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지상파 연기대상, 시상식 권위는 어디에?
입력: 2020.01.03 05:00 / 수정: 2020.01.03 16:55
배우 공효진, 김남길, 김동욱(위부터)이 각각 KBS, SBS,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2019 KBS 연기대상, 2019 SBS 연기대상, 2019 MBC 연기대상 캡처
배우 공효진, 김남길, 김동욱(위부터)이 각각 KBS, SBS,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2019 KBS 연기대상', '2019 SBS 연기대상', '2019 MBC 연기대상' 캡처

쪼개기·공동수상 남발한 지상파 3사 시상식

[더팩트|문수연 기자] 지상파 3사 '연기대상'의 대상 주인공에게는 축하가 쏟아졌지만 일명 '나눠 먹기'식 수상이 올해도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을 받고 있다.

2019년을 마무리하며 진행된 지상파 3사 연기대상의 주인공은 KBS 공효진, SBS 김남길, MBC 김동욱이었다. 시청률과 시청자 호평을 모두 얻었기에 큰 이견은 없었으나 다른 부문에서는 올해도 여전한 '그들만의 잔치'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먼저 '2019 KBS 연기대상' 대상은 '동백꽃 필 무렵'(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자체 최고 시청률 23.8%)에서 로맨스와 모성애 연기를 소화한 공효진이 수상했다. SBS는 금토극 안착에 큰 공헌을 한 '열혈사제'(22%)의 김남길이 대상을 받았고 MBC는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8.7%)에서 캐릭터의 희로애락을 그려내며 빈틈없는 연기를 펼친 김동욱이 대상의 주인공이었다. 3사 모두 대상 수상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지상파 3사 연기대상의 쪼개기 수상에 비판하는 시청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BS, KBS, MBC 제공
지상파 3사 연기대상의 '쪼개기 수상'에 비판하는 시청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BS, KBS, MBC 제공

하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KBS는 유독 심한 '퍼주기 수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상, 남자청소년연기상, 작가상, 네티즌상 부문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공동수상이 이어졌고, 중편, 장편, 미니시리즈로 부문을 쪼개 우수상 수상자만 16명이 나오는 상황이 벌어졌다.

심지어 제대로 퍼주지도 못했다. '닥터 프리즈너'를 이끈 남궁민은 무관이었다. '닥터 프리즈너'는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유지했고, 남궁민의 입체적인 연기도 호평을 받았으나 남궁민의 이름은 이날 단 한 번도 불리지 못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현재 타사 드라마 SBS '스토브리그'에 출연 중인 그가 KBS 시상식에서 배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SBS에서는 '시크릿 부티크'에서 연기 호평을 받은 김선아는 무관이고, 'VIP'에서 열연한 장나라도 프로듀서상에 그쳐 시청자들이 의구심을 드러낸 가운데, 조연상 팀 부문을 신설하며 작품을 빛내준 조연들을 조명한 점은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각 드라마 주연배우가 후보 발표를 하며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해 감동을 안겼다.

'쪼개기 수상'은 MBC에서 가장 심각했다. 길이별로 수상 부문을 나눈 것을 넘어 요일별로 나눴다. 이날 최우수상 수상자는 무려 7명에 달했다.

MBC 첫 시즌제 드라마를 이끈 '검법남녀 시즌2' 정재영의 무관도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검법남녀 시즌2'가 지난해 MBC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는데도 2관왕에 그쳐 일부 제작진이 MBC에서 제작사로 이적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견이 없었던 지상파 3사 연기대상의 주인공 공효진, 김동욱, 김남길. (왼쪽부터) /KBS, MBC, SBS 제공
이견이 없었던 지상파 3사 연기대상의 주인공 공효진, 김동욱, 김남길. (왼쪽부터) /KBS, MBC, SBS 제공

이같은 아쉬움 속 시청률 승자는 KBS였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2019 KBS 연기대상'은 1부 10.2%, 2부 10.7%를 기록했고 30일 방송된 '2019 MBC 연기대상'이 1부 7.1%, 2부 8.6%로 뒤를 이었다. KBS와 동시간대 방송된 '2019 SBS 연기대상'은 1부 5.3%, 2부 6.6%에 그쳤다.

지상파 3사의 연기대상 시상식 관행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너무 많은 배우들에게 상을 주니 상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매해 나오는 지적에도 관행은 좀처럼 깨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최근 몇 년 사이 공동수상 논란은 오히려 더 커졌다.

누리꾼들은 "방송사들 우수란 단어를 인기로 바꿔서 상을 주지 차라리"(dndd****), "공동수상 주면서 남궁민 같은 연기 잘하는 배우는 무관이라니. 대상 받아도 손색없었을 배우였다"(gemm****), "장나라 김선아를 .......욕 먹을 만 하다. 받는 사람도 민망할 듯. 스브스 반성하라"(swee****), "말 그대로 해도 해도 너무한다. 안 본 지 오래됐다"(syb8****)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불만을 드러냈다.

지상파라고 해서 시청률이 잘 나오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고 다양한 플랫폼과 경쟁하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만의 잔치'를 여는 지상파의 안일한 태도에 시청자들은 실망하고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상파 시상식은 항상 반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인데 상을 나눠주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시상식의 권위가 떨어지고 오히려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항상 지적이 나오지만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방송사의 이기적인 행태가 올해도 나타난 듯하다. 이대로 가면 시청자의 관심이 떨어질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합 시상식을 만드는 게 가장 근본적인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각 방송사마다 시상식을 엄격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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