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스페셜인터뷰72-홍진영] 시련의 6개월, '트로트 비타민' 재충전
입력: 2020.01.20 05:50 / 수정: 2020.01.20 08:19
엔돌핀 여신의 부활. 새 소속사 IMH엔터테인먼트(I AM HONGJINYOUNG, 나는 홍진영이다)를 설립한 홍진영이 곧 선보일 신곡을 준비하며 본격 활동을 벼르고 있다. /김세정 기자
'엔돌핀 여신'의 부활. 새 소속사 IMH엔터테인먼트(I AM HONGJINYOUNG', 나는 홍진영이다)를 설립한 홍진영이 곧 선보일 신곡을 준비하며 본격 활동을 벼르고 있다. /김세정 기자

2년 만에 스페셜인터뷰 어게인...1인 기획사, 사업가로 새출발

[더팩트|강일홍 기자] '트로트 요정' 홍진영(35)의 또다른 명칭은 '엔돌핀 여신'이다. 무대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만나는 누구한테라도 유쾌한 즐거움을 안겨주는 탓이다. 같은 노래도 그는 맛깔스럽게 부른다. "타고난 흥과 끼를 어디에 풀겠어요. 사랑받은 만큼 더 예쁜 모습으로 보답해야죠."

가요계에 젊은 트로트 바람을 부흥시킨 주인공답게 주위를 밝게 하는 에너지가 있다. 그는 스스로 '트로트 비타민 같은 쿨한 가수'로 불러달라고 한다. "트로트 여신도 좋지만 트로트 비타민이라고 불러주시면 가장 적합한 말 아닐까요." 그를 만날 때면 실제로 비타민을 섭취한 기분이 들 정도다.

지난해 그는 전 소속사와 결별하고 따로 독립하는 과정에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심한 스트레스로 6개월 이상 가수 활동을 중단했다. 그에게 "결과적으로는 전화위복이 된 셈이니 힘을 내라"고 위로했더니 "꽃길만 걸을 순 없지 않느냐"며 아무렇지 않은듯 특유의 밝고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에겐 데뷔 후 가장 강력한 회오리가 훑고 지나간 셈이다. 그 사이 두 차례 수술(복부 염증)을 받았고, 충분한 휴식을 가지면서 건강을 회복했다. 그동안 심경이 궁금해 스페셜인터뷰이로 다시 만났다. 2018년 8월 '스페셜인터뷰 1호'로 마주한 지 2년만이다. 인터뷰는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홍진영의 소속사 IMH엔터테인먼트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2년 만에 스페셜인터뷰이로 필자와 다시 만난 홍진영은 원래 어려서부터 예쁜 커피숍을 하고 싶었는데 일과 휴식을 병행할 공간이 생겨 대만족이라고 했다. 인터뷰는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홍진영의 소속사 IMH엔터테인먼트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김세정 기자
2년 만에 스페셜인터뷰이로 필자와 다시 만난 홍진영은 "원래 어려서부터 예쁜 커피숍을 하고 싶었는데 일과 휴식을 병행할 공간이 생겨 대만족"이라고 했다. 인터뷰는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홍진영의 소속사 IMH엔터테인먼트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김세정 기자

-다방면 재주꾼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새해 들어서자마자 이번엔 사업가로 변신한다는 뉴스를 알렸다. 어떤 내용인지 직접 얘기해달라.

SNS를 기반으로 하는 소셜커머스예요. 인스타그램 팔로어들과 교감하면서 힌트를 얻었는데 1년간 준비해 얼마 전 론칭했어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기존 홈쇼핑과 인터넷몰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고 보시면 되요. 제 이름을 따 '홍쇼핑'이란 인터넷몰 브랜드를 만들었고, 제 인스타 팔로어들을 상대로 생방송 직거래하는 방식이에요. 현재 제가 광고모델로 출연 중인 20여개 기업 제품을 하나씩 소개하는 건데요. '공구'(공동구매)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홍진영의 인스타그램 팔로어수는 230만 명에 이른다. 지난 8일부터 자신이 CF모델로 활동중인 제품을 팔로어들한테 순차적으로 소개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우선 20여개 제품을 선보인 뒤 팔로어들의 의견을 수렴해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첫 번째 라인업은 제이원의 코스메틱 브랜드 '홍샷'으로 이미 홈쇼핑에서도 화제가 됐던 제품이다. 파운데이션, 컨실팩트, 립틴트 등을 초특가로 할인 판매해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그는 "중간 유통마진을 최소화해 기업과 소비자 모두 만족할 실용성과 합리성을 갖췄다"고 자랑했다.

-오늘 여기 와보니 건물 전체가 '홍진영 왕국' 같은 느낌이다. 소속사 사무실(2층)도 그렇고 직접 운영하는 1층 카페도 매우 홍진영스럽다.

