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설기획-송가인 vs 유산슬①] 트로트 신드롬의 두 주역...누가 더 매력있나?
입력: 2020.01.27 05:00 / 수정: 2020.01.27 05:00
트로트 대중화에 일조한 유산슬(왼쪽)과 정통 트로트 부활의 장본인 송가인. /MBC,, 포켓돌 스튜디오 제공
트로트 대중화에 일조한 유산슬(왼쪽)과 정통 트로트 부활의 장본인 송가인. /MBC,, 포켓돌 스튜디오 제공

지난해 시작된 트로트 열풍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인가요'라고 불리며 관심을 받지 못했던 트로트가 이제 대세로 떠오른 겁니다. 이 열풍의 중심에는 두 명의 트로트 스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TV조선 '미스트롯'의 송가인과 MBC '놀면 뭐 하니'의 유산슬입니다. 두 사람은 어떻게 트로트의 매력을 전 국민에게 알렸을까요? 설날을 맞아 <더팩트>가 두 트로트 스타의 매력을 조명해봤습니다. <편집자 주>

트로트 인기의 중점에 선 유산슬·송가인

[더팩트 | 문병곤 기자] 바야흐로 트로트의 시대다. 방송사들은 앞다투어 관련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고 다양한 트로트 가수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러한 트로트 열풍은 송가인과 유산슬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가인은 특유의 맛깔나는 창법으로 사양길로 접어들던 정통 트로트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야말로 정통 트로트를 부활시킨 최고의 공헌자다.

반면 유산슬은 트로트의 매력을 전 세대에 널리 알리고 있다. '본캐'(본래 캐릭터) 유재석의 친숙한 이미지, 캐릭터 가수라는 신선함, 부르기 쉬운 노래 등은 시너지를 일으키며 트로트 열풍에 일조했다.

송가인은 자신의 장기인 판소리식 창법으로 정통 트로트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더팩트 DB
송가인은 자신의 장기인 판소리식 창법으로 정통 트로트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더팩트 DB

▲송가인, 정통 트로트의 구세주

송가인과 정통 트로트는 떼놓고 말할 수 없다. 비록 판소리로 음악을 시작했지만 송가인은 정통 트로트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의지를 줄곧 밝혀왔다. 그가 말하는 정통 트로트란 대한민국 가요사에서 절대 빼놓고 말할 수 없는 장르다. 해방, 전쟁, 분단 등 역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며 국민과 함께 울고 웃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다양한 장르가 국내에 유입됐고 전 국민의 장르였던 트로트는 가요계 한쪽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이후 트로트는 비교적 가벼운 느낌의 세미 트로트 장르로 명맥을 이어갔다.

송가인이 출연했던 '미스트롯'도 이러한 상황이 반영됐다. 방영 초반 당시 많은 지원자는 세미 트로트 곡을 선곡하며 대중성을 선택했다. 큰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던 만큼 대중 취향의 선곡은 어쩌면 당연했다.

송가인은 TV조선 미스트롯의 첫 무대에서 노래 한 많은 대동강을 불러 많은 인기를 얻었다./남용희 기자
송가인은 TV조선 '미스트롯'의 첫 무대에서 노래 '한 많은 대동강'을 불러 많은 인기를 얻었다./남용희 기자

그럼에도 송가인의 선택은 정통 트로트였다. 그는 첫 무대에서 손인호의 1958년 곡 '한 많은 대동강'을 선곡했다. 분단의 아픔을 다룬 이 곡으로 송가인은 자신의 장기인 판소리 발성과 감정 연기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후 그는 고봉산 원곡의 '용두산 엘레지', 김연자 원곡의 '영동 부르스' 등을 부르며 정통 트로트 곡의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알렸다.

특히 그가 결승전에서 부른 '단장의 미아리 고개'는 애절한 독백과 풍부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 장윤정은 "송가인을 응원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정통 트로트를 부르는 가수에 대한 목마름이 있기 때문이다. 가요사를 놓고 얘기하면 송가인은 그 역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극찬했다.

지난해 11월 4일 발매된 송가인의 정규 1집 '가인'(佳人)은 정통 트로트의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그의 의지가 드러난 앨범이었다. 타이틀곡 '엄마 아리랑'은 국악과 접목한 곡으로 송가인의 강점인 판소리 발성과 감정 연기가 극대화된 곡이다. 더블 타이틀곡 '이별의 영동선’도 전통 트로트의 리듬을 녹여낸 곡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팬클럽 '어게인'의 전폭적인 지지도 이어지고 있다. 중년이 중심이 된 팬덤 덕분에 이제 송가인은 시청률 보증수표가 됐고 콘서트 매진의 아이콘이 됐다. 그가 출연하는 방송과 무대마다 폭발적인 반응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송가인의 정통 트로트에 대한 집념. 그리고 팬들의 사랑이 있는 한 송가인 신드롬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유산슬은 트로트를 전국민이 즐길 수 있는 장르로 만들었다./더팩트DB
유산슬은 트로트를 전국민이 즐길 수 있는 장르로 만들었다./더팩트DB

▲유산슬, 전 세대를 사로잡은 트로트 영재

유산슬이란 캐릭터의 무기는 재미와 친숙함이다. 유산슬은 트로트라는 장르의 문턱을 한 단계 낮춰준 캐릭터다. 유산슬이 '본캐' 유재석의 친근함으로 덕을 봤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여기에 유산슬이 본인의 의지가 아닌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춰 움직인다는 점을 덧붙여야 한다.

유산슬은 제작진의 요청에 따라 한 번도 체험해 보지 못한 낯선 트로트 세계에 발을 들였다. 그 과정에서 '박토벤' 박현우, '정차르트' 정경천을 비롯해 알려지지 않은 업계 인물들이 발굴됐다. 또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뮤직비디오 제작 과정 등이 소개되면서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또 '놀면 뭐 하니' 제작진은 유산슬의 캐릭터를 위해서라면 타 방송 출연도 서슴지 않았다. 제작진의 '요청'에 따라 유산슬은 KBS '아침마당',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트로트 가수 유산슬은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정동원 군을 만나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SBS 제공
트로트 가수 유산슬은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정동원 군을 만나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SBS 제공

유산슬의 곡은 부르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당초 유산슬이 뛰어난 가창력으로 승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로트만 들으면 몸이 먼저 반응하는 '흥'이 있었을 뿐이다. 덕분에 유산슬의 노래는 부르기 쉬운 곡들로 만들어졌다.

합정역 5번 출구' 제작 당시 편곡자 정경천은 "(유산슬은) 나훈아가 아니니까 너무 많은 걸 요구하면 안 된다. 유산슬이 소화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요구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 선상에서 '사랑의 재개발'은 특정 포인트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도입부의 가사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는 '사랑의 재개발'의 핵심이 담긴 부분이다. 김이나 작사가의 귀에 박히는 가사, 가수 홍진영의 도움으로 완성된 포인트 창법, 그리고 가사에 맞는 포인트 안무는 곡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켰다.

부르기 쉽고 재밌다는 점은 유산슬의 노래를 전 세대가 흥얼거릴 수 있게 했다. 한동안 SNS에는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는 아이들의 영상이 끊이지 않았다. 젊은 세대는 유산슬의 B급 감성에 반응했다. 원래 트로트의 소비층이었던 중년들의 호응은 말할 것도 없다.

아쉽게도 유산슬은 지난해 말 있었던 굿바이 콘서트를 끝으로 1집 활동을 마무리했다. 다만 많은 이들이 그의 후속 활동을 기대하고 있고 제작진도 "2집으로 다시 찾아뵙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의 활동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soral215@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