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펭수가 띄운 EBS, '보니하니'가 먹칠
입력: 2019.12.17 15:40 / 수정: 2019.12.17 15:40
EBS 보니하니는 출연진의 폭행, 성희롱 논란으로 방송이 잠정 중단됐다. /EBS 제공
EBS '보니하니'는 출연진의 폭행, 성희롱 논란으로 방송이 잠정 중단됐다. /EBS 제공

EBS, 펭수·'보니하니'로 다사다난한 한 해

[더팩트|문수연 기자] 대세 캐릭터 '펭수'를 내놓으며 상승세를 타던 교육방송 EBS가 '보니하니'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교육방송인 만큼 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EBS는 지난 4월 캐릭터 펭수를 내놓으며 기존 주 시청 층인 10대를 넘어 2030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나날이 높아지는 펭수의 인기 속에 EBS의 위상도 높아지는 듯했으나, 장수 프로그램인 '생방송 톡!톡!보니하니'(이하 '보니하니') 출연자의 폭행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보니하니' 논란은 지난 10일 일었다. 이날 진행된 '보니하니'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당당맨'으로 불리는 개그맨 최영수는 MC 채연이 자신의 팔을 잡자 뿌리친 후 때리는 듯한 포즈를 취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보니하니' 측은 "매일 생방송을 진행하며 출연자들끼리 허물없이 지내다 보니 어제는 심한 장난으로 이어졌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또다른 출연자 박동근이 채연에게 "독한 X"이라며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난은 거세졌다.

결국 EBS는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고 제작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제작 전 과정에 걸쳐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며 방송을 잠정 중단했다.

급기야 김명중 EBS 사장은 13일 오후 EBS 뉴스를 통해 "EBS를 믿고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큰 실망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상처를 받았을 피해자와 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라고 사과했다.

EBS 캐릭터 펭수가 굿즈, 이모티콘을 출시할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펭수 인스타그램
EBS 캐릭터 펭수가 굿즈, 이모티콘을 출시할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펭수 인스타그램

EBS는 지난 4월 어린이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를 통해 '펭수'를 선보이고, 9월 펭수가 'E육대'에 참가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거침없는 행동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대세'로 떠오른 펭수는 EBS를 넘어 영화 행사 참여, 잡지 화보 촬영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었다.

펭수를 기획한 EBS의 기획력까지 높은 평가를 받으며 채널 자체의 이미지도 좋아졌다. 이에 힘입어 EBS는 펭수 굿즈, 이모티콘까지 출시하며 '펭수 열풍'에 기름을 붓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을 주 시청 층으로 하는 '보니하니'에서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고, 대처마저 안일하게 하면서 분노는 더욱 커졌다.

EBS는 펭수와 '보니하니'로 올 한해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새로운 플랫폼인 유튜브에 진출하며 실험적인 캐릭터로 도전에 나선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교육방송인 EBS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출연진 관리, 내용 선정 등 기본적인 것에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BS 관계자는 <더팩트>에 "'보니하니'는 논란을 일으킨 출연진 하차와 제작진 교체 후 제작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한 후 돌아올 예정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해당 가이드라인을 EBS의 다른 프로그램에도 적용하겠다"고 전했다.

munsuyeon@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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