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백두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입력: 2019.12.26 05:00 / 수정: 2019.12.26 05:00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백두산은 개봉 첫 주만에 240만 관객을 돌파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백두산'은 개봉 첫 주만에 240만 관객을 돌파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진부한 설정과 떨어지는 개연성

[더팩트|박슬기 기자] 순제작비 260억에 주연배우 이병헌과 하정우.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김병서)이 '역대급' 스케일로, 2019년 마지막 천만 영화를 꿈꾸며 나타났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일까. 진부한 설정과 개연성 떨어지는 전개 등 아쉬운 퀄리티로 실망감을 안겼다.

'백두산'은 이병헌과 하정우가 이끌고 마동석, 전혜진, 수지가 뒷받침하는 재난영화 블록버스터다.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한 이들의 분투가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백두산 폭발이라는 신선한 재난 소재를 들고 왔지만, 그동안 봐왔던 재난 영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영화는 남한의 특전사 조인창(하정우 분)이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해 북한으로 넘어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어리바리한 조인창이 동료 후배들을 데리고 백두산으로 향하는 과정은 지난하다. 특히 실수와 위기모면이 수차례 반복되는데 이는 설득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위기 상황 속 긴장감을 떨어트리게 한다. 대신 '백두산'은 코미디에 욕심을 부렸다. 조인창과 북한 간첩 리준평(이병헌 분)의 만담은 매번 웃음을 자아낸다.

극 중 하정우는 남한 특수요원 역을, 이병헌은 북한 간첩 역을 맡았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극 중 하정우는 남한 특수요원 역을, 이병헌은 북한 간첩 역을 맡았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처럼 '백두산'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 탓에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이다. 긴급한 재난 상황, 이를 막기 위한 청와대, 한·중·미 세력다툼, 가족의 애틋함 등 중심 줄기에서 뻗어 나왔지만, 하나같이 정리되지 않는다. 특히 개연성 떨어지는 이야기들은 영화에 대한 설득력을 잃게 만든다. 영화인 것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개연성과 공감대를 중요하게 여기는 작품들의 흐름과 다소 동 떨어진다.

한강에 빠진 임산부 최지영(수지 분)이 살아남거나 백두산을 막기 위해 남한군이 북한으로 넘어가는 설정,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한 장치가 핵폭탄인 것은 이해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병헌의 연기만큼은 역시나였다. 미스터리한 인물로 등장해 때론 너스레를 떨고, 때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하정우 역시 이병헌에게 밀리지 않았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캐릭터로 재미를 더했다.

영화 백두산에는 마동석, 전혜진, 수지 등도 출연한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백두산'에는 마동석, 전혜진, 수지 등도 출연한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또 지질학자 강봉래 역을 맡은 마동석은 작은 분량에도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으며 존재감을 뽐냈다. 연기파 배우 전혜진 역시 마동석과 좋은 호흡을 이루며 냉철한 민정수석 역을 완성도 높게 표현했다. 특히 처음으로 임산부 연기에 도전한 수지는 제법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백두산'은 진부한 설정과 신파로 다소 아쉬움을 자아내지만 돈을 들인만큼 볼거리는 풍성하다.

지난 19일 개봉한 '백두산'은 12세 이상 관람가로 상영시간 128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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