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주 MBC 아나운서는 '노브라 챌린지' 동참 과정과 소감으로 "'브래지어를 원하지 않을 때는 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다만 아직까지는 용기가 필요하구나'라는 너무 당연해 보이는 결론이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온전히 인식하는 것은 중요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임현주 아나운서 인스트그램 갈무리 |
"노브라로 생방송 하던 날…공감과 변화는 서서히"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임현주 MBC 아나운서가 노브라 생방송과 관련해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지만, 겉으로 티 나지 않아서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라는 소감을 밝혀 화제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15일과 16일 이틀간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노브라 챌린지' 동참 과정과 소감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생방송이 있었던 14일 "드디어 '노브라 데이'. 샤워를 하고 나와 옷을 입는데 역시나 나도 모르게 브래지어로 손이 뻗는다. '허...' 습관이란 이렇게 소름 끼치는 것이다"고 적은 바 있다.
방송은 끝났고, 그렇게 마무리한 생방송에서의 소감을 임현주 아나운서는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을 한 봉준호 감독의 소감과 비슷하게 "1겹의 속옷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1인치의 장벽 봉 감독님 오마주)"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보고 나니 이젠 뭐 어떤가 싶어졌다. 뭐든 시작이 망설여지는 법이죠. 공감과 변화는 서서히"라고 적었다.
이후 임현주 아나운서는 다시 한번 긴 글을 통해 노브라 방송 후기를 불편하게 보는 시선과 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브래지어를 안 한다고 누가 뭐라고 했니, 그냥 조용히 혼자 안 하면 되지 왜 했네 안 했네 이야기 하는지, 관종이네' 하는 댓글들을 보며"라는 글을 시작으로 "방송에서도 노브라에 대해 '좋네 아니네'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았다. 다만 브래지어를 '꼭'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실험해 보는 것이었다"는 방송 의도를 먼저 설명했다.
이어 "브래지어를 경험해 보지 않은 남성들은 그에 대한 고충을 이해하고, 여러 망설여지는 이유로 언제 어디서건 대부분 브래지어를 하고 생활하던 여성들은 온전히 해방되어 보는 것. 아무렇지 않다가 노브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어색해지는 이유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는 것. 이것이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터부시되는 주제는 아니었을까?"라고 했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노브라 데이'를 기념하는 의미로 셀프 촬영한 모습. /임현주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갈무리 |
임현주 아나운서는 또, '노브라 데이'를 통해 "브래지어를 원하지 않을 때는 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다만 아직까지는 용기가 필요하구나"라는 너무 당연해 보이는 결론이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온전히 인식하는 것은 중요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우리의 20세기'에서 애비는 여럿이 저녁을 먹는 테이블에서 생리 때문에 배가 아프다고 말해요. 생리하는 건 알겠는데 그런 말을 여기에서 꼭 해야 하느냐는 말을 듣자, 애비는 생리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다 같이 외쳐 보자고 말합니다. '그냥 생리라고 말해, 별거 아니야'"라고 적었다.
한편 임현주 아나운서는 지난 2018년 4월 12일 MBC TV 아침 뉴스인 '뉴스투데이'에서 동그란 뿔테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뉴스 진행 시 안경을 쓰지 못하게 하는 규제는 없지만, 여자 아나운서에게 암묵적으로 금기시됐던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당시 그는 "오늘 안경을 끼고 뉴스를 진행했습니다. 속눈썹을 붙이지 않으니 화장도 간단해지고 건조해서 매일 한 통씩 쓰던 눈물약도 필요가 없더라고요. 안경을 쓰고 나니 '왜 안경을 썼어?'라는 질문을 참 많이 받은 아침이었습니다"라는 글도 남겼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