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티는 지난 6일 신곡 '5월의 밤'을 발매했다. /더블랙레이블 제공 |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1년 만에 발표한 신곡 '5월의 밤'
[더팩트|박슬기 기자] "지금 즐겁기까지 한데요?"
알이 투명한 갈색 선글라스 너머로 자이언티의 나른한 눈이 보였다. 빼빼 마른 몸 때문인지, 그의 나긋한 목소리 때문인지 꽤 피곤해 보였는데, 예상치 못한 "즐겁다"라는 말은 '풋'하고 웃음을 안겼다.
약 1년 만에 공식 석상에 선 자이언티는 나른한 분위기와 달리 꽤 즐거워 보였다. 실없는 농담도 하고, 공백 기간 동안 있었던 이야기도 하며 제법 많은 말들을 했다. 그동안 방송에서 봐왔던 정적인 분위기와 다소 달랐다. 그의 변화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카페에서 자이언티를 만났다. 신곡 '5월의 밤'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찬 바람이 몸을 에워싸는 11월, 계절감과 동떨어지는 '5월이 밤'이라는 제목은 의외였는데 자이언티는 "그게 바로 나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5월의 밤'이라는 제목으로 내는 게 저다운 것 같아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이 노래를 한동안 '가을의 밤'으로 대한 적이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진정성이 없더라고요. 예전에 '양화대교'를 냈을 때도 많은 사람이 아빠 얘기할 거라곤 예상을 못 했어요. 다들 '다리 위에서 여자 꼬시는 얘기 하겠지'라고 했는데, 예상을 비껴갔죠. '5월의 밤'도 그런 비슷한 경우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자이언티는 "'5월의 밤'이라는 제목이 아니고서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블랙레이블 제공 |
자이언티가 6일 공개한 '5월의 밤'은 헤어진 커플이 첫 만남 당시를 떠올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사랑의 소중함, 사람의 소중함에 대한 이야기다. 자이언티는 "이제 이 곡을 마지막으로 '멜로 노래'를 털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랑 노래'의 대표주자인 자이언티의 입에서 예상을 벗어난 이야기가 나왔다.
"멜로 노래를 내기 시작한 시기가 있었어요. '양화대교'로 처음 대중에게 인기를 얻게 된 이후 인 것 같아요. 그때 저에게 대중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만들어졌죠. 이후 자연스럽게 시도한 노래들이 친근하고, 푸근한 분위기가 됐어요. 아마 예전에 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저를 보고 '심심해졌다'라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앞으로는 톡톡 튀고 개성 있는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공백기 동안 정말 많은 곡 작업을 했거든요."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자이언티의 사랑 노래를 좋아한다. 그의 노래를 듣고 공감하며 위로를 받는다. 아마도 자이언티가 이런 노래를 내게 된 배경에는 그의 실제 경험이 많이 녹아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연애 스타일에 대해 묻자 그는 거리낌 없이 이야기했다.
"연애할 때 초점을 상대에게 정확하게 맞추는 것 같아요. 사실 제 삶에 별 건 없거든요. 일, 가족, 내 공간, 내 사람들이 다죠. 갈 데도 없고 취미도 별로 없어서 연애할 때도 상대방밖에 없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연인에게 많은 것을 받고 곡을 쓰기도 하죠. 연애하면 삶의 초점이 그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 건데, 그런 내용이 이번 '5월의 밤'에 담겨 있어요."
자이언티는 "앞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제가 만든 곡들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더블랙레이블 제공 |
자이언티는 2018년 10월 발매한 'ZZZ' 이후 약 1년 만에 신곡으로 돌아왔다. 리스너들에겐 다소 오랜만이었지만, 곡 작업을 하느라 바삐 지낸 자이언티에게는 제법 빠른 시간이었다.
"최근 시대가 빨라지면서 1년만 쉬어도 3년 쉰 것처럼 흐름이 빨라졌어요. 흐름에 발맞춰 가기 위해서 새로운 전략을 찾아보고 있죠. 사실 노래를 만들긴 금방 만들어요. 그런데 한 번 내면 지워지지 않으니까 괜히 신중해지죠. 예전엔 7~80점 정도 마음에 들면 냈는데 이젠 3~40점만 되도 내려고요. 덜 신중하게 생각하고, 마감하는 데 집중하려고요."
2011년에 데뷔해 어느덧 9년 차에 접어든 자이언티. 그에게선 여유와 편안함이 느껴졌다. 새까만 선글라스 알은 이제 완전히 투명해졌고, 대중과 거리는 대폭 가까워졌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편안하고, 즐겁기까지 하죠. 이건 선글라스와 관련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처음엔 저를 드러낼 자신이 없었고, 자존감도 낮았어요. 저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진한 선글라스를 꼈죠. 이젠 제가 뭐 하는 사람인지, 말하고자 하는 게 분명해져서 조금 더 편안해진 것 같아요. 앞으로 여러 채널을 통해서 제 음악을 공유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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