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드림캐쳐, 6년 차의 쉴 틈 없는 담금질
입력: 2020.02.22 00:00 / 수정: 2020.02.22 00:00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그룹 드림캐쳐의 첫 정규앨범 Dystopia : The Tree of Language(디스토피아 : 더 트리 오브 랭귀지)가 지난 18일 발매됐다. /드림캐쳐컴퍼니 제공
그룹 드림캐쳐의 첫 정규앨범 'Dystopia : The Tree of Language'(디스토피아 : 더 트리 오브 랭귀지)가 지난 18일 발매됐다. /드림캐쳐컴퍼니 제공

"멤버들과 꼭 해돋이를 보러가고 싶어요"

[더팩트 | 문병곤 기자] 드림캐쳐는 참 열심히 하는 그룹이다. 지난 2017년 1월 데뷔 이래로 벌써 9장의 앨범을 냈다. 일본 앨범까지 친다면 총 12장. 3, 4개월마다 활동을 한 꼴이다. 이번 컴백도 5개월 만이다.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멤버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저희 모두 일에 미쳐있어요! 멤버들 열정이 어마어마해요."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갤러리에서 그룹 드림캐쳐의 첫 정규앨범 'Dystopia : The Tree of Language'(디스토피아 : 더 트리 오브 랭귀지)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앞서 본 '스크림'의 강렬한 뮤직비디오 탓이었을까. 인터뷰는 긴장된 분위기로 시작됐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멤버들은 하나둘 앨범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이번 앨범에서 드림캐쳐는 그동안 계속해오던 '악몽' 시리즈를 끝내고 새로운 세계관의 문을 열었다. 멤버 유현은 3년을 함께 해온 '악몽'을 떠나보내는 것에 불안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새로운 걸 시작한다는 게 불안했어요. 그래도 이렇게 웅장하게 시작해서 너무 기뻐요.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드림캐쳐의 새로운 시리즈의 주제는 Dystopia(디스토피아)다. /드림캐쳐컴퍼니 제공
드림캐쳐의 새로운 시리즈의 주제는 'Dystopia'(디스토피아)다. /드림캐쳐컴퍼니 제공

드림캐쳐가 새롭게 시작한 시리즈의 주제는 'Dystopia'(디스토피아)다. '反(반) 이상향'이란 다소 심오한 주제다. 시리즈의 첫 앨범의 제목과 같은 'The Tree of Language', 즉 '말의 나무'는 드림캐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 소재다.

드림캐쳐는 자신들의 새로운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앨범에 주요 소재로 나무가 있는데요. 이 나무는 사람들이 좋은 말을 하면 하얀색 열매를 맺고, 나쁜 말을 하면 검은색 열매를 맺어요. 그리고..." 앨범 설명을 이어가던 멤버 지유는 갑자기 할 말을 잊은 듯 머뭇거렸다.

이 빈틈을 채워준 것은 멤버들이었다. 멤버 시연은 "이번 앨범은 현대사회의 직장인분들이나 학생분들이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말로 인해 받는 오해나 상처에 대한 메시지에요"라고 말했다.

멤버 가현의 설명도 이어졌다. "이 나무에 달린 하얀색 열매를 먹으면 천진난만한 소녀가 돼요. 하지만 검은색 열매를 먹으면 노인이 되고 말죠. 사람이 어떤 말을 듣는지에 따라 좋아질 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는 점을 이렇게 표현했어요."

여기에 멤버 수아의 설명까지 더해졌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아이와 노인, 그리고 가면이란 소재는 '스크림'의 주제인 마녀사냥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아요. 가면 뒤에 숨어서 다른 사람에게 나쁜 말을 하는 것을 표현하니까요." 멤버들의 설명이 하나둘 덧붙여지면서 난해했던 드림캐쳐의 세계관이 점점 명확해졌다. 멤버들의 끈끈한 유대감까지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드림캐쳐는 이번 앨범으로 조금 더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드림캐쳐컴퍼니 제공
드림캐쳐는 이번 앨범으로 조금 더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드림캐쳐컴퍼니 제공

