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하늬(왼쪽)와 정우성이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2019 BIFF) 개막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남용희 기자 |
부산국제영화제, 12일까지 열흘간 개최
[더팩트|박슬기 기자]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새로운 '화합의 장'을 예고했다. 인종, 종교, 성별, 소외된 계층 등을 포용한 소통과 공감의 개막식 행사로 축제의 막을 열었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는 배우 정우성과 이하늬의 사회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개최됐다. 앞서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전야제가 취소됐지만, 이외에 특별한 피해는 없었다. 오히려 강렬한 햇빛이 모습을 드러내며 영화제를 찾은 많은 이들을 환영했다.
올해 영화제는 태풍이 불어닥칠 것을 예고해 대부분의 행사를 영화의전당으로 옮겼다.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영화를 보기 위한 사람들부터 레드카펫을 보기 위해 줄을 선 팬들까지 다양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지난밤 부산을 강타한 태풍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후 6시가 되자 영화제의 메인이벤트인 레드카펫이 시작됐다. 국내외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배우 안성기, 김지미, 문성근, 김의성, 류승룡, 손현주, 권해효, 조진웅, 엄정화, 조정석, 임윤아, 정해인, 이동휘, 진선규, 조여정, 공명, 수호, 김규리, 권율, 이유영, 배정남, 이정현, 천우희 등이 레드카펫을 빛냈고, 유명 감독 임권택, 이병헌, 이상호, 이상근, 정지우 등도 참석했다. 영화인들은 영화제를 찾은 팬들에게 악수하고 눈인사를 하는 등 팬서비스를 하며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배우 정우성, 임윤아, 정해인, 조여정, 조정석, 천우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 많은 배우들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부산=남윤호, 남용희 기자 |
약 1시간 20여 분의 레드카펫 행렬이 끝나자 바이올리니스트 브룩 킴의 연주로 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개막 공연에서는 미얀마 카렌족 난민 소녀 완이화가 '나는 하나의 집을 원합니다'를 불렀다. 이 노래는 70명의 '안산 안녕?!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부산시립소년소녀합창단 50명, 김해문화재단 글로벗합창단 126명이 불러 총 264명 하모니가 영화의 전당에 울려 펴졌다.
개막식의 사회를 맡은 정우성과 이하늬는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태풍 미탁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정우성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피해자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 전하겠다"라고 말했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하루 앞둔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이 안전 조치 및 구조물 설치로 분주한 모습. /부산=남용희 기자 |
이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시상이 이어졌다. 수상자는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으로, 지난해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이날 개막식에 불참한 고레에다 감독은 영상으로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는 저의 영화 작업에 동료가 돼준 매우 특별한 영화제"라며 "부국제에서 이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신작인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 영화제에서 상영되는데 그때는 꼭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의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와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 리사 타케바 감독, 모리야마 미라이(왼쪽부터)가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부산=남용희 기자 |
올해 개막작은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다. 카자흐스탄과 일본의 감독이 함께 연출한 작품으로, 카자흐스탄을 배경으로 한 가족의 이야기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공식 상영에 앞서 "와이드 스크린과 롱쇼트의 미학을 활용해 작품의 의도를 보여주는 영화로, 절제된 연기와 뛰어난 영상미가 돋보인다"고 소개했다. 이어 리사 타케바 감독은 한국어로 "한국 영화를 좋아한다. 우리 함께 영화를 만들어보자. 감사하다"고 말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그야말로 '화합의 장'이었다. 일본과 갈등이 최고조로 달한 가운데 올해 아시아영화인상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받았다. 이에 대해 영화제 개최 전부터 논란이 있었지만, 영화제 측은 "최근 악화된 한일 관계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개막작 역시 카자흐스탄과 일본의 합작품으로 영화제가 추구하는 '화합'의 의미와 잘 맞아떨어진다. 85개국 303편의 영화가 초청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2일까지 영화의전당·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등 부산 일대 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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