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한류스타 사칭 '투자 사기', 멍드는 연예계
입력: 2019.11.20 08:39 / 수정: 2019.11.20 08:46
BTS의 해외 공연을 사칭한 수십억 원대 투자 사기가 발생하면서 엔터산업 전반에 우려를 키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더팩트가 주최한 U⁺5G 더팩트 뮤직 어워즈(TMA)에서 BTS 멤버 진, RM, 슈가, 지민(왼쪽부터)이 대상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선화 기자
BTS의 해외 공연을 사칭한 수십억 원대 투자 사기가 발생하면서 엔터산업 전반에 우려를 키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더팩트가 주최한 'U⁺5G 더팩트 뮤직 어워즈'(TMA)에서 BTS 멤버 진, RM, 슈가, 지민(왼쪽부터)이 대상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선화 기자

BTS 해외공연 사칭 50억 원대 편취...'대박' 꿈 현혹 사기 '반복'

[더팩트|강일홍 기자]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보이그룹은 대한민국 방탄소년단(BTS)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콘서트 흥행이 가능한 유일한 월드스타란 점에서 결코 과장된 평가가 아니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그것도 전 세계 한류팬들이 동시에 열광 하기 때문이다. 이런 팬심은 콘서트 관람만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이웃나라 또는 더 먼 대륙까지 기꺼이 원정 갈 의사가 있다는 의미다. 가요계 안팎에서는 BTS 콘서트 '티켓 구매력'을 가진 잠재적 관객들이 최소 1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가히 BTS의 위상을 짐작할 만하다.

BTS를 향한 이런 엄청난 열기와 깊은 팬심은 수십년간 다져진 한류의 가치를 다시 한번 공고히 했다. 한류 열풍의 불쏘시개는 물론 국내 가요계다. 90년대 말 클론과 베이비복스, H.O.T 등이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에서부터 불을 지폈고, 이후 한국 드라마가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강타하면서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열기나 영향력 면에서 지금과 비교할 수 없지만 '한류'라는 지속적인 현상으로 등장한 것은 이 때부터라고 보는 게 맞다. 훗날 '겨울연가' 배용준, '올인' 이병헌, '꽃보다 남자' 이민호, '별에서 온 그대' 김수현을 탄생시킨 원천이다.

해외 공연 사기 일당은 있지도 않은 공연을 유치하게 해주겠다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무려 50억 원을 편취했다. 사진은 지난 7월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린 BTS의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콘서트 당시 세계 각국 팬들이 콘서트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해외 공연 사기 일당은 있지도 않은 공연을 유치하게 해주겠다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무려 50억 원을 편취했다. 사진은 지난 7월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린 BTS의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콘서트 당시 세계 각국 팬들이 콘서트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정교한 계약서 위조, 홍콩 인도네시아 등 '4개국 BTS 사칭 사기'로 발전

세계가 부러워할 문화 가치로 자리매김한 한류는 연예계 종사자 및 아티스트들이 오랜 기간 담금질해 일군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국가 브랜드다. 이런 자부심을 키우고 업그레이드 하는 일은 이제 모두의 몫이 됐다. 안타깝게도 그늘은 있다. 연예계 주변에 기생하며 깎아내고 갉아먹는 부류가 늘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최근 BTS의 해외 공연을 사칭한 수십억 원대 투자 사기가 파장을 일으켰다. <더팩트>가 단독 보도한 사건은 BTS 글로벌 인기에 편승해 한몫을 잡아보려는 일당들이 작심하고 벌인 사기행각이었다. (11월14일자=[단독] "BTS 해외공연 대박에 속았다"...50억 공연 사기 '파문')

불나방은 불빛이 밝고 화려할수록 많이 꼬인다. 사기 일당은 있지도 않은 공연을 유치하게 해주겠다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무려 50억 원을 편취했다. 어이없게도 공연계는 물론 한류의 생성 발전이나 확산에 단 '1'도 기여한 적이 없는 이들이다. 철저히 위조된 가짜 공문서와 계약서를 동원해 감쪽같이 속였다. 이들로부터 4억원의 피해를 입은 공연기획사 대표 H 씨는 "창피해서 어디에 하소연할 데도 없다"면서 "공연 한 번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한테 10여년간 여러 국내외 공연을 해온 제가 속았으니 무슨 할말이 있겠느냐"고 복잡한 속내를 밝혔다.

모 기획사 대표 김모 씨는 지난 2014년 이민호의 화보 ALL MY LIFE에 투자하면 큰 수익금을 나눠주겠다며 6억 원을 가로 채 소속사 등 당사자들이 피해를 봤다. 이민호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 이후 중국발 최고 한류스타로 떠올랐다. /MYM엔터테인먼트 제공
모 기획사 대표 김모 씨는 지난 2014년 이민호의 화보 'ALL MY LIFE'에 투자하면 큰 수익금을 나눠주겠다며 6억 원을 가로 채 소속사 등 당사자들이 피해를 봤다. 이민호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 이후 중국발 최고 한류스타로 떠올랐다. /MYM엔터테인먼트 제공

한류 사칭 사기, 대중문화 종사자들은 물론 국가 위신까지 추락 '악영향'

한류스타를 내세운 사기행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잊을 만하면 한번씩 등장하는 연예계 고질병으로 불릴 정도다. 사드 파동 직전까지 중국 대륙을 달군 특급 한류 스타들은 바로 '그 이름값' 때문에 심한 몸살을 앓았다. 워낙 '가짜 이름'의 사기 사건이 빈발해 연예계 주변은 '중국발 사기 주의보'가 나돌았을 정도다. 2014년 발간된 이민호의 화보집 'ALL MY LIFE'는 기획사 대표 김모 씨가 '이민호의 화보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나눠주겠다'며 6억 원을 가로 챈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게야 이 사실을 알게 된 배우는 물론 해당 소속사가 엉뚱한 피해를 봤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음악감독 H씨와 전 연예기획사 대표 K씨가 투자자로부터 EXO 중국 콘서트 판권이 있다고 속이고 계약금 1억원을, 다시 나머지 금액을 달라면서 이번에는 EXO가 아닌 슈퍼주니어로 변경하고 수퍼주니어와 함께 씨스타, 틴탑의 출연 계약서를 보여주며 추가로 3억원을 편취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엑소를 사칭한 사기는 이후 SM과 태국 출연 계약을 체결했다는 위조 계약서가 동원돼 공연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2년 뒤인 올해 들어 보다 정교한 계약서 위조와 함께 홍콩 인도네시아 등 '4개국 BTS 사칭 사기'로 발전했다.

한류스타를 내세운 사기 사건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한류스타를 이용한 범행 유형은 매니저, 공연 에이전시 사칭부터 투자 수익금 분배까지 각양각색이다. 문제는 배우나 가수, 제작사, 투자사 등 한류 종사자들은 물론 대한민국 한류 전체에 불신을 심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엔터산업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엄청난 규모로 커졌다. 90년대 후반 한류가 잉태된 이후 본격적으로 발전한 시기와 궤를 같이 한다. BTS의 세계적 한류 자부심과 위상이 퇴색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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