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설기획-스토브리그③] SK와이번스 전략분석가가 밝힌 드림즈의 우승 확률
입력: 2020.01.26 00:00 / 수정: 2020.01.26 09:39
박윤성 SK와이번스 전략분석가는 현재 인기리에 방송 중인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자문을 맡고 있다. 스토브리그 자문은 총 18명으로, 그 중 데이터를 중심으로 자문을 하고 있다. /인천=이선화 기자
박윤성 SK와이번스 전략분석가는 현재 인기리에 방송 중인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자문을 맡고 있다. '스토브리그' 자문은 총 18명으로, 그 중 데이터를 중심으로 자문을 하고 있다. /인천=이선화 기자

"비현실적인 부분, 현실으로 잘 풀어내"

[더팩트|인천=박슬기 기자] "현실적으로 봤을 때, 드림즈의 전력으로 우승은 어렵지 않을까요?"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 연출 정동윤)를 자문하는 박윤성 SK와이번스 전략분석가 매니저의 말이다. 그는 "드림즈가 우승을 하면 오히려 재미가 없을 것 같다"라며 "열린 결말로 시즌2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2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SK행복드림구장에서 박윤성 전력분석가를 만났다. 그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데이트를 중점적으로 자문하는 전문가로, 5년 전부터 SK와이번스에서 일해오고 있다. 인터뷰 장소였던 SK행복드림구장은 '스토브리그'에 등장하는 야구단 드림즈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다.

"야구팬들이 데이터 부분도 날카롭게 잘 집어내기 때문에 숫자가 현실과 맞는지 중점적으로 봅니다. 사실 드라마 현장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까 완벽하진 않겠지만, 최대한 현실에 있을 법한 숫자들이 나오게끔 노력하는 편이죠. 그걸 맞춰가는 과정이 중요하고요."

박윤성 분석가는 스토브리그를 통해 야구 운영과 관련한 업무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이선화 기자
박윤성 분석가는 "'스토브리그'를 통해 야구 운영과 관련한 업무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이선화 기자

그가 대표적으로 참여한 에피소드는 드림즈의 4번 타자 임동규(조한선 분)와 강두기(하도권 분)의 트레이드다. 박윤성 분석가는 "실제로 4번 타자를 바꾸는 일은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긴 하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결승타랑 팀의 능력이 크게 연결되진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드라마가 현실과 똑같으면 재미가 없겠죠. 저는 에피소드의 흐름 보다는백승수(남궁민 분) 단장이 프레젠테이션할 때 보여주는 데이터를 자문했는데 임동규가 트레이드 돼야하는 이유인 결승타에 대해서 제작진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박윤성 분석가는 실제 4번 타자 트레이드를 하는 일은 힘들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이선화 기자
박윤성 분석가는 "실제 4번 타자 트레이드를 하는 일은 '힘들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이선화 기자

그렇다면 박윤성 분석가가 생각한 '스토브리그' 속 가장 비현실적인 에피소드는 무엇일까? 그는 단번에 "로버트 길 사연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극 중 길창주는 국내에서 주목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아내의 수술 때문에 미국 귀화를 결정했고, 입대 문제를 놓고 고민하던 시기와 겹쳐 병역기피로 비난을 받았다. 시간이 지나고 길창주는 백승수 단장의 결단으로 로버트길이란 이름으로 용병이 됐다.

"많은 욕을 먹어가면서 그렇게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과거 백차승 선수가 WBC 나갔다가 미국 국적을 취득했는데, 그분이 한국으로 온다고 생각했을 때 파장이 엄청날 것 같거든요. 하지만 저는 좋은 관점에서 문제를 잘 짚어냈다고 생각해요. 비현실적인 부분을 현실적으로 잘 풀어내셔서 드라마가 더 재밌는 것 같아요. 이신화 작가님이 취재를 열심히 한 것 같아요."

'스토브리그'는 선수와 감독이 아닌 야구단을 운영하는 프런트를 배경으로 했다. 단장, 운영팀장, 홍보팀, 전력분석가 등 다양한 실무진들의 이야기가 등장해 이 직업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윤성 분석가는 "전력분석가라는 직업이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데 주변에서 신기해하며 연락이 많이 온다"라고 말했다.

스토브리그는 현재 최고 시청률 17%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이선화 기자
'스토브리그'는 현재 최고 시청률 17%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이선화 기자

"미국에서는 전력분석가, 데이터 분석 등의 직군이 생긴 지 20년 정도 됐는데, 한국은 길어야 5년 정도죠. 미국에서는 워낙 매력 있는 직종으로 꼽혀 나사(NASA)에서 로켓 발사 연구하는 사람이 함께 연구하기도 하더라고요. 주로 통계나 물리,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아요. 요즘 우리나라도 구단들이 관심을 가지고 많이 뽑으려고 해요. 주로 통계 전공자를 선호합니다."

드라마에선 드림즈 전력분석팀 팀장 유경택(김도현 분)과 백영수(윤선우 분)가 코치들과 다투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전력분석팀이 선수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에선 실제 있었던 일이긴 한데, 저희(SK 와이번스) 쪽에 계신 코치와 전략분석원들이 마음을 많이 열어주셔서 어려움은 없어요. 많이 도와주셔서 그런 것 같아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은 스토브리그 속 야구단 드림즈의 홈구장 배경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장에 남아있는 드라마 흔적들. /인천=이선화 기자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은 '스토브리그' 속 야구단 드림즈의 홈구장 배경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장에 남아있는 드라마 흔적들. /인천=이선화 기자

야구 전문가들은 '스토브리그'의 인기가 야구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인기 팀의 부진한 성적으로 관중 수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박준성 분석가 역시 공감했다.

"야구계가 전반적으로 위기감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관중 수가 감소한 것은 물론 사건 사고가 있어서 대외적으로 비난을 꽤 받았죠. 그런데 좋은 드라마가 만들어져서 야구인끼리 서로 좋은 에너지를 견인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또 다른 체육계에서도 스포츠 행정이나 마케팅을 꿈꾸는 사람이 나올 것 같아 환영하는 분위기죠."

이처럼 '스토브리그'는 야구계를 넘어서 스포츠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박윤성 분석가는 인터뷰 말미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인재들도 많이 들어올 것이란 생각이 든다. 백승수 키즈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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