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히스토리-지민③] 피와 땀, 눈물이 만든 '예고된' 결실(영상)
입력: 2019.10.05 00:00 / 수정: 2019.10.05 00:00
지민은 현대무용으로 부산예술고등학교 무용학과 최초로 수석으로 입학했다. /더팩트DB
지민은 현대무용으로 부산예술고등학교 무용학과 최초로 수석으로 입학했다. /더팩트DB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21세기 비틀스'로 불리는 방탄소년단(BTS). 대한민국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일곱 명의 소년들이 하나로 뭉쳐 글로벌 팝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SNS 리트윗을 기록한 연예인이자 트위터 최다 활동 음악 그룹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오른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그들은 어떻게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을까. <더팩트>는 BTS가 정식 데뷔한 2013년 6월 이전까지 멤버들의 흔적을 찾아 성장기를 조명한다. <편집자 주>

지민,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연습 벌레'

[더팩트|김해=박슬기 기자] 방탄소년단 지민의 춤 실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기까지는 과거 그의 피와 땀, 눈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배의 노력을 해야 했지만, 그마저도 즐거웠다. 지금 지민의 모습은 예고된 결실이었다.

지민에게 직접 현대무용을 가르쳤던 김도겸 원장은 "그렇게 열심히 했으니 잘 될 수밖에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지민이는 정말 열심히 했던 아이"라며 "하나를 알려주면 이것저것 변형해 보고 발전시키며 늘 확인받았다. 몸이 피곤하거나 놀고 싶을 법도 한데 그런 게 없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2년간 현대무용을 배운 지민은 연습생 생활을 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무대 안무와 현대무용이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곧 장점으로 작용했다. 지민의 아름다운 춤 선이 돋보이는 안무가 생겨나면서 이는 곧 방탄소년단 안무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지민은 스포츠브랜드 퓨마 광고에서 현대무용을 선보였다. /퓨마 광고 유튜브 영상 캡처
지민은 스포츠브랜드 퓨마 광고에서 현대무용을 선보였다. /퓨마 광고 유튜브 영상 캡처

그의 춤 실력은 세계도 인정했다. 미국 한류 매체 올케이팝은 "지민의 춤 선은 세계를 제패한 김연아 피겨선수의 빙판 위 예술적 표현과 오버랩 된다"고 평했다. 또 다른 미국 매체 글리터 매거진은 "지민은 춤의 제왕이고 무대를 위해 태어났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며 "그의 춤 동작은 숨도 못 쉴 만큼 매혹적이고 강력하고 매력적이다"라고 호평했다.

<더팩트>는 세계적으로 춤 실력을 인정받는 지민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대무용을 배웠는지 궁금했다. 이에 그가 다닌 김해 장유의 한 무용학원을 찾아 지민을 가르친 김 원장을 만났다.

김 원장은 "지민이 원래 춤추는 걸 좋아했다. 춤에 대한 열망이 있어서 정말 열심히 했다. 보통 학생들은 '이거 어떻게 해요?'라고 물어보는데 지민이는 '선생님 저 이렇게 변형해봤는데 한 번 봐주세요'라고 말했다. 다른 애들과 달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민은 김해 장유의 한 곳에서 무용을 배우고, 선생님에게 확인도 받으며 열심히 했다. 김도겸 원장은 내부 인테리어를 하면서 지민이 다녔을 때 모습과 좀 다르긴 하다고 말했다. /장유(김해)=박슬기
지민은 김해 장유의 한 곳에서 무용을 배우고, 선생님에게 확인도 받으며 열심히 했다. 김도겸 원장은 "내부 인테리어를 하면서 지민이 다녔을 때 모습과 좀 다르긴 하다"고 말했다. /장유(김해)=박슬기

학원 입구에 걸린 합격자 목록에는 지민의 이름이 새겨져 눈에 띄었다. 지민은 약 1년 만에 현대무용으로 부산예술고등학교 입학한 최초의 현대무용 수석 입학 수재다. 김 원장은 "좋은 성적으로 진학했다. 사실 잘하는 아이들이 많지만, 지민이처럼 좋은 태도를 갖고 있는 학생들은 찾기 힘들다. 지민이는 나가 놀고 싶을 텐데도 항상 열심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지민이 다닌 김해 장유에 있는 한 무용학원. 지민은 약 1년간 이 곳에서 현대무용을 배웠다. /장유(김해)=박슬기 기자
지민이 다닌 김해 장유에 있는 한 무용학원. 지민은 약 1년간 이 곳에서 현대무용을 배웠다. /장유(김해)=박슬기 기자

하지만 부산에 있던 무용학원이 김해로 이사를 하며 지민에게 뜻밖의 위기가 닥쳤다. 어린 나이, 타지역까지 가서 배우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김 원장은 "학원 사정으로 김해로 이사 왔는데, 지민이가 선생님들 따라 여기까지 와서 다녔다. 가끔 아버님이 데리러 오기도 하셨는데, 기억에 남는 건 빠지지 않고 왔다는 거다. 성실하고 부지런했다"고 말했다.

