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잇따라 월화극 폐지...지상파 드라마 보기 힘들어지나
입력: 2019.09.04 17:30 / 수정: 2019.09.04 17:30
지상파 채널 KBS SBS MBC가 월화극 폐지를 결정하거나 염두에 두고 있다. /더팩트 DB
지상파 채널 KBS SBS MBC가 월화극 폐지를 결정하거나 염두에 두고 있다. /더팩트 DB

지상파, 안방극장에서 점차 사라지나

[더팩트|김희주 기자] 지상파 3사가 모두 월화극 잠정 폐지를 선언하거나 논의를 거치고 있다. 이렇게 지상파 드라마 시장이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 섞인 시선이 쏠린다.

MBC는 '웰컴2라이프'를 끝으로 월화극 잠정 제작 중단을 발표한지 오래고 SBS는 월화극 방영을 한시적으로 제한, 예능 프로그램 '리틀 포레스트'를 편성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KBS 또한 지난 2일 월화극 중단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MBC는 현재 동시간대 방영 드라마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드라마 '웰컴2라이프'(연출 김근홍)를 끝으로 월화극 제작을 잠정 중단한다. 이는 1980년 MBC가 내놓은 첫 월화극 '백년손님' 이후 약 30여 년 만의 결정이다.

SBS는 드라마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청률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5~6월 방영된 '초면에 사랑합니다'(연출 이광영) 후 SBS는 동시간대에 드라마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 '리틀 포레스트'를 편성했다.

지상파 채널 KBS SBS MBC이 드라마 편성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KBS SBS MBC
지상파 채널 KBS SBS MBC이 드라마 편성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KBS SBS MBC

지상파 드라마 시장의 이 같은 움직임은 높은 드라마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한 방송사들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의견이 있다. 촬영 기간·환경 상 예능 프로그램보다 높은 제작비가 투입되는 드라마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면 방송사는 적자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안 그래도 드라마가 예능보다 많은 제작비가 필요한데, 최근에는 표준근로계약서가 도입되며 제작비가 올라가게 됐다. 높아지는 제작비 상승률을 시청률이 커버하지 못하면 적자가 되는데, 이렇게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드라마가 폐지될 때마다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지상파 드라마는 OCN, tvN, JTBC 등 케이블·종편 보다 많은 제약이 존재한다. 한 지상파 드라마국 관계자는 "케이블·종편 채널은 파격적이고 수위 높은 전개로 인기를 끄는 데 비해 지상파는 자극적인 소재보다 탄탄한 소재에 집중하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웰컴2라이프' 김근홍 PD 또한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은희 작가는 '(드라마에서) 원없이 사람을 죽여봤다'고 하지만, 지상파는 그럴 수 없다. 심의를 지켜야 한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또한 "지금은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가 맞았다. 지상파 드라마 감독으로서 연출이 힘든 부분이 많아 촬영을 할 때마다 작두를 타는 심정이다. 타 채널들과 달리 지상파는 방송 심의를 준수해야 해 사전 심의, 영상 심의 등으로 극성은 무뎌지고 차분해질 수밖에 없어서다. 그 안에서 리얼리티와 재미를 살리기 위해 많은 고민을 거쳤고, 지상파 또한 이 과도기적인 부분을 극복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MBC 9시 드라마 시대의 시작을 연 '검법남녀 시즌2' 노도철 PD도 앞서 프로그램 제작발표회에서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했다. 그는 오후 9시 편성 때문에 수위 조절을 해야 하는 상황에 관해 "특수 분장 팀이 공들여서 미드에 뒤지지 않게 하고 있다. 제 소망은 작품이 끝나고 무삭제 버전 블루레이가 나와 편집되지 않고 모두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상파와 편성 시간대로 인한 한계와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드라마 시장에서 다각도의 제약을 받고 있는 지상파 드라마가 편성 변화를 꾀하며 케이블·종편의 선전에 반등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heejoo32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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