하하, 당연하죠. 제가 모두 다 직접 인테리어를 했거든요. 전 소속사와 갈등이 생긴 뒤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만큼 힘들었어요. 뭔가에 매달려야했어요. 새 소속사(작명)를 만들고 입주할 건물, 그리고 바로 아래층에 문 연 카페까지 제 스타일이에요. 보시다시피 전체 내부 분위기는 블랙톤으로 일체화했는데, 부분적으로 황금색 테를 둘러 우아함을 살렸어요. 제가 워낙 황금을 좋아해 색깔도 번쩍 번쩍 빛나는 게 와닿아요. 강 기자님 말씀 그대로 홍진영스러운 느낌을 최대한 살린 셈이에요. 아, 그리고 누군가 유튜브에서 술도 파는 곳이라고 했는데 절대 아니에요. 커피와 차, 간단한 다과만 있어요.

홍진영의 새 소속사 이름은 IMH엔터테인먼트다. 'I AM HONGJINYOUNG'(나는 홍진영이다). "머리 안쓰고 아주 쉽고 편하게 지었어요. 제가 단순한 걸 좋아하잖아요. 커피숍 '원두와티' 이름도 마찬가지예요. 쉽게 말하면 커피&티를 파는 곳이란 뜻이죠." 그는 지난해 하반기 서울 강남구 논현동(지하철 강남구청 2번출구)에 위치한 2층짜리 자그마한 건물에 입주했다. 2층은 소속사 사무실로 쓰고 1층은 카페를 냈다. 홍진영은 "원래 어려서부터 예쁜 커피숍을 하고 싶었는데 일과 휴식을 병행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대만족"이라고 했다.

엔돌핀 내뿜는 싱싱한 에너지. 새해 첫 인터뷰에 나선 홍진영은 6개월의 공백을 가진 뒤 더 싱싱한 에너지로 충만한듯 보였다. /김세정 기자
엔돌핀 내뿜는 싱싱한 에너지. 새해 첫 인터뷰에 나선 홍진영은 6개월의 공백을 가진 뒤 더 싱싱한 에너지로 충만한듯 보였다. /김세정 기자

-전 소속사와는 어떻게 정리가 됐나. 갈라서는 것만으로도 힘들고 괴로웠을 것같다. 오랫동안 함께 정들었던 곳 아닌가.

회자정리,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질 수밖에 없는 게 우리 인생사잖아요. 백년해로를 약속했던 부부도 피치못할 사정으로 갈라서고 애정이 깊을수록 헤어질 땐 더 서운하고 밉게 느껴지는 법이죠. 갈등이 심화되고 각자의 입장 차이로 벽에 부딪칠 땐 솔직히 많이 힘들고 괴롭고 고통스러웠어요. 강 기자님도 잘 아시는 것처럼 한때는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곳이잖아요. 아무튼 상대방의 입장을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선에서 잘 정리됐어요. 비교적 잘 견뎌낸 것같아요. 한 마디로 시원섭섭해요. 완전히 다시 태어난 느낌이에요.

홍진영은 지난해 7월 이전 소속사인 뮤직K와 분쟁을 겪었다. 뮤직K는 홍진영의 솔로 데뷔 때부터 함께 호흡을 맞춘 회사다. 홍진영이 트로트계 대세를 주도하면서 각종 화장품과 다이어트 제품 광고 모델로 발탁되는 등 승승장구했고, 뮤직K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홍진영은 의리와 신뢰를 바탕으로 계약 연장까지 했지만, 소속사와 서로의 입장 차이로 생긴 갈등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어떤 갈등도 다시 손잡고 화해하면 앙금은 눈녹듯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이유로든 가수가 활동을 중단하고 무대에 서지 않으면, 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결과를 낳는다. 복귀 시점이 궁금하다.

방송 예능프로그램엔 출연했으니 완전 중단은 아니었어요. 가수로 활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가요프로그램이나 각종 행사 무대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인데 경제적 손해는 감수할 수밖에 없었죠.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으며 어느 순간 제 언행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경제적 손실이나 이미지 손상보다는 마음을 먼저 다스려야 했죠. 대중적으로 주목을 받는 가수로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됐어요. 설 연휴 기간 특집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서서히 적응을 하려고요.

홍진영은 지난해 뮤직K와 갈등을 겪으면서 6개월간 일체의 무대 출연을 포기했다. SBS 예능 '미운우리새끼' 등의 일부 예능 프로그램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홍진영은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 일보다는 휴식을 갖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면서 "데뷔 후 그동안 앞만 보고 내달린 자신을 돌아볼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홍진영은 현재 준비 중인 싱글앨범 발표 시기를 가수활동 재개 시점으로 보고 있다.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질 수밖에 없는게 우리 인생사. 홍진영은 지난해 전 소속사 뮤직K와 분쟁을 겪은 뒤 결별하고 1인 기획사로 독립했다. 그는 서로 불만없이 잘 마무리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세정 기자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질 수밖에 없는게 우리 인생사." 홍진영은 지난해 전 소속사 뮤직K와 분쟁을 겪은 뒤 결별하고 1인 기획사로 독립했다. 그는 "서로 불만없이 잘 마무리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세정 기자

-새로운 곡을 준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동안 보여준 빠른 EDM곡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다. 언제쯤 발표하나.

