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슬픔에 빠진 연예계...'베르테르 효과' 주의보
입력: 2019.11.27 05:00 / 수정: 2019.11.27 05:00
가수 구하라가 지난 2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공동취재단
가수 구하라가 지난 2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공동취재단

"베르테르 효과라고 단정 짓기 위험하기도"

[더팩트|박슬기 기자] 베르테르 효과. 유명인 또는 평소 존경하거나 선망하던 인물이 사망할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가수 구하라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절친한 친구 설리가 세상을 떠난 지 42일 만에 들려온 비보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중매체를 통해 알려진 이들의 비보는 동료 연예인은 물론 대중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살 사망률 증가의 원인으로 베르테르 효과가 지목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살률은 경제협력기구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통계청은 "2017년 말~지난해 상반기에 유명인 자살이 몇 건 있었다 베르테르 효과로 인해 자살률이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에 감소했던 자살률(인구 십만 명당 자살률)이 2018년에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하락한 자살률이 2018년에 상승했다. /통계청 홈페이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하락한 자살률이 2018년에 상승했다. /통계청 홈페이지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많은 이들이 슬픔에 빠져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구하라의 사망 소식에도 많은 동료 연예인들이 미안함과 죄책감을 토로했다.

배우 이지훈은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에 "너의 말을 다 못 들어줘서 너무 미안하다. 내 죄책감을 이렇게라도 써야 할 것 같아. 미안해. 그게 뭐라고 이렇게 눈 감아버리니 후회가 돼"라는 글을 올렸다.

또 빅뱅 멤버 탑은 "마지막 메시지가 답장 못 한 생일 축하 메시지인데.. 너무 미안하다 하라야. 좋은 곳에서 편히 쉬렴"이라는 내용을 게재했다.

딘딘은 "넌 참 아름답고 빛났어. 그런데 내가 아무것도 해준 게 없고 아무 도움이 못 돼서 미안해. 정말 미안하다.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줬어야 하는데 정말 미안해. 너무 화가 나고 너무 진짜 세상이 미운데 꼭 행복하기를 바랄 게 그곳에서는. 미안해. 고마워"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배우 박민영, 한예슬, 하재숙, 작가 허지웅, 가수 채리나, 심은진, 기리보이, 솔비, 남태현, 안무가 배윤정 등이 고(故) 구하라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하며 그를 추모했다.

가수 구하라가 SNS에 마지막으로 올린 사진. /구하라 인스타그램
가수 구하라가 SNS에 마지막으로 올린 사진. /구하라 인스타그램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하라의 사망을 베르테르 효과라고 단정 짓는 건 위험하다고 말한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본인(구하라)이 갖고 있던 우울증이 있었고, 전에 그런 시도가 있었고. 여기에 친한 친구(설리)가 세상을 떠나 아무래도 영향은 있었겠지만 이것을 베르테르 효과라고 하기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표현 자체를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연예인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악플과 우울증이 큰 이유였다. 정덕현 평론가는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언론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적인 인들을 파헤치는 부분이 있다 보니 그게 공개돼서 (연예인들이) 대중에게 집중적인 공격을 받는 상황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언론도 변하고 있다. 설리 씨 때와 구하라 씨 상황을 봤을 때도 언론이 관련 기사를 자제하고 있지 않냐"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은 포털사이트 댓글창을 폐지하자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정덕현 평론가는 "분명히 댓글창의 순기능이 있다. 하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댓글창을 유지하되 이걸 어떻게 하면 제대로된 기능으로 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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