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장기용'] 보물 지도와 자신감이 만든 '나쁜 녀석들'
입력: 2019.09.16 09:01 / 수정: 2019.09.16 09:01
장기용은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서 독종 신입 형사에서 폭행치사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은 고유성을 맡았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장기용은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서 독종 신입 형사에서 폭행치사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은 고유성을 맡았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장기용, '나쁜 녀석들: 더 무비'로 첫 영화 도전

[더팩트|박슬기 기자] 장기용과 첫 만남은 꽤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약 5년 전,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마치고 만난 그는 솔직 과감했고, 자신감이 충만했다. 어떤 질문에도 스스럼없이 답하는 모습엔 두려울 게 없어 보였다. 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영화배우가 된 장기용은 여전히 자신감에 차 있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절제된 성숙함이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장기용을 만났다.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감독 손용호)의 홍보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스크린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꽤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첫 영화치고는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크린 데뷔작이지만 신인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거든요. 게다가 극장가 성수기로 꼽히는 추석 연휴에 개봉하니 너무 좋아서 혼란스러울 정도예요. 하하."

모델로 데뷔한 장기용은 2014년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연기에 발을 들였다. 이후 드라마 '최고의 결혼' '선암여고 탐정단' '뷰티풀마인드'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등 작품을 꾸준히 이어왔다. 모델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일찌감치 떼고 배우의 옷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던 2017년, 장기용의 이름을 대중에게 알리게 된 작품을 만났다.

장기용은 KBS2 드라마 고백부부로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장기용은 KBS2 드라마 '고백부부'로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고백부부'는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입니다. 첫 공중파 도전이었는데 많은 사랑을 받았죠. 그 때 맡은 정남길 역으로 작품 제안도 많았어요. '나쁜 녀석들'도 손용호 감독님이 제복 입은 제 모습을 보고 캐스팅 생각을 했다고 하셨어요. 의외긴 했지만, '고백부부'는 여러모로 정말 고마운 작품입니다."

이후 그의 행보는 승승장구였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리와 안아줘' '킬잇'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까지 연이어 출연하며 대중과 가깝게 지냈다. 이 가운데서 눈길을 끄는 건 꾸준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멜로, 장르물, 액션, 코미디 등 장르도 다양하다.

"연기 변신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닌데 그냥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느낌이 좋고 재밌으면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고백부부' 이후에 '나의 아저씨'를 선택한 건 꼭 한 번 상처 있고 거친 인생을 사는 인물을 연기 해보고 싶었서였어요. '고백부부' 속 정남길과 비슷한 캐릭터로 주연 자리가 많이 들어왔는데 조연인 이광일에게 강하게 끌렸습니다. 주·조연은 상관없는 거죠."

장기용은 고유성 역을 위해 촬영 전 액션스쿨을 2개월 다니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장기용은 고유성 역을 위해 촬영 전 액션스쿨을 2개월 다니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서는 장기용은 엘리트 형사에서 폭행 치사 혐의로 5년 형을 선고받은 고유성 역을 맡았다. 화려한 액션과 약간의 빈틈이 캐릭터의 포인트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고유성 특유의 무게감이 사라져 캐릭터의 색깔이 모호해진다. 장기용 역시 이 점이 아쉽다고 했다.

"원작 드라마는 전반적으로 무거운 분위기인데 영화는 밝고 경쾌하거든요. 그래서 고유성의 무게감과 코믹한 부분을 어떻게 융화시킬지가 고민이었어요. 연기하면서도 애매했는데 그 부분이 많이 아쉽네요."

장기용은 액션신과 마동석과 '브로맨스'에서는 꽤 완성도 높은 연기를 보여줬다. 그는 "관객분들이 마동석 선배와 브로맨스를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이유는 극 중 두 사람이 뽀뽀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브로맨스'를 해봤는데 여배우와 똑같이 설렘이 있는 것 같아요. 하하하. 뽀뽀 장면 촬영할 때 떠올리면 아직도 웃음이 나네요. 누워서 눈을 감고 있는데 마동석 형님이 온전히 느껴지더라고요. 그때 저희 스태프, 배우 모두 지쳐있었을 때인데 분위기가 밝아졌죠. 첫 '브로맨스'는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장기용, 김상중, 마동석, 김아중 등이 출연하는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9월 11일에 개봉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장기용, 김상중, 마동석, 김아중 등이 출연하는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9월 11일에 개봉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렇듯 장기용은 드라마, 영화 등에서 연기논란이나 큰 실패 없이 굴곡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렇게 된 데는 보물 지도 때문이라고 했다. "3~4년쯤 된 것 같아요. 보물 지도라는 책을 읽고 만들게 됐는데, 큰 나무 판에 2019년에 영화를 찍게 될 것이라고 쓰고, 영화배우로서 포토월에 선 제 모습을 붙여놨어요. 매일 그 사진을 보면서 상상했는데 신기하게도 이루어졌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니까 좋은 기운이 계속 따라오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보물 지도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그러자 그의 입에서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음악을 너무 좋아하고 사랑해요. 그래서 30대가 됐을 때 뮤지컬 무대에 한 번 서보고 싶어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2026년 정도가 되겠네요. 그 때를 위해서 지금 노래를 배우고 있는데 재밌어요. 사실 20살 때쯤 박은태 배우님을 보고 뮤지컬 배우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됐거든요. 최근엔 '벤허'라는 작품을 봤는데 저도 꼭 멋진 무대를 펼치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이처럼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며 달려가고 있는 장기용은 '나쁜 녀석들: 더 무비'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상중, 마동석, 김아중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다 보니 연기할 때 자신감도 붙고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이 들어요. 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네요. 사극, 진한 멜로 등 연기의 폭을 더 넓히고 싶은 바람입니다."

장기용은 나쁜녀석들: 더 무비에 대해 액션과 코미디, 감동도 있는 영화라며 가족 다같이 보기 좋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장기용은 '나쁜녀석들: 더 무비'에 대해 "액션과 코미디, 감동도 있는 영화"라며 "가족 다같이 보기 좋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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