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식상한 '쇼미8' 덕에 신선한 '사인히어'
입력: 2019.09.03 05:00 / 수정: 2019.09.03 05:00
사인히어는 지난 22일 첫 방송돼 지금까지 2회분이 방송됐다. 3000여명의 지원자 중 1라운드에 오른 44팀의 면면들을 작위적인 편집 없이 진중하게 소개했고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애썼다. /MBN 제공
'사인히어'는 지난 22일 첫 방송돼 지금까지 2회분이 방송됐다. 3000여명의 지원자 중 1라운드에 오른 44팀의 면면들을 작위적인 편집 없이 진중하게 소개했고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애썼다. /MBN 제공

'쇼미더머니8' 혹평 속에 '사인히어' 급부상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쇼미더머니8'이 다운그레이드 자매품 '고등래퍼'보다 못하다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는 덕(?)에 '사인히어'가 상대적으로 신선해 보인다.

국내 힙합 서바이벌 대표는 2012년 시작된 엠넷 '쇼미더머니' 시리즈고 최근 수년간 힙합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 몇몇 경쟁작이 등장하기도 했으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런 중에 최근 MBN '사인히어'가 '쇼미더머니'의 힙합 서바이벌 독과점을 깨기 위해 나섰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사인히어'는 지금까지 2회분이 방송됐다. 3000여명의 지원자 중 1라운드에 오른 44팀의 면면들을 작위적인 편집 없이 진중하게 소개했고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애썼다. 요란한 편집으로 조미료를 친 '쇼미더머니8'과는 방향성이 확실히 달랐다.

'사인히어'는 '쇼미더머니'와 지향점부터가 다르다. 힙합 서바이벌의 형태지만 궁극적으로는 AOMG의 입사 오디션이다. 박재범, 사이먼 도미닉, 그레이, 코드쿤스트, 우원재가 출연해 대한민국 힙합 신을 이끌어 갈 차세대 아티스트를 뽑고 우승자는 AOMG와 3년간 계약하게 된다.

쇼미더머니가 시즌8 들어서 특히 더 심해진 인맥 힙합으로 손가락질 받고 있다. / 엠넷 제공
'쇼미더머니'가 시즌8 들어서 특히 더 심해진 '인맥 힙합'으로 손가락질 받고 있다. / 엠넷 제공

'쇼미더머니'가 시즌8 들어서 특히 더 심해진 '인맥 힙합'으로 손가락질 받고 있다. 프로듀서의 레이블 소속이거나 친분을 쌓아온 래퍼들에게 유독 관대하니 그런 말이 나올 만도 하다. 프로듀서들은 심사평으로 포장하려 했지만 그 기준마저 제각각이라 정당성을 얻지 못했다.

'사인히어'는 50인의 리스너, 특별 심사위원, 현장 투표 등의 재미 요소가 등장하지만 최소 3년간 한식구로 지내야 할 뮤지션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특혜, 인맥과는 애초에 해당 사항이 없다. "이것보다 더 깨끗한 프로그램이 있을까 싶다"는 남성현 PD의 말은 괜한 너스레가 아니다.

'쇼미더머니'에 재출연자들만 가득한 것과 달리 '사인히어'는 음악 스펙트럼이 넓고 새로운 인물도 제법 많다. 또 스웩으로 포장한 호들갑떠는 리액션만 난무하는 '쇼미더머니8'의 프로듀서들과 달리 '사인히어' 심사위원들은 나름의 기준을 갖고 진중한 평가를 했다.

박재범은 제작발표회 당시 "우리도 처음 시도하는 프로그램이라 시청률이 진짜 안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절실한 참가자들의 마음을 신중하게 받아들이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진정성 있게 심사하겠다"고 밝혔는데, 1~2회만 보더라도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사인히어는 음악 스펙트럼이 넓고 새로운 인물도 제법 많았다. 심사위원들은 나름의 기준을 갖고 진중한 평가를 했다. /방송캡처
'사인히어'는 음악 스펙트럼이 넓고 새로운 인물도 제법 많았다. 심사위원들은 나름의 기준을 갖고 진중한 평가를 했다. /방송캡처

아직까지 시청률 차이는 꽤 있다. '쇼미더머니8'은 1.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이고 '사인히어'는 1회 0.7%에서 2회 0.5%로 떨어졌다. 하지만 프로그램과 채널의 특성을 고려하면 큰 차이도 아니다. 게다가 '사인히어'는 이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려는 참이다.

'사인히어'는 지난 두 번의 방송분에서 참가자들과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어느 정도 보여줬다. 그렇다고 새로운 구성과 요소들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1라운드를 마친 시점에서 이후 어떤 흥미 요소들을 적절히 버무려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가 관건이다.

누리꾼들은 '쇼미더머니8'에 야박한 평가를 내놓는 반면, '사인히어'에는 대체로 호평을 보내고 있다. '쇼미더머니8' 제작진은 분명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저력이 있다. 반전을 만들어낼 여지는 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사인히어'가 '쇼미더머니'를 잡아먹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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