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술 마시고 밀당하는 '가장 보통의 연애'
입력: 2019.10.06 00:00 / 수정: 2019.10.06 00:00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는 오는 10월 2일 개봉한다. /NEW 제공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는 오는 10월 2일 개봉한다. /NEW 제공

10월 2일 개봉

[더팩트|박슬기 기자] '가장 보통의 연애'는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 두 남녀가 술 마시고 썸(연애 직전의 단계)을 타는 이야기다. 술과 연애가 들어가니 이 얼마나 흥미진진한가. 김한결 감독은 이별의 끝에서 새로운 사랑이 싹튼다는 진부한 설정 아래 솔직 과감한 연출로 특별한 영화를 만들었다.

'가장 보통의 연애'라는 제목만 보고 설렘, 운명적인 만남, 백마 탄 왕자님, 지고지순한 여자주인공 등 이런 걸 상상했다면 당장 머릿속에서 지우는 게 좋을 듯하다. 이 작품은 최악의 상태에서 만난 두 남녀가 썸을 타는 내용인데, 사실 썸인지 쌈인지 구별이 안 갈 정도로 티격태격한다. 이런 장면들이 영화 전반의 웃음을 책임지기도 하고, 또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영화는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난다. 전 연인을 잊지 못해 술로 밤을 지새우는 재훈(김래원 분) 때문이다. 그의 주특기는 술 먹고 '자니?'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아침마다 후회하지만 멈출 수 없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김한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미련에 허우적대는 남자와 사랑에 환상이라곤 없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NEW 제공
'가장 보통의 연애'는 김한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미련에 허우적대는 남자와 사랑에 환상이라곤 없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NEW 제공

이를 바라보는 선영(공효진 분)은 그의 모습이 지질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본인 역시 사랑에 있어서 불완전하다. 바람 핀 남자친구의 진상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 앞까지 쫓아와 소리를 지르거나 회식 자리에서 뜬금없이 고백하는 상황은 민망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선영은 굴하지 않고 대응한다. 바람엔 바람으로, 독설엔 독설로.

두 사람의 인연은 여느 로맨틱 코미디 영화처럼 쉽게 이어지지 않는다. 사랑에 닳고 닳은 서른다섯 살의 두 사람은 연인에 죽고 못 사는 20대와 다르기 때문이다. 재훈과 선영은 상대방에게 한 발자국 다가갔다가, 겁이 나 뒤로 물러나기를 반복한다. 좋아하긴 하지만 또다시 상처받을까 두려워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피어나는 감정들은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공효진(왼쪽)과 김래원은 2003년 MBC 드라마 눈사람 이후 약 15년 만에 재회했다. /NEW 제공
공효진(왼쪽)과 김래원은 2003년 MBC 드라마 '눈사람' 이후 약 15년 만에 재회했다. /NEW 제공

두 캐릭터의 밸런스도 좋다. 전 연인을 잊지 못하는 재훈의 고구마 캐릭터를 속 시원히 독설을 내뱉는 선영의 캐릭터가 사이다처럼 뻥 뚫어준다. 하지만 이 캐릭터들이 잘살 수 있었던 건 배우 김래원, 공효진이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맛깔나는 대사 소화력으로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캐릭터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두 배우가 아니었다면 '가장 보통의 연애'가 '이 정도로 잘 살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한 광고회사에서 벌어지는 사회생활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NEW 제공
'가장 보통의 연애'는 한 광고회사에서 벌어지는 사회생활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NEW 제공

아쉬운 점이 있다면 웃음을 위해 만들어진 작위적인 장면들이다. 매일 술에 취해 귀가하는 재훈의 집에 각종 입간판, 비둘기, 길냥이 등이 있는 모습은 오히려 웃음기를 거둔다. 또한 회사 동료인 병철(강기영 분)을 부르는 별명(병*)이나 상사들과 '야자타임'은 웃음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과하다는 느낌을 준다. 다만 사회생활에서 우리가 겪는 에피소드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작위적인 느낌을 줄여준다. 상사를 제외하고 만든 카톡방과 주말에 가는 워크샵 등은 공감대를 자아낸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10월 2일 개봉했으며 15세 관람가, 상영 시간은 109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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