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방송을 시작한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이동욱이 호스트이며 장도연이 쇼MC로 나선 프로그램이다. /SBS 제공 |
시청률 고전, 4% 넘기 힘드나
[더팩트|박슬기 기자] "경쟁력 있는 일대일 영미식 전통 토크쇼를 기획했습니다. 게스트는 연예계뿐만 아니라 정계, 재계, 스포츠 등 외연이 넓고 각 분야에서 업적을 이루신 분들을 초대할 계획입니다."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이하 '토크가 하고 싶어서')의 소형석 PD가 지난해 12월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존 다대다 형식의 토크쇼와 차별점을 두고 게스트에 집중하겠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다. 배우 이동욱은 이번 프로그램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토크쇼 호스트를 맡았다.
야심 찬 포부만큼이나 프로그램은 화려했다. 세트 제작부터 방청객, 라이브 밴드 세션까지 갖췄다. 또 실내 토크와 야외 토크, 상황극 등 다양한 상황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기존 토크쇼보다 다양한 그림을 보여줬다. 여기에 배우 공유가 첫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소문난 잔칫상에 먹을 것 없다고 했던가. 첫 방송 시청률 1부 4%, 2부 4.8%를 기록하며 무난한 출발을 했지만 이내 시청률은 하락했다. 2회 1부는 2.9%, 2부는 3.5%로 떨어졌다. 이후 이세돌 9단이 나온 3회는 1부 3.2%, 2부 3.9%로 소폭 상승하나 했더니 4회, 5회에서도 별다른 상승곡선을 그리지 못하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시청자들은 "유명한 외국쇼 오마주해서 만든 어설픈 쇼 정말 허접하다"(drag****) "기대했는데 내용은 없는"(memo****) "좀 병맛 프로그램... 이게 공영에서 한다는 게 좀 의문"(stdh****) "어색하고 민망해서 못 보겠더라"(ryud****) "아니 갑분정치인.. 예능 토크쇼 아니었나?"(sjh9****) "뜬금없이 박지원이 왜 나오냐"(eoeo****)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동욱은 데뷔 후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토크쇼 MC를 맡았다.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캡처 |
'토크가 하고 싶어서'는 소형석 PD가 과거 연출한 SBS 모비딕 '양세형의 숏터뷰'에서 확장된 버전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이 시대의 가장 핫한 인물을 만나 인터뷰를 한다'는 기획 의도가 동일하다. 하지만 2016년 당시 인기를 모았던 '숏터뷰'와 달리 '토크가 하고 싶어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숏터뷰'가 관심을 받았던 건 마치 꽁트를 보는 듯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질문과 민망한 답변 등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축구선수 박지성, 박원순, 심상정, 표창민 등 유명 정치인과 요리사 고든램지, 배우 마동석 김의성 등 유명인들의 솔직담백한 모습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하지만 '토크가 하고 싶어서'는 오히려 과거로 후퇴한 느낌이다. 짜여진 질문과 답변, 이동욱의 어설픈 진행 실력은 리모컨을 돌리게 만든다. 그런 탓에 구멍을 메우기 위해 나선 '쇼MC' 장도연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일부 시청자는 "장도연이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오히려 이동욱과 2MC 체제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여기에 스튜디오와 야외, 상황극 토크 등을 오가는 교차편집 구성은 프로그램을 산만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색깔도 모호하다. 총 12부인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는 지금까지 5명의 게스트가 출연했다. 배우 공유, 이세돌9단, 개그맨 이수근, 박지원 의원, 배우 김서형이다. 당초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초대하겠다고 했지만, 연예인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야심 차게 시작한 '토크가 하고 싶어서'지만, 점점 존재감이 없어지는 모양새다. 첫 회 게스트 공유를 제외하고, 그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정통 토크쇼로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프로그램은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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