이번 설연휴 지나면 본격적으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 늦어도 3월 이전에 음원을 발표할 계획이에요. 물론 빠르고 신나는 '홍진영 스타일'의 트로트죠. 라틴 댄스 분위기를 가미해 기존 곡들과 차별화를 시도한 부분도 있어요. '사랑의 밧데리'(편곡) '잘가라' 등이 EDM을 장착해 분위기를 띄우고, 레트로 랩을 가미한 '오늘밤에' 등으로 변화를 줬다면, 이번 신곡은 그동안의 여러 장르를 혼합해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늘 그렇듯이 신곡을 준비 중일 때가 가장 설레는 것같아요.

홍진영이 곧 새로 선보일 신곡은 작곡가 조영수의 곡이다. 96년 MBC 대학가요제 출신인 조영수는 작곡가로 전향한 뒤 더 유명해진 가수 겸 작곡가다. 아이비, SG워너비, 신화, 장나라, 씨야, 다비치, 티아라, 허각 등 수많은 인기가수 곡을 작곡했고, '내사랑'을 비롯해 '사랑의 밧데리' '산다는 건' 등 홍진영의 대부분 히트곡을 썼다. 홍진영은 올해 조영수와 손잡고 최근 일고 있는 트로트 대세 트렌드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마지막으로 언니 선영씨도 그렇고, 결혼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트로트 정상에 우뚝 선 뒤 가족들에 대한 관심도 쏟아지고 있다.

결혼이요? 아직은 부담스러운 단어예요. 연애할 나이도 지났고 쫓기듯 결혼하고 싶진 않아요. 지금 당장은 생각 자체가 없고, 어느날 갑자기 '그놈'이 '짠' 하고 나타나면 하게 될 것 같아요, 하하. 가족들이 연예계엔 저 혼자 진출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살았는데 요즘 분위기만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언니랑 엄마가 더 신난 것 같거든요. 얼굴이 자주 노출돼 대중이 알아보게 되면 반연예인이 되는 거잖아요. 원래 이쪽엔 전혀 관심이 없던 분들이었는데 말예요. 누구나 처음엔 우연히 시작하지만, 대중의 반응에 따라 앞날은 알 수가 없죠.

대중스타는 일거수 일투족이 다 관심사다. 홍진영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의 얘기 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인맥은 물론 가족들의 얘기도 궁금한 일상 중 하나다. 홍진영이 '미우새'에 출연하면서 언니 홍선영씨는 물론 어머니 최말순 여사도 방송을 통해 덩달아 셀럽이 됐다. 홍진영은 "아버지는 대학교수직 은퇴 후 광주와 화순(능주)을 오가며 반자연인 생활을 즐기고 있고, 엄마는 방송 출연을 몇 번 하시더니 은근히 즐기신다"며 "자신감이 붙어 카메라를 의식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웃었다.

홍진영은 올해 조영수와 손잡고 최근 일고 있는 트로트 대세 트렌드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사진은 지난해 가진 정규앨범 Lots of Love(랏츠 오브 러브) 쇼케이스 당시 홍진영의 무대. /더팩트 DB
홍진영은 올해 조영수와 손잡고 최근 일고 있는 트로트 대세 트렌드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사진은 지난해 가진 정규앨범 'Lots of Love'(랏츠 오브 러브) 쇼케이스 당시 홍진영의 무대. /더팩트 DB

홍진영은 여러 톱 클래스 대중 스타 중에 '멀티'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엔터테이너다. 뛰어난 가창력에 출중한 작곡 능력까지 가수로는 물론 예능에서도 넘치는 끼를 발산하며 다양한 시청층을 흡인한다. 여자 광고모델 브랜드 평판을 휩쓴 주역답게 20여개의 CF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는 또 매사 쉽고 단순한듯, 하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주변을 놀라게 하는 스타일이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애드리브 순발력은 자유분방한 평소 성격과도 무관치 않다. 1인기획사를 만들고 새 출발한 첫 번째 이유에 대해 그는 "쫓기듯 일하지 않고 창의적인 본래 내 모습을 찾기 위한 선택의 일환이었다"고 말했다.

홍진영과 인터뷰는 늘 유쾌하고 즐겁다. 그는 사춘기 소녀같은 밝고 명랑함, 애교넘치는 표정만으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마력이 있다. 새해 첫 인터뷰에 나선 홍진영은 6개월의 공백을 가진 뒤 더 싱싱한 에너지로 충만한듯 보였다. 2020년 가요계는 마침 트로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전보다 더 강력해진 홍진영의 엔돌핀이 어떻게 가요판을 흔들어 놓을지 궁금하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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