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지푸라기라도' 전도연 당황시킨 윤여정의 '돌직구'
입력: 2020.02.03 18:22 / 수정: 2020.02.03 18:22
배우 전도연(오른쪽)과 윤여정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시사회에서 손을 잡고 들어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새롬 기자
배우 전도연(오른쪽)과 윤여정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시사회에서 손을 잡고 들어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새롬 기자

"전도연이 섭외 요청했는데, 큰 역할 아니더라"

[더팩트|박슬기 기자] "치매에 안 걸려봐서 치매 연기가 힘들었는데, (전)도연이의 지도편달아래 잘했습니다. 하하."

배우 윤여정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전도연과 김용훈 감독과 호흡에 대해 솔직한 소감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시사회는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에도 불구하고, 많은 취재진이 몰려 영화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전도연은 윤여정의 손을 잡고 기자간담회장으로 들어섰다. 시작부터 다정한 선·후배 모습을 보여준 두 사람은 남다른 관계임을 보여줬다. 윤여정은 "나이가 많아서 어떤 사람이 저를 필요로 한다면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때 (전)도연이가 노리고 저에게 출연을 요청했다"고 출연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굉장히 큰 역할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덧붙여 동료 배우들을 폭소케 했다.

윤여정은 극 중 과거의 기억에 갇혀 버린 노모 순자 역을 맡아 짧지만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그는 "극 중 치매 걸린 노인 역인데 감독님도, 나도 안 걸려봐서 도연이한테 물어봤다. 그러니까 '매일 느닷없는 소리 잘하잖아. 그렇게 해'라고 해서 지도 편달 아래 연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전도연은 당황스러운 듯 민망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윤여정은 김용훈 감독과 호흡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신인 감독과 작업은 무섭다"라며 "그래서 김 감독을 만났을 때 이야기 했다. '나는 신인 감독을 너무 싫어한다. 고생시키는 걸 알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배성우는 김용훈 감독과 작업에 대해 "신인 감독이지만 영화 일을 오래 한 거로 알고 있어서 크게 고민은 없었다. 작품만 보고 갔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여정은 "나만 이상한 사람 됐다"라고 말해 또 한 번 웃음을 줬다.

배우 윤여정(왼쪽)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시사회에서 대답하던 도중 고개를 숙였고, 정우성이 위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새롬 기자
배우 윤여정(왼쪽)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시사회에서 대답하던 도중 고개를 숙였고, 정우성이 위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새롬 기자

그는 이어 "난 늙어서 기운이 없다. 그런데 신인 감독들은 원하는 게 확실하고 고집이 세기 때문에 그게 무서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내 수습이 안 되는 듯 윤여정은 "우리 사이좋게 잘 지냈다. 오히려 착한 감독이라 걱정했다. 큰일 났다. 죄송하다"라며 테이블에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전도연은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저도 신인 감독 싫어한다. 이제 작업 그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말에 윤여정은 "도연이 네가 나쁜X이지"라며 "내가 '어때 그 사람?'이라고 물으니까 너무 안정적으로 신인답지 않게 잘 찍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라고 말해 전도연을 또 한 번 웃음을 더했다.

이 가운데 전도연은 '극 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극 중 윤여정 선생님이 아들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좋았다. 아들에게 보이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여자가 과연 치매 걸린 엄마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누가 누구 이야기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관계였다고 생각해 좋았다"고 말했다.

배우 전도연(왼쪽에서 두 번째)과 정우성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시사회에서 윤여정의 솔직한 대답에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새롬 기자
배우 전도연(왼쪽에서 두 번째)과 정우성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시사회에서 윤여정의 솔직한 대답에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새롬 기자

그러자 윤여정은 "네가 한 것 중에 제일 잘한 거 말이야. 한국말 못 알아듣니?"라고 지적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그는 "나는 전도연이 등장할 때부터 나른하게 나오는 거 보고 '여우 같다'고 생각했다"며 "(연기는) 그렇게 하는 거다"라고 '돌직구'(?) 칭찬을 했다.

이어 그는 전도연이 앞서 언급한 장면의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내가 47년생인데, 감독님이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잘 받아줘서 그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 고마웠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어떤 감독님은 자기 엄마는 '안 그랬다'고 우긴다"며 "영화는 컬래버레이션이다. 장면 하나를 가지고 여러 사람의 작업이 필요하다. 나이가 많아서 그런 걸 아는 나이가 됐다. 철들자 망령이라더니"라고 말해 후배 배우들을 당황케 했다.

배우 윤여정(왼쪽)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새롬 기자
배우 윤여정(왼쪽)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새롬 기자

윤여정은 또 자신의 연기철학도 언급했다. 그는 "저는 전도연이나 정우성처럼 많은 작품을 선택할 수 없다. 그래서 65살부터 사치스럽게 살기로 했다"고 입을 뗐다. 이어 "난 나 좋아하는 사람하고 일하리라 생각했다"며 "돈이나 명예는 계획해봤자 안 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배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신현빈, 정가람 등이 출연했다.

이 작품은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타이거 경쟁 부문 초청에 이어 제34회 스위스 프리부르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오는 12일 개봉하며 상영시간은 108분, 관람 등급은 청소년 관람 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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