영팀 한재희 역을 맡았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매번 다음 작품 할 수 있을까 두려움 생겨"

[더팩트|박슬기 기자] 불과 23살에 출연한 작품만 무려 70여 편. 배우 조병규는 보조출연을 시작으로 단역, 조연 등을 거치며 갖은 고생을 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는 드라마 포스터에 이름을 올리는 존재감 있는 배우로 발돋움하며 앞으로의 승승장구를 예고했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조병규를 만났다. 실제 만난 그는 마치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속 모습을 보는 느낌이었다. 까칠하게 자란 수염과 회색 후드티에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고 등장한 그는 꾸밈없는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조병규는 지난 14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만년야구 꼴찌팀 '드림즈'의 운영팀 막내 한재희 역을 맡아 활약했다. 재벌 3세의 낙하산이지만, 운영팀장 박세영(박은빈 분)을 잘 따르며 귀여운 후배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사실 저는 밝고 낙천적인 성격은 아니에요. 그래서 쾌활한 한재희를 표현하기 위해 현장에서 밝게 있으려고 노력했어요. 옆에서 (박)은빈 누나도 많이 도와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스토브리그는 최고 시청률 19%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드라마에는 조병규를 비롯해 남궁민, 박은빈, 오정세 등 배우가 출연했다. /SBS 스토브리그 제공
'스토브리그'는 최고 시청률 19%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드라마에는 조병규를 비롯해 남궁민, 박은빈, 오정세 등 배우가 출연했다. /SBS '스토브리그' 제공

조병규는 극 중 프런트의 운영팀 직원이었지만, 극 중 포수대신 공을 받는 설정으로 실제 훈련을 받기도 했다. '스토브리그'에서 유일하게 스포츠와 오피스를 오가는 인물이었다.

"실제로 포구 연습을 하는 선수분들이랑 많이 했어요. 제가 분명히 '선수가 아니라 프런트인데 공을 잡는 설정'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코치님의 열의로 선수들과 똑같은 고강도 훈련을 받았죠. 하하. 다행히 포구하는 역할을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조병규는 약 1년 전 JTBC 드라마 'SKY 캐슬'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당시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은 그는 이후 '아스달 연대기' 영화 우상',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자연스럽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10대 때부터 갖은 고생을 한 그가 마침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너무 연기를 하고 싶어서 보조출연부터 시작했어요. 학생1 이런 역으로 말이죠. 이후 '스토브리그' 포스터에 제 이름을 올리기까지, 제 또래 배우들에 비해 참 순탄치 않았어요. 한 작품 할 때마다 '다음 작품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있어서 쉬지 않고 일을 했죠. 그 과정에서 때론 지칠 때도 있었지만 '스토브리그'를 만나고 그 불안감이 조금은 사라졌어요."

조병규는 지난해 2월 SKY캐슬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조병규는 지난해 2월 'SKY캐슬'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조병규는 베테랑 배우도 경험하기 힘든 포상 휴가를 1년 사이에 두 번을 다녀왔다. 지난해에는 시청률 23.8%를 기록한 'SKY캐슬'로, 올해는 19%를 기록한 '스토브리그'를 통해서다.

"저는 얻어걸린 것 같아요. 하하. 사실 3연속 포상 휴가 가기 위해서 지금 열심히 대본을 보고 있습니다. 포상휴가 가려니까 신중해지는 거 있죠? 여러 작품을 보고 있는데, 제 감이 통할지 검열하고 있어요."

실제 그는 꽤 진중했다. 예능에서 보여준 장난기 넘치는 모습보다는 배우로서 열정이 더 돋보였다. 또 최근 1년간 쌓아온 인지도로, 공인으로서 꽤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인지도가 생기면서 책임감과 부담감이 동시에 오더라고요. 'SKY 캐슬' 전이야 잃을 것도 없던 시기니까 과감했는데, 이제는 저도 모르게 자기 검열을 하게 되더라고요. 작품 하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되고, 제 언행이 작품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선을 지키면서 가감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는 바람이 있어요."

조병규는 인지도가 생기면서 많은 책임감과 부담감이 생겼다며 공인으로서 언행도 조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SBS 스토브리그 제공
조병규는 "인지도가 생기면서 많은 책임감과 부담감이 생겼다"며 "공인으로서 언행도 조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SBS '스토브리그' 제공

조병규는 특히 '스토브리그'를 통해 성장했다며 작품에 고마움을 전했다. 극 중에서나 실제로나 막내였던 그는 사람으로서, 배우로서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스토브리그' 현장은 학습의 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보는 것마다 다 배울 것이더라고요. 부담감이 막중했는데 이걸 이겨나가는 방식과 어떻게 신을 만들어나가는지에 대해 여러 선배의 도움을 받았죠. 인간 조병규, 배우 조병규 모두 성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조병규는 어떤 질문도 막힘없이 대답했다. "천천히 말하면 안 되겠냐"고 말을 할 정도로, 그의 대답은 청산유수였다. 하지만 당황할 때도 있었다. 바로 자신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서였다.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잣대가 높아서 칭찬을 잘 안 하는 편이에요. 칭찬할 깜냥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다른 배우들보다 뛰어난 것도 없고요. 그런데 굳이 하나를 추려내자면, 보조출연을 하고, 다른 배우와 같은 노력을 해도 저평가되는 순간이 있거든요. 그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일어나려고 했던 점인 것 같아요. 바늘구멍에 실 하나 꽂아보려 했던 마음가짐이 저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조병규는 현재 휴식기를 가지며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조병규는 현재 휴식기를 가지며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동안 쉴 새 없이 작품활동을 이어온 조병규는 현재 오랜만에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냐고 묻자 그의 대답은 예상대로 작품이었다.

"새로운 취미 찾기가 올해 목표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연기하는 게 저에게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아직 어려서인지 휴식은 그다지 큰 도움이 안 되더라고요. 연기를 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얻고, 또 나아가는 것 같아요. 지금 잠깐의 휴식기를 건강하게 보내고, 앞으로 또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네요."

psg@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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