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듀스X101' 조작 의혹이 엠넷에 불러온 파장, 경찰 수사 결과 촉각[더팩트 | 정병근 기자] 서바이벌 오디션 최강자 엠넷에서 '슈퍼스타K'의 공헌도는 매우 높다. 헌데 이마저 '조작 의심'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10년 부흥기가 모두 부정당할 위기다.
최근 불거진 '프로듀스X101'의 조작 의혹 여파는 크다. 두 차례에 걸쳐 CJ ENM 본사와 문자투표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프로듀스101' 이전 시즌에 대해서도 불공정한 부분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다른 시즌에 대해서도 확보한 자료가 있다"고 언급했다.
파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경찰은 '프로듀스101' 시리즈뿐만 아니라 '쇼미더머니'와 '슈퍼스타K' 시리즈의 투표 자료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프로듀스X101' 종영과 동시에 투표 조작 정황이 드러난 이후 많은 이들이 비슷한 형태로 문자 투표가 진행됐던 엠넷의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왔다. 그리고 결국 수사 대상이 됐다.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의심과 수사의 대상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불명예다.

엠넷은 2009년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바로 '대국민 오디션'이란 문구를 내건 '슈퍼스타K'의 등장이다. 첫 시즌부터 케이블 역대 최고 시청률 8.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했고 시즌2에서는 그 2배가 넘는 18.1%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최종회(18.8%) 전까지 케이블채널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당시 '슈퍼스타K2'의 인기는 신드롬급이었고 그 영향으로 지상파도 오디션 프로그램에 뛰어들었다. 시즌5로 기세가 꺾이기 전까지 엠넷의 간판이었고 '쇼미더머니', '프로듀스101' 탄생의 초석이 됐다.
엠넷에서 상징성이 매우 큰 '슈퍼스타K'에도 조작이 있었을 수 있다는 의심은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뿌리까지 뒤흔드는 일이다.
사실 '슈퍼스타K'에 대한 의혹이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시즌2부터 줄곧 될성부른 참가자 사전 섭외와 악마의 편집 논란뿐만 아니라 탈락자와 우승자를 조작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 어린 눈초리가 있었다. 지금처럼 강도 높은 의혹 제기가 일어나지 않았을 뿐이다.
'슈퍼스타K' 시리즈는 끝났지만 손자 뻘인 '프로듀스X101'에 잡음이 생기면서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그 와중에 '쇼미더머니'는 조작 의심과 별개로 '인맥 힙합'이란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과연 엠넷의 10년 부흥기가 조작과 함께 해온 영광이었을지 경찰 수사에 관심이 모아진다.
kafka@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