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블랙독' 서현진 해피엔딩...현실 기간제 교사들은 진행형
입력: 2020.02.06 16:09 / 수정: 2020.02.06 16:09
tvN 드라마 블랙독이 기존 학원물과 다른 내용으로 선생님들의 애환을 그렸다. /tvN 제공
tvN 드라마 '블랙독'이 기존 학원물과 다른 내용으로 선생님들의 애환을 그렸다. /tvN 제공

'블랙독', 기간제 교사 차별·낙하산 인사·차등 복지제도 문제 조명

[더팩트 | 문병곤 기자] 드라마는 끝났지만 '블랙독'이 우리 사회에 던진 숙제는 여전히 남았다.

지난 4일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이 종영했다. 드라마는 고하늘(서현진 분)이 진정한 교사가 되는 과정을 그리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블랙독'이 조명했던 기간제 교사 차별, 낙하산 인사, 차등적인 복지제도 등의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블랙독'은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문제를 다시금 상기시켰다.

'블랙독'은 기간제 교사가 된 사회 초년생 고하늘(서현진 분)이 우리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꿈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드라마 제목이기도 한 블랙독 증후군은 단지 검다는 이유로 검은 강아지를 터부시하고 기피하는 현상을 말한다. 드라마는 이 현상을 기간제라는 이유로 차별당하는 교사에 빗대어 표현했다.

블랙독에서 기간제 교사 김영하(태인호 분)는 다리에 깁스해 버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고하늘(서현진 분)을 구하다 목숨을 잃는다. /tvN 블랙독 캡처
'블랙독'에서 기간제 교사 김영하(태인호 분)는 다리에 깁스해 버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고하늘(서현진 분)을 구하다 목숨을 잃는다. /tvN '블랙독' 캡처

기간제 교사와 정교사의 차별 문제는 '블랙독'의 중심 소재인 만큼 드라마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다. '블랙독'은 기간제 교사가 정말 차별받아야 할 존재인지 질문을 던졌다.

'블랙독'은 주인공 고하늘의 학창 시절부터 시작한다. 수학여행 버스가 터널에서 전복되고, 기간제 교사 김영하(태인호 분)는 다리에 깁스해 버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하늘을 구하다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학교 측은 유가족에게 산재보험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한다. 그가 기간제 교사였기 때문이다.

이 에피소드는 현실 속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담임이던 고 김초원 교사는 학생 구조에 힘쓰다가 희생됐지만 기간제란 이유로 사망보험금 지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11년 후 고하늘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한 사립고등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부임한다. 고하늘은 선생님이 됐다는 사실에 기뻐했지만 고하늘의 기대와 달리 학교는 차별이 만연한 곳이었다.

고하늘은 자신이 기간제라는 이유로 교과 파트너 교사가 행하는 갑질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함께 만들어야 할 수업용 자료를 모두 혼자 만들어야 했고 완성된다고 하더라도 그 공은 모두 정교사에게 돌아갔다. 진도도 자신이 직접 짤 수 없었다. 교과 파트너라는 이름은 허울에 불과했다.

고하늘(서현진 분)이 쓰고 있던 낙하산 누명은 드라마 후반부가 돼서 벗겨지게 된다. 진짜 낙하산의 정체는 다른 기간제 교사 안상은(사진)이 연기한 장희수였다. /tvN 블랙독 캡처
고하늘(서현진 분)이 쓰고 있던 낙하산 누명은 드라마 후반부가 돼서 벗겨지게 된다. 진짜 낙하산의 정체는 다른 기간제 교사 안상은(사진)이 연기한 장희수였다. /tvN '블랙독' 캡처

우리 사회에서 만연한 낙하산 문제도 언급됐다. '블랙독'은 특히 사립학교의 낙하산 문제를 조명하면서 실력이 아닌 소위 '빽'만 있으면 해결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고하늘이 부임하고 나서 학교에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고하늘이 삼촌인 학교 교무부장의 입김으로 기간제 교사 임용에 합격했다는 소문이었다. 기간제 교사 온라인 카페에는 고하늘을 낙하산으로 지목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당시 고하늘은 자신이 교무부장의 조카라는 사실을 알지도 못했으며 이는 모두 누명이었다. 그럼에도 고하늘은 기간제 교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했다.

진짜 낙하산의 정체는 드라마의 후반부가 돼서야 밝혀졌다. 그는 앞장서서 고하늘을 괴롭혔던 또 다른 기간제 교사 장희수(안상은 분)였다. 카페에 올라왔던 글도 그가 쓴 것이었다. 그는 삼촌인 행정실장의 도움으로 기간제 교사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동료들의 추궁에 시치미 떼는 것은 물론, 행정실장의 도움으로 앞으로 진행될 정교사 시험 정보까지 미리 확보하는 부정행위도 저질렀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낙하산 인사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 에피소드였다.

블랙독의 고하늘은 결국 임용고시에 합격하며 정교사가 됐다. 하지만 현실의 문제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tvN 블랙독 캡처
'블랙독'의 고하늘은 결국 임용고시에 합격하며 정교사가 됐다. 하지만 현실의 문제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tvN '블랙독' 캡처

'블랙독'은 마지막까지도 동반 휴직제도를 언급하며 교사가 처한 현실적 상황을 언급했다. 지난달부터 서울시교육청 소속의 정교사에게만 해당했던 동반 휴직제도가 전국으로 확대 적용된 것을 염두한 내용이었다.

지난 4일 방송분에서 박성순(라미란 분)은 필리핀 파견 근무를 가겠다는 남편의 말에 결국 공무원 동반 휴직을 하고 학교를 떠날 결심을 했다. 동반 휴직은 배우자가 국외 근무를 하게 되거나 유학 휴직에 해당하게 된 때 사용할 수 있는 제도다.

이러한 내용이 방송되자 동반 휴직제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동반 휴직이 지난달부터 가능해졌는데, 벌써 드라마에 나온다니 정보 알아간다"(vpdtn****), "이것도 기간제 교사들은 해당 안 되겠지. 기간제 분들 힘내세요"(sowoq****) 등의 반응을 보였다.

드라마 속 고하늘은 결국 임용고시에 합격하며 정교사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에는 수많은 기간제 교사가 있다. '블랙독'은 종영했지만 그들이 헤쳐가야할 문제는 남았다.

soral215@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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