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은 MBC 월화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주연 구해령으로 활약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신입사관 구해령', 인기 요인은 주체적 여성 캐릭터
[더팩트|김희주 기자] 확실히 비주얼이 다가 아닌 드라마였다. 배우 차은우·신세경의 캐스팅으로 방영 전부터 '선남선녀' 타이틀을 거머쥔 '신입사관 구해령'. 막상 베일을 벗자 신세경의 묵직한 존재감과 활약에 이끌려 '웰메이드'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MBC '신입사관 구해령'(연출 강일수·한현희, 극본 김호수)은 조선의 첫 문제적 여사(女史) 구해령(신세경 분)과 반전 모태솔로 왕자 이림(차은우 분)의 '팩션' 드라마다. 남녀가 유별한 조선 시대에 '여사가 있었다면?'이라는 상상력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실제 중종실록에 한 관료가 제안했던 '여사 제도'를 묘사한다.
신세경은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앞길을 개척하는 구해령으로 분한다. /MBC |
극 중 신세경은 보장된 앞날을 뒤로하고 스스로 여사의 길을 택한 여사 구해령으로 분한다. 이야기의 핵심 인물이자 전개의 출발점인 구해령은 지금까지 흔히 사극에서 그린 조선 시대 여성 캐릭터와는 차원이 다른 면면으로 안방극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취미는 서양 오랑캐 서책 읽기며 존경하는 인물은 갈릴레오 갈릴레이, 어린 시절을 청나라에서 보내 세상에 호기심 많은 자유로운 영혼 구해령. 집안의 강요로 혼례를 치를 위기에 처하지만 혼례식 대신 조선 최초 치러지는 '여사 별시' 고사장으로 향하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줄도 안다.
할 말은 할 줄 알고 불의에 맞서는 배짱 두둑하고 당당한 조선의 여성이라는 점에서만 특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여성이 '사관'이 된다는 설정 자체도 흥미롭다. 역사의 편찬을 맡아 초고를 쓰는 일을 맡아보는 사관의 모든 자질을 제대로 갖춘 구해령이 조선의 역사 한복판에서 어떤 발자취를 남길지 기대를 모은다.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신세경이 확실한 존재감으로 극을 이끌고 있다. /MBC '신입사관 구해령' 방송 캡처 |
그리고 이 면모들은 신세경의 활약이 뒷받침했기에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신세경은 여느 드라마의 남성 캐릭터 못지않은 독보적 존재감을 과시하며 조선시대의 고리타분한 여성관을 깨부순다. 어떨 땐 코믹함과 유쾌함으로 사랑스러운 여주인공의 면모를 발산하며 재미를 더하다가도, 어떨 땐 거침없이 의견을 개진하고 자의적으로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는 주체적인 모습은 시대상의 여성관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물음표를 던진다.
앞서 신세경은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을 위해 외적, 물리적인 것도 많이 준비했지만 조선시대 때 일반적으로 듣거나 봐서 알고 있던 여성의 삶과는 다른 면모를 드러내야 했기 때문에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서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처음에 말투부터 다양한 것들을 고민했는데 구해령이라는 인물이 시대상에 걸맞게 사는 인물이 아니라 현대에 사는 내가 조선시대로 쏙 이동한 느낌이기 때문에 엉뚱하고 삐뚤어진 모습이 구해령 자체라 생각하고 시대에 안 어울리는 듯하게 보이는 모습 자체가 캐릭터의 모습이라 생각했다"라고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32부작 '신입사관 구해령'은 이제 막 20부작을 마치며 드디어 반환점을 돌았다. 바람대로 여사가 돼 붓을 들고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구해령, 그리고 신세경이 궁에 심은 '변화'라는 소중한 씨앗이 어떤 싹을 틔울지 기대를 모은다.
heejoo321@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