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 연예가클로즈업] '백두산'서 다시 반짝인 '이병헌 연기'
입력: 2020.01.01 00:03 / 수정: 2020.01.01 00:03
이병헌의 명불허전 연기력. 영화 내부자들에서 보여준 이병헌의 카리스마 연기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을 거쳐 백두산으로 빛이 났다. 백두산 레드카펫 쇼케이스 당시 모습. /이동률 기자
이병헌의 명불허전 연기력. 영화 '내부자들'에서 보여준 이병헌의 카리스마 연기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을 거쳐 '백두산'으로 빛이 났다. '백두산' 레드카펫 쇼케이스 당시 모습. /이동률 기자

영화 혹평 속, 명대사 시리즈와 함께 '이병헌다움'으로 관객 위로

[더팩트|강일홍 기자]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신년 극장가 최대 관심사는 영화 '백두산'이다. 개봉 2주차 600만 명을 넘긴 가운데 과연 관객 1000만 명을 언제쯤 돌파할지 여부다. 순 제작비 약 260억원이 투자된 '백두산'의 손익분기점은 730만 명이다. 내로라하는 대세 배우들이 총출동하고, 2019년 하반기 최고의 블록버스터 영화로 꼽힌 만큼 관객수에 기대가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관객수는 곧 흥행의 바로미터다. 영화에 대한 관객의 만족도가 어느정도인지를 가늠하는 잣대이기도 하다. 통상 영화흥행은 작품성보다는 대다수 관객들의 공감대가 우선인 경우가 많다. 물량을 많이 쏟아부은 작품이 흥행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그동안 한국영화 관객 기록을 남긴 수많은 1000만 영화들이 입증한 대목이지만, 그만큼 누구도 자신있게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백두산'은 이병헌 마동석 하정우 배수지 등 스크린 간판급 스타가 동시 출연하면서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이병헌이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는데 결정적 정보를 손에 쥔 북한 무력부 소속 비밀 요원 리준평을 연기하고, 하정우는 이 백두산 비밀 작전에 투입된 EOD(폭발물처리반) 대원 조인창으로 한반도 운명이 걸린 위험천만한 모험에 나선다. 안타깝게도 호불호는 크게 엇갈린다.

백두산은 이병헌 마동석 하정우 배수지 등 스크린 간판급 스타가 동시 출연하면서 개봉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지만, 평가에는 호불호가 엇갈린다. 왼쪽부터 이병헌 하정우. /영화 백두산 스틸
'백두산'은 이병헌 마동석 하정우 배수지 등 스크린 간판급 스타가 동시 출연하면서 개봉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지만, 평가에는 호불호가 엇갈린다. 왼쪽부터 이병헌 하정우. /영화 '백두산' 스틸

마동석 수지 등 미밋한 캐릭터, '뭘 연기한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실망

우선 부정적 평가의 첫번째는 개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영화 도입부에 펼쳐지는 화려한 CG는 백두산 폭발에 의한 지진으로 서울이 초토화되는 현장을 묘사했다. 서울 강남역 일대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지만 관객들이 현실감을 느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정밀하지도 세밀하지도 않아 그저 '돈 좀 썼겠다' 싶은 재난 영화의 한계만 드러냈을 뿐이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거두절미한 점도 어색하긴 마찬가지다. 백두산 폭발이라는 절체절명의 재난에 남과 북이 공동대처한다는 설정이지만 북한 당국의 입장이나 주변국 반응이 무시된 채 일방통행으로 흘러가는 오류를 범했다. 주연배우들의 역할에 대한 아쉬움도 많다. 수지는 '뭘 연기한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할 만큼 직전 SBS 드라마 '배가본드'에서 활약한 캐릭터(고해리 역)와 비교됐다.

'범죄도시' '성난황소' 등을 통해 최고의 한국형 할리우드 액션스타로 자리매김한 마동석 역시 어떤 모습으로 무슨 역할을 소화해낼지 궁금했던 대목이다. 재난 현장의 긴박감이나 진지함보다는 장면마다 어딘가 모를 코믹함이 연상돼 몰입도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병헌 하정우에 비하면 역할 비중도 낮아, '그런 역할이라면 굳이 마동석이 아니어도 달라질 게 없다'는 평이 나온다.

캐릭터도 연기력도 돋보이지 않았다. 주연배우들의 역할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는 평가다. 배우 하정우와 전혜진, 수지, 이병헌(왼쪽부터)이 영화 백두산의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캐릭터도 연기력도 돋보이지 않았다." 주연배우들의 역할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는 평가다. 배우 하정우와 전혜진, 수지, 이병헌(왼쪽부터)이 영화 '백두산'의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도식적인 캐릭터와 개연성 부족 등 혹평 속에 '관객몰이'라는 이중성

맛있는 음식은 최상의 재료에 최고의 요리실력이 버무러져 만들어진다. 또 같은 음식이라도 어떤 그릇에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좋은 재료일수록 그릇에 담는 요리사의 역할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주연급 스타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명작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음악에도 강약 리듬의 조화가 어우러져야 하듯 주 조연의 역할 분담은 필수다.

'백두산'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는 이중적이다. 진부한 스토리 설정과 도식적인 캐릭터, 정밀하지 못한 특수효과와 어색한 편집, 개연성 부족 등의 혹평에도 관객몰이에는 일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상업 영화는 작품성보다는 그냥 오락물로 즐기면 그만'이라는 표현은 기대감에 대한 실망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일 수도 있다. 안타까운 것은 볼 만한 오락물 영화로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배우를 향한 관객들의 연기분석은 때로 냉철할 만큼 정확하다. 그나마 확인된 안도감은 이병헌의 명불허전 연기력이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빛난 그의 연기 카리스마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을 거쳐 '백두산'으로 다시 한번 입증됐다. 영화에 대한 아쉬움은 '모히또 몰디브' '합시다 러브' '뒤통수 눈깔' 등 그가 내뱉은 명대사 시리즈와 함께 '이병헌다움'으로 조금이나마 위로받은 느낌이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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