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기는 개그맨 출신 트로트 가수로 '미스터트롯'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MBC '사람이 좋다' 캡처 |
'미스터트롯'서 빛 본 영기 "노래로 노동, 즐거워"
[더팩트|박슬기 기자] 트로트 가수 영기가 순탄치 않았던 인생사를 고백했다.
18일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이하 '사람이 좋다')에는 영기가 출연했다. 그는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해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기는 2008년 MBC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다. 그는 "통장에 110만 원 정도 있었다. 그때 나이가 서른셋인가 그랬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후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영기는 '한잔해'라는 곡을 발표했다. 하지만 제작자와 갈등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영기는 "두 번 다시 (트로트계에)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고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희귀질환인 크론병을 진단받은 것이다.
영기는 "시원하게 설사를 했는데 다 피였다. 계속 혈변을 보다 마지막 열 번째에 화장실에서 쓰러졌다"고 말했다. 심각한 혈변으로 생명이 위급한 상황까지 갔던 영기는 소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후 매일 많은 양의 약을 복용하고, 평생을 관리하며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크론병을 앓고 있는 영기는 "약을 평생 먹어야 하지만, 안 죽은 게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MBC '사람이 좋다' 캡처 |
그는 "왜 나한테만 자꾸 이러나 싶었다. 절망감, 짜증, 우울 같은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런데 금방 사라졌다. 약을 평생 먹어야 하지만, 안 죽은 게 다행이다"라며 담담하게 털어놨다.
영기가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데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그는 "엄마도 브랜드 아파트의 거실 소파 있는 집에서 살아보셔야 한다"며 "그렇게 만들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사도 공개했다. 도박과 술에 빠진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자주 맞았다. 힘든 경제 사정으로 여관방을 전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스터트롯'은 영기의 인생을 바꿔놨다. 영기는 "지금은 문만 열고 들어가도 반가워해 준다"며 "데뷔 13년 만에 팬클럽도 생겼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조금 알려진 거다. 감사하다. 무대에서 노래 부르고 멘트해서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그런 노동으로 돈을 벌면 된다. 너무 행복한 순간"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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