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리스트의 대표 콘텐츠 '연애 플레이리스트', '에이틴', '최고의 엔딩'. (위부터 두 장씩 아래로) '연애 플레이리스트'는 누적 조회수 4억 뷰, '에이틴'은 3억 뷰를 돌파했다. /플레이리스트 유튜브 화면 캡처 |
TV를 넘어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플랫폼이 확장되면서 이제 영상물은 포화 상태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유튜브인데요. 유튜브에서 빠르게 성공을 거둔 이들은 도대체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걸까요? <더팩트>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편집자 주>
플레이리스트 "TV-웹 경계 허무는 데 앞장설 것"
[더팩트|문수연 기자] 드라마는 보고 싶은데 볼 시간은 없고 한 번 놓치면 보기 힘들고. 하지만 웹드라마라면 가능하다. 15분 내외면 한 편을 볼 수 있고 휴대폰만 있어도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창기 웹드라마는 제작비의 한계로 퀄리티가 다소 떨어졌고 연기에 도전하는 아이돌의 등용문으로 여겨질 정도로 진입 장벽이 낮았다. 하지만 웹드라마에 대한 반응이 점점 커지며 평균 조회수가 높아졌고, 시장은 커져갔다. 최근 공개된 웹드라마는 작품 퀄리티가 높아진 것은 물론 신예은, 김동희, 신승호 등 '라이징 스타'를 여럿 탄생시켰다. 심지어 이미 이름이 알려진 배우들의 웹드라마 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김새론은 '연플리'(연애 플레이리스트) 시즌4에 출연했고, '인서울'에는 장영남과 민도희가 캐스팅됐다.
이렇게 웹드라마의 외연을 확장하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작품은 '연플리'와 '에이틴'이다. '연플리'는 2017년 시즌1이 공개되고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지난 14일 시즌4가 종영했으며 누적 조회수는 4억 뷰에 달한다. '에이틴'은 시즌 1, 2 누적 조회수가 3억 뷰를 돌파했다.
두 작품은 모두 플레이리스트의 작품이다. 플레이리스트는 2017년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웹툰과 스노우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영상콘텐츠 제작사다. 첫 번째 작품은 스노우가 스노우 앱 필터를 입혀 만든 '연플리' 파일럿이었다.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한 후 플레이리스트는 본격적으로 웹드라마 제작에 돌입했다.
플레이리스트의 대표작 '에이틴'(왼쪽)과 '연플리'. 올해 각각 시즌2, 시즌4를 공개하며 호평받은 가운데 다음 시즌을 요청하는 시청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플레이리스트 |
설립 2년여 만에 웹드라마 계를 대표하는 회사로 성장한 플레이리스트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더팩트>가 플레이리스트 박시은 PR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플레이리스트의 대표 콘텐츠는 '연플리'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점점 늘어나고 있다. 수많은 웹드라마 회사가 있지만 유독 이들의 작품이 사랑받는 이유는 '공감'이었다. 고등학교에서, 대학교에서, 아르바이트에서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를 소재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콘텐츠 발굴 과정에 대해 박 매니저는 "플레이리스트는 시청자가 원하는 이야기를 찾고, 시청자가 원하는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보통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이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작품으로 구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작품과 시청자 사이에서 간극이 벌어질 수 있다. 저희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공감'이다. 그래서 온라인 조사도 적극적으로 하고 캐릭터들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이들의 인터뷰도 진행해 작품에 반영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뻔하지 않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작품마다 각각 다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고자 노력한다. '한입만2'는 보기 어려워진 시트콤 장르를 다시 살려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에이틴2'는 10대들의 고민을 기존보다 깊게 다루고 싶었다. '연플리 시즌4' 역시 그동안 해온 제작 스타일이 아닌 새로운 변화를 꾀해 지루하지 않은 시즌이 되고자 했다. 내레이션을 없애고, 초반부 CD플레이어를 재생시키던 연출 장면을 없애는 등 연출 스타일을 변화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공통적인 목표는 플레이리스트 작품들의 세계관을 연결해준 '리필'처럼 각 작품 간 연결고리를 보여주는 재미를 추구하는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플레이스트 드라마는 각각 소재와 배경은 다르지만 마블의 영화처럼 하나의 세계관으로 연결돼 있다. /플레이리스트 |
플레이리스트는 기존 제작사와 달리 미디어의 성격도 함께 갖고 있다. 작품을 만들고 자사 채널을 통해 공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이 방송국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타깃과 소재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박 매니저는 "우리는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는 시청자를 중심으로 타깃을 정하고 전략을 짜기 때문에 10대에서 30대 사이의 시청자가 많다. 또, 웹드라마 한 편당 러닝타임이 10~15분이라 50~70분 가량의 TV 드라마보다 호흡이 짧다. 해야 하는 이야기들은 많지만 짧은 시간 안에 압축적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짧은 호흡으로 연출, 제작하는 것이 TV드라마와 가장 다른 점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도 곧 무의미해질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스트는 향후 TV와 웹의 경계가 허물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매니저는 "플레이리스트의 목표는 TV와 웹의 경계를 허무는 데 앞장서는 것이다. 벌써 웹과 TV 영역을 넘나드는 배우들이 늘어나고 있고, 플랫폼도 더 확장되고 있다. 최근 플레이리스트 작품 중 '에이틴' 시리즈가 Mnet에, '인서울'이 JTBC에 편성된 것만 봐도 웹과 TV 경계가 허물어져 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례처럼 앞으로 경계를 더욱 허물고, 다양한 유통 경로를 확보, 안착시키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또 해외에서의 플레이리스트 입지도 공고히 하고 싶다.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도 플레이리스트 작품을 믿고 볼 수 있도록 반향을 일으키고 싶다. 이를 위해 플레이리스트는 하반기에 그간 보여줬던 드라마의 새로운 시즌이나, 스핀오프 드라마가 아닌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장르, 캐릭터 등 전부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해 시청자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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