지민은 2017년 방송된 Mnet 예능프로그램 '신양남자쇼'에서도 김 원장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혹독한 선생님이셨다"고 말했는데, 실제 만난 김 원장은 이를 인정하며 "열심히 가르쳐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Mnet 신양남자쇼에서 공개된 지민이 현대무용을 시연하는 모습. /Mnet 신양남자쇼 캡처
Mnet '신양남자쇼'에서 공개된 지민이 현대무용을 시연하는 모습. /Mnet '신양남자쇼' 캡처

2년가량 열심히 배운 지민은 데뷔 후에도 다양한 곳에 현대무용을 적용했다. 특히 지민의 솔로곡 'Serendipity(세렌디피티)'에서는 그의 아름다운 춤선이 더 잘 드러난다. 현대무용가 김선이는 지민에 대해 "다부진 몸으로 구사하는 몸짓은 작은 동작도 풍성한 동선을 사용해 공간을 아우르는 몸짓이라 그 지점의 알 수 없는 섬세함이 존재한다"고 극찬했다. 이어 "지민의 섬세함은 다양함을 내포하며 본능적으로 자신의 몸을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형태로 표출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평했다.

지민의 솔로곡 세렌디피티 무대. 춤선이 예쁜 곡으로 유명하다. /유튜브 영상 캡처
지민의 솔로곡 '세렌디피티' 무대. 춤선이 예쁜 곡으로 유명하다. /유튜브 영상 캡처

무용학원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널찍한 공간이 나왔다. 김 원장은 이곳에서 지민이 연습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민이가 다녔을 때와 내부 인테리어가 다르긴 한데 여기서 열심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지민은 다소 늦은 나이인 16살에 현대무용을 시작했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빠른 성장을 했다. /김도겸 원장 제공
지민은 다소 늦은 나이인 16살에 현대무용을 시작했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빠른 성장을 했다. /김도겸 원장 제공

지민은 방탄소년단으로 데뷔하고 나서도 가끔 김 원장에게 안부를 물었다. 학원으로 사인 CD를 보내기도 하고 전화도 했다. 지민이 과거 학교나 학원과 지속해서 연락을 했다는 것은 이미 유명하다. 많은 이들이 지민의 인성을 칭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 원장은 "최근에는 (지민이) 너무 바빠져서 연락을 못 한다. 대신 아버님이 찾아오셔서 방탄소년단의 사인 CD를 전달했다. 너무 고마웠다"며 "지민이가 잘 성장해서 기분이 좋다. 선생으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지민이 아버지를 통해 무용학원에 전달한 친필사인. 그는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는 내용의 글을 적었다. /김도겸 원장 제공
지민이 아버지를 통해 무용학원에 전달한 친필사인. 그는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는 내용의 글을 적었다. /김도겸 원장 제공

김 원장은 그 시절 지민을 또렷이 기억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의 태도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사실 잘하는 애들은 많아요. 중요한 건 가능성과 마음가짐인데, 지민이는 모든 걸 갖추고 있었죠. 요즘 지민이 같은 아이를 찾긴 힘들어요."

그 결과 지민은 부산예술고등학교 최초로 현대 무용으로 수석 입학했다.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입학 후에 지민의 남다른 끼는 더 두각을 나타냈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담임선생님 결혼식에 축하 무대를 꾸민 영상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이 되고 서울로 전학 간 그는 데뷔 후에도 부산예술고등학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동문 무용제에 화환과 친필사인을 보낸 일화는 유명하다. 덕분에 부산예고 학생들은 지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했다.

지민이 수석으로 입학한 부산예술고등학교. /부산=박슬기 기자
지민이 수석으로 입학한 부산예술고등학교. /부산=박슬기 기자

<더팩트>와 만난 부산예술고등학교 박 모양(17)은 "학교에서 박지민 선배님 얘기가 나오면 다들 좋아한다. 다른 학교 친구들은 부러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하는 예술제가 몇 개 있는데, 지난번에 꽃을 보내줬다고 들었다. 친구들끼리는 학교에 한 번만 왔으면 하는 이야기들도 자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부산예고 학생 이 모 양(18)은 "부산에서 팬 미팅할 때 해외 팬들이 많이 찾아왔었다. 그때 일부 학생들이 'WELCOME TO ARMY(웰컴 투 아미)'라는 문구를 학교 입구에 내건 적도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자랑을 넘어서 한국의 자랑, 세계적인 스타가 된 지민의 밑거름엔 학창 시절의 피와 땀, 눈물이 서려 있었다. 이처럼 타고난 재능에 더해진 그의 노력은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짐작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대회에서 수상한 학생들의 플래카드가 학교 입구에 걸려있다. /부산=박슬기 기자
대회에서 수상한 학생들의 플래카드가 학교 입구에 걸려있다. /부산=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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