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이제 지겹다"...관찰 예능 시대 저무나
입력: 2020.02.12 05:00 / 수정: 2020.02.12 05:00
MBC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SBS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대표적인 일상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MBC, SBS, KBS 제공
MBC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SBS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대표적인 일상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MBC, SBS, KBS 제공

대표 관찰 예능 SBS '미운 우리 새끼', 시청률 반 토막

[더팩트 | 문병곤 기자] 한동안 예능계를 주름잡았던 일상 관찰 예능이 하향세다.

아울러 새로 등장한 스탠드업 코미디, 스포츠 리얼리티 예능 등이 신선함과 진솔함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시 부활한 리얼 버라이어티 포맷은 친숙함을 이점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러한 양면 공세에 일상 관찰 예능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지난 1월 28일 첫 방송된 KBS2 '스탠드업'은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겪은 경험담, 고백 등을 과감하고 재치 있게 쏟아내는 본격 스탠드업 코미디 쇼다. '스탠드업'은 그동안 공중파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이들의 솔직한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특히 '스탠드업'의 첫 방송에 출연한 변호사 겸 방송인 서동주는 방송 후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회자됐다.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인물이었을 뿐 아니라 그의 진솔하지만 재치 있는 고백이 신선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는 '이혼의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아픈 사생활을 위트있게 풀어냈다. 그는 "이혼하면 가장 힘든 건, 데이트할 때 언제 그 사실을 밝히는가의 타이밍"이라며 유쾌한 면모를 보이는가 하면 "이혼에도 계급이 있다. 난 일병"이라며 재치를 뽐냈다.

서동주 외에도 20·30세대에게 인기인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의 재재의 출연도 화제를 모았다. 공중파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가 연예인과 일반인의 경계에 서 있는 연반인(연예인+일반인)의 일상 에피소드는 공감을 끌어냈다.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새 예능프로그램 진짜 농구, 핸섬타이거즈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새 예능프로그램 '진짜 농구, 핸섬타이거즈'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KBS2 '씨름의 희열', JTBC '뭉쳐야 찬다', SBS '핸섬 타이거즈' 등 스포츠 예능의 활약도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 예능의 출연진이 보여주는 각본 없는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이 중 '핸섬 타이거즈'는 리얼리티를 특히나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핸섬 타이거즈'의 서장훈은 "농구로는 웃기고 싶지 않다"고 강조한다. 프로그램에서 서장훈은 연예인 농구단 핸섬 타이거즈팀에게 강도 높은 훈련을 요구한다. '떰' 'V' '주먹' 등 실제 농구계에서 사용하는 전술도 선수들에게 주문한다.

훈련의 성과가 떨어질 시에는 질타도 마다하지 않는다. 서장훈은 경기 내내 인상을 쓰고 "웃기려고 하지 말라"고 소리친다. 인터넷상에서 '서장훈 호통 논란'마저 불거질 정도다.

그럼에도 '핸섬 타이거즈'가 보여주는 리얼함에 시청자들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화제성 조사 단체인 굿데이코퍼레이션이 집계한 1월 2주차 'TV검색반응 순위'(비드라마 부문)에서 '핸섬 타이거즈'는 2위를 차지했다.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화제에 오른 것이다.

1박2일 시즌4를 필두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 하나 둘 방송을 시작했다. / KBS 제공
'1박2일 시즌4'를 필두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 하나 둘 방송을 시작했다. / KBS 제공

과거 유행했던 리얼 버라이어티 포맷의 부활도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1월 방송된 KBS2 '1박 2일 시즌4'을 필두로 MBN '친한 예능' MBC '끼리끼리' 등이 새로 론칭했다. 이 프로그램들은 과거 리얼 버라이어티의 향수를 자아내며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다.

MBN '친한 예능'은 우리나라를 누구보다 사랑한다고 자부하는 외국인과 한국인이 하나 된 마음으로 치열하게 대결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다. 외국인 연예인들이 함께한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과거 '1박 2일'의 외국인 특집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달 26일 첫 방송을 한 '끼리끼리'도 마찬가지다. 멤버들이 각자 성향에 맞춰 팀을 나눈 후 상품을 걸고 게임을 하는 모습은 '1박 2일'의 복불복 게임을 연상시킨다.

뿐만 아니라 방위·공익 근무요원 출신 연예인들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MBN '지구방위대'도 오는 13일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의 공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일상 관찰 예능인 SBS 미운 우리 새끼가 최근 부진을 겪고 있다. /SBS 제공
일상 관찰 예능인 SBS '미운 우리 새끼'가 최근 부진을 겪고 있다. /SBS 제공

"아직 재밌는 건 재밌는데, 맨날 남이 뭐 하는 거 보면서 사족 붙이고 그런 포맷이 질린다", "남의 가족 뭐 하고 사는지 궁금하지 않은데", "관찰 예능도 다 짜고 치는 것 아니냐", "어차피 각본 있는 거 다 안다"와 같은 누리꾼의 반응은 시청자들이 일상 관찰 예능에 느끼는 피로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일상 관찰 예능의 대표격인 SBS '미운 우리 새끼'의 시청률 하락도 이를 반증한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25.5%을 기록했던 '미운 우리 새끼'의 시청률(닐슨 코리아 집계, 전국기준)은 최근 10% 안팎을 오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관찰 예능인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시청률도 지난해 2월 12.0%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에 반해 최근엔 6% 내외를 기록 중이다.

과연 새로운 포맷의 예능과 리얼 버라이어티의 부활은 일상 관찰 예능 시대를 끝맺게 할까. 아니면 천편일률에 머물고 있던 일상 관찰 예능의 절치부심을 이끌어낼까. 예능계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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