이번 타이틀곡 '스크림'에서 드림캐쳐는 그동안 해오던 록·메탈 장르에 일렉트로닉을 접목했다. 일렉트로닉 장르가 최근 한국에서 보편화된 만큼 대중에게 조금 더 다가가기 위함이었다. 멤버 수연은 이번 앨범을 통해 전하고 싶은 드림캐쳐의 바람을 말했다. "데뷔 때부터 시작한 '악몽' 컨셉은 현실과 조금 거리가 있는 판타지였어요. 이번 앨범에선 현대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감정들을 전하고 싶었어요. 조금 더 대중에게 가까이 가고 싶었거든요."

대중에게 조금 더 다가가고 싶다는 바람은 결과적으로 장르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드림캐쳐는 이번 앨범에 타이틀곡 외에도 'Intro'와 'Outro'를 포함 총 14개 트랙을 담았다. 풍부한 수록곡은 넓어진 세계관과 장르적 다양함을 함께 드러냈다. 멤버들은 이러한 스펙트럼에 자신감을 보였다. 지유는 드림캐쳐의 앨범을 '수록곡 맛집'이라고 소개했다.

멤버 다미는 "이번 앨범에 실린 '블랙 올 화이트'란 노래의 랩을 쓰면서 인썸니아(팬클럽)를 생각했어요. '다른 건 틀린 게 아니야'라는 내용이에요. 저희가 힘들 때 함께 해주셨던 팬들을 이번엔 저희가 독려해드리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멤버 가현은 "저는 '텐션'이란 곡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자책을 많이 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 이 곡을 듣고 위로를 받았어요. 팬분들에게도 들려드리고 싶어요"라고 설명했다.

드림캐쳐는 데뷔 6년 만에 첫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드림캐쳐컴퍼니 제공
드림캐쳐는 데뷔 6년 만에 첫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드림캐쳐컴퍼니 제공

전신 그룹인 밍스까지 합하면 드림캐쳐는 벌써 6년 차 그룹이다. 6년 만에 첫 정규앨범인 만큼 드림캐쳐가 이번에 들인 애정과 열정이 남다르게 보였다. 멤버들도 이번 앨범을 계기로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멤버 시연은 "지난해 8월부터 정말 쉼 없이 달려오고 있어요. 휴가를 바라지 않을 정도예요. 아직은 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수아는 "3월 11일 일본에서도 앨범을 발매해요. 안무도 배우고 뮤직비디오도 찍느라 정신이 없어요. 그럼에도 멤버들이 불평불만 없이 하고 있어요. 그런 빡빡한 스케줄을 별 탈 없이 해내는 것 보면 멤버들이 많이 건강한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쉼 없이 달려온 만큼 드림캐쳐에게 과연 쉬고 싶은 마음은 없었을까? '만약 함께 휴가를 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기자의 물음에 드림캐쳐는 일동 탄성을 질렀다. 휴가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막상 상상하니 즐거운 모양이었다. 지유는 "사실 드림캐쳐 멤버들끼리 신년부터 해돋이를 보러 가자고 약속했었는데 아직도 못 보고 있어요. 꼭 같이 해돋이는 보러 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유현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만약 저희가 잘돼서 멤버들끼리 리얼리티를 찍게 된다면 해외로 가고 싶어요. 몰디브처럼 물이 맑은 곳으로요."

그동안 힘든 시간을 헤쳐온 드림캐쳐는 멤버 간에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이들은 어떤 모습의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멤버 수아는 끝까지 함께하는 드림캐쳐를 소망했다. "많이 힘들었을 때 '그래도 이 멤버들과 함께하면 계속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어요. 저는 인생의 절반을 연예계에서 지낸 만큼 드림캐쳐가 없어지면 인생 절반 자체가 없어질 것 같아요. 드림캐쳐는 영원해야 해요."

지유는 비록 이번 앨범이 '디스토피아'라는 어두운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 희망의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저희가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은 디스토피아가 아닌 유토피아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가는 모습을 기대해 주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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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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