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한끼줍쇼', 방문과 침해는 한 끗 차이
입력: 2019.08.16 16:04 / 수정: 2019.08.16 16:04
한끼줍쇼가 일반인 집의 우편물을 확인하거나 계량기 숫자를 살펴보는 등 행위로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JTBC
'한끼줍쇼'가 일반인 집의 우편물을 확인하거나 계량기 숫자를 살펴보는 등 행위로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JTBC

'한끼줍쇼', 한 두 번 아닌 '사생활 침해' 논란...왜?

[더팩트|김희주 기자] 예능 프로그램 '한끼줍쇼'가 '방문'과 '침해'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방송된 JTBC '한끼줍쇼'에서는 게스트로 출연한 래퍼 김하온과 그룹 NCT 멤버 마크 그리고 MC 이경규가 한 끼를 얻어먹을 집을 탐색하기 위해 각 호수마다 전기 계량기를 확인하는 모습이 담겼다. 앞서 우편물을 확인해 논란이 됐던 바 있는 '한끼줍쇼'는 또 한 번 사생활 침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경규는 부재중이 아닌 집을 알아내려 마크에게 "*02호를 방문해라. 계량기가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고, 마크는 이에 감탄했다. 이 장면에서 '정말 멋진 형'이라는 문구가 자막으로 등장했으며, 이후에도 이경규 팀이 아파트 우편함을 살피고 1층 주차장 차 여부를 확인하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에 나왔다.

지난 한끼줍쇼 방송분에서는 이경규 팀이 아파트 계량기와 우편함을 확인해 집에 사람이 있는지 추측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JTBC 한끼줍쇼 방송 캡처
지난 '한끼줍쇼' 방송분에서는 이경규 팀이 아파트 계량기와 우편함을 확인해 집에 사람이 있는지 추측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JTBC '한끼줍쇼' 방송 캡처

이를 본 다수 시청자들은 이 장면이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의견을 내며 불쾌함을 표현했다. 이들의 행위가 자칫 빈집을 노리는 범죄자들에게 악용될 수 있다는 게 근거였다. 실제로, 계량기를 살펴보고 우편함의 우편물 개수를 대조해 거주자가 집을 오래 비웠는지를 추측하는 행동은 각종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는 타인의 우편물을 불법 취득하는 행위를 절도죄로, 우편물을 뜯어보는 행위를 비밀침해죄로 적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한끼줍쇼' 제작진은 16일 <더팩트>에 "촬영 현장 및 편집 과정에서 방송에 노출된 사항이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서 분명하게 인지하지 못한 점을 반성중이다.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방송분량은 다시보기서비스에서도 삭제한 상태이며 앞으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끼줍쇼'가 같은 문제로 시청자들로부터 지적을 당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11월 방송된 '한끼줍쇼'에서는 잠실 아파트 단지를 방문한 이경규 팀이 아파트 1층 우편함 속 우편물의 유무를 보고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 이번과 비슷한 논란을 만들어낸 바 있다.

한끼줍쇼는 그동안 꾸준히 사생활 침해와 관련된 문제를 지적받아왔다. /JTBC
'한끼줍쇼'는 그동안 꾸준히 사생활 침해와 관련된 문제를 지적받아왔다. /JTBC

'한끼줍쇼'는 당초 프로그램 특성상 일반인들이 거주하는 동네의 지리가 그대로 노출되거나 특정 집 위치가 방송만 보고도 추측할 수 있게끔 아무런 조치 없이 전파를 탄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우려와 불만 섞인 비판을 받아왔다. 그리고 이번 논란으로 제작진과 출연진은 또 한 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됐다.

일반인들은 연예인 패널들의 갑작스러운 방문에도 거리낌 없이 환영하며 소중한 한 끼를 대접한다. 하지만 이들이 만약, 자신의 집을 방문하기 전 어떤 일들이 펼쳐졌는지 알고 있었다면 흔쾌히 그 식사를 내어줄 수 있었을까. 게다가 방문을 거절한 집조차 자신들의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끼줍쇼'는 하루를 살아가는 원동력, 소통의 매개체이기도 했던 우리네 저녁 밥상, 평범한 가정·국민들의 저녁 속으로 들어가 저녁 한 끼 나누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엿보고자 하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과연 지금까지 '한끼줍쇼'가 보여준 모습들이 진정한 소통과 연관돼있는지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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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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