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국프'여 일어나라①] '프듀X'에 당신의 소년이 없던 이유
입력: 2019.08.03 00:00 / 수정: 2019.08.05 08:41
프로듀스 101 시즌 2는 지난 2017년 방영됐으며 톱 아이돌 그룹 워너원을 배출했다. /Mnet
'프로듀스 101 시즌 2'는 지난 2017년 방영됐으며 톱 아이돌 그룹 워너원을 배출했다. /Mnet

'프듀X'는 왜 '국프'의 기대에 못 미쳤나

[더팩트|김희주 기자] 형만 한 아우는 없다는 말이 제격이다. 워너원을 뛰어넘는 새 보이그룹을 배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출발한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이하 '프듀 X')은 결국 부진한 성적표를 거듭하다 지지부진한 화제성과 함께 씁쓸한 종영을 맞았다.

지난달 19일 '프듀X'는 데뷔 그룹명을 엑스원을 발표하고 김요한, 김우석, 한승우, 송현준, 조승연, 손동표, 이한결, 남도현 차준호, 강민희, 이은상을 데뷔 조로 확정 지으며 약 3개월간 대장정을 마쳤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민 프로듀서들의 안목으로 만들어낸 11인이지만, 프로그램이 방영된 기간 동안 역대 최저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암울 시즌'이라는 혹평까지 받은 이들이 과연 워너원만큼 화려한 전성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섞인 반응도 크다.

프로듀스 X 101은 프로듀스 101 2보다 낮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했다. /Mnet
'프로듀스 X 101'은 '프로듀스 101 2'보다 낮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했다. /Mnet

이번 시즌이 혹평을 거듭한 이유는 물론 반복되는 진행 방식, 반전 없는 지루한 연출, 종영 후 불거진 투표 조작의혹 등 시청자에 따라 여러 요인을 들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지적을 받는 부분은 개성없고 따분한 101명 연습생의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연습생이 주체적으로 경쟁을 펼쳐나가고 그 연습생들을 매 회 시청자의 손으로 직접 발굴한다는 점에서 '프로듀스' 시즌의 긴장감과 흥미를 자극하는 가장 큰 요소는 '연습생' 그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프듀X'가 방영 전부터 내건 5년이라는 역대 최장 계약기간은 결국 자충수가 됐다는 의견이 많다. 5년간 엑스원으로 활동한 후 다시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갈 때를 고려해 연습생 참가를 결정한 기획사들 측에서는 기존 시즌 연습생보다 비교적 어린 나이대의 출연자들을 내보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데뷔 순위권 안에 든 20인만 살펴보더라도 '프듀 2' 방영 당시 최연소로 주목받은 이우진(당시 15세)의 나이를 웃도는 남도현(16), 손동표(18), 이진우(16), 토니(18) 등 미성년자들이 다수 분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프듀X 연습생들은 미흡한 실력과 데뷔 이력이 있는 연습생들의 참가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잃게 만들었다. /Mnet 프로듀스 X 101 2
'프듀X' 연습생들은 미흡한 실력과 데뷔 이력이 있는 연습생들의 참가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잃게 만들었다. /Mnet '프로듀스 X 101 2'

연습생들의 나이는 평균적으로 연습 기간과 비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실력을 갖추지 못한 연습생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은 1회부터 탄로 나며 시청자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출발했다. 이렇다 할 내세울 점 없이 미숙한 모습으로 조금의 위기 상황만 맞으면 곧바로 울음을 터트리는 참가자들은 국민 프로듀서에게 투표 욕심보다 채널을 돌리고 싶은 피로도만 높였다.

'프듀 2'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룹 뉴이스트의 선례를 생각해 '제2의 뉴이스트'를 노리고 출연한 다수 '중고 신인'도 긴장감을 떨어트리는데 한몫했다. 앞서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전 연습생 101명의 프로필이 모두 공개되자 다소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룹 업텐션 출신 김우석과 이진혁, 마이틴 출신 송유빈, 이유진, 박선호, 빅톤 출신 최병찬과 한승우 등 현역 아이돌 가수들 또는 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 있거나 이전에 이미 배우라는 타이틀로 데뷔 신고식을 치른 적 있는 이들이 다수 포진돼있었다.

프로듀스 X 101이 낮은 화제성과 함께 종영했다. /CJ E&M
'프로듀스 X 101'이 낮은 화제성과 함께 종영했다. /CJ E&M

'프듀'는 시즌 1, 2의 영광을 이어가려 매번 시스템의 차별화를 두고 새 시즌을 거듭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돌아온 건 오히려 과거를 그리워하는 국민 프로듀서들의 아쉬움뿐이다. 여기에 종영 후 불거진 투표 조작논란까지 더하면 '프듀'는 이미 국민 프로듀서들의 흥미와 신뢰를 상실했고, 이제는 새 시즌을 기획하려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현재의 논란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로 다가왔다.

'프듀' 시리즈가 계속된 시리즈 제작을 꾀한다면, 계속되는 잡음과 반복되는 지적들을 가라앉히고 국민 프로듀서들에게 "당신의 소년을 투표하라"는 요구보다 '자신의 소년'을 만들고 싶어 하는 욕구를 자극하게 만드는 게 우선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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