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은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시동'에서 방황하는 10대 택일 역을 맡았다. /NEW 제공 |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시동' 18일 개봉
[더팩트|박슬기 기자] "시간이 참 빨리도 지나갔어요. 올해는 많은 걸 했고, 느꼈죠. 이제는 박정민이라는 배우가 이 시점에서 무엇을 해야하는 가를 고민해봐야 할 타이밍인 것 같습니다."
배우 박정민이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을 내놓은지 3개월 만에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왔다. 충무로 대표 열일배우라 할만하다. 올 한해 무려 세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는 그는 다가오는 2020년을 위해 새로운 다짐을 하고 있었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박정민을 만났다. 앞선 인터뷰에서 늘 그랬듯 그는 어떤 이야기를 하든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달라진 게 있다면 코믹한 장르의 '시동' 덕분일까. 꽤 밝아진 분위기였다.
"(마)동석 선배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저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또 재밌는 유쾌한 영화다보니까 제가 실없는 이야기를 해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편하진 않아요. 여전히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건 불편한 것 같아요."
박정민은 영화 '시동'에서 맡은 택일 역을 연기 하기 위해 특별한 준비는 없었다고 말했다. /NEW 제공 |
박정민은 영화 '시동'(18일 개봉)에서 방황하는 10대 택일 역을 맡았다. 30대 중반인 그가 10대 청소년을 연기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 하지만 디테일한 표현으로 완성도 높게 소화했다.
"'10대처럼 보여야지' 하는 걸 포기했어요. 요즘 애들 쓰는 말투나 단어들을 쓰면 더 아저씨처럼 보일 것 같아서 포기했죠. 어쨌든 택일이 갖고 있는 정서가 중요하니 그걸 더 잘 표현하는 게 중요하겠다 싶어서 거기에 집중했죠. 그러다보니 10대의 서툴고 과격한 표현들이 나온 것 같아요. 아니면 제가 아직 철이 없어서 크게 다르지 않았나봐요. 하하."
박정민은 최근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사바하' '변산' 등으로 관객과 만났다. 공교롭게도 이 작품들에서 그는 대부분 사회에 불만을 갖고 있거나 결핍 있는 캐릭터를 맡아 다양한 청춘의 고단함을 표현했다.
박정민이 최근 출연한 영화 '타짜: 원아이드잭' '사바하' '변산' 등이다. /영화 '타짜: 원아이드잭' '사바하' 변산' 스틸 |
"무의식적으로 그런 캐릭터에 끌리는 것 같아요. 시나리오가 끌려서 한 건데 하다 보니까 공통점이 있는 느낌이에요. '시동'은 마음을 울리는 감정들이 있어서 하게 됐어요. 나도 아는 감정이면 관객 분들 역시 살면서 느껴봤을 법한 감정들이라서 잘해보고 싶더라고요. 정서적으로 다가오는 게 많은 작품이었죠."
'시동'이 그동안 그가 한 작품과 차이점이 있다면 특별한 준비가 없었다는 것이다. 앞서 '타짜: 원 아이드 잭'에선 다이어트를, '변산'에선 랩을 '그것만이 내 세상'에선 피아노를 직접 배우고 소화했기 때문이다.
"사실 배울 게 있으면 제가 뭔가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이 들어요. 그런데 이 영화는 대본 보고 '내일 재밌게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생각으로 했죠. 한편으론 안절부절하게 되고 불안하더라고요. 하지만 이렇게 영화를 찍는 것도 재밌다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박정민은 이번 작품에서 마동석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의 '코믹 케미'는 영화의 관전포인트다. 그는 "동석 선배가 미국에서 마음을 많이 쓰고 계시다"라고 말했다.
박정민은 영화 '시동'에서 배우 마동석, 정해인 등과 호흡을 맞췄다. /NEW 제공 |
"제가 '선배님 몫까지 해보겠습니다'하고 안심시켜드리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동석 선배한테는 감동 받는 순간이 많았는데요. 지난 추석에 동석 선배랑 동시기 경쟁작으로 붙었는데, '타짜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주시더라고요. 그런 점들이 항상 감사했습니다."
박정민은 올해 연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했다. 라디오 스페셜 DJ로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 사비로 팬미팅을 열어 팬들과 가까이 소통도 했다. 또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도 출연하며 연기 외적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예능은 너무 죄송할 따름이에요. 보여드릴 모습이 없는데 방송 볼 자신이 없네요. 하하. 팬미팅은 제가 직접 하고 싶었어요. 팬 분들이 각종 무대인사, 커피차, 서포트 등으로 돈을 쓰시잖아요. '언젠가 갚겠습니다'라고 항상 말했는데, 이번 기회에 준비하게 됐죠. 뭘 해도 좋아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재밌었습니다."
박정민은 현재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촬영 중이다. /NEW 제공 |
최근 2~3년간 꾸준한 작품활동을 펼친 그는 '타짜: 원아이드잭'을 계기로 원톱 주연으로 우뚝 섰다. 단편영화, 독립영화부터 시작해 단역, 조연, 이제 30대 대표 주연이 된 것이다. "영화계에서 사랑을 받는 이유가 무엇인것 같냐"고 묻자 그는 "제 생각엔 아닌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며 민망한 듯 웃었다.
박정민은 베우로서 지켜야 할 자신만의 다짐이 있다고 했다.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제보다 오늘이 좀 더 나은 하루가 되기 위해 사소한 것에서도 배우려고 노력하죠. 많이 보고, 생각도 하고. 그래야만 선배님들처럼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잖아요. 내세울 게 별로 없는 사람이라 열심히 배워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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