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맞서 국내 각계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새롬 기자 |
일본 불매 운동 확산, 연예계는 어떨까?
[더팩트|문수연 기자]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이 분야를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연예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라는 경제보복에 분노한 국민들이 일본 관련 불매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여행을 자제하고 일본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을 비롯해 일본 드라마, 영화 보이콧 등 연예계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반일 감정이 커지면서 가장 먼저 지적받은 건 여행 예능프로그램이다. 그동안 KBS2 '배틀트립', tvN '더 짠내투어에서는 일본 여행을 하는 출연진의 모습이 수차례 담겼다. '일본에서 지원을 받은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촬영지 1순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본 배경이 싹 사라졌다. 태국, 카자흐스탄 등 새로운 곳의 모습을 담으며 국민 정서를 반영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일부 예능 프로그램들은 '라멘', '규카츠' '스테이크동' 등의 일본 음식을 '라면', '비프커틀릿' '스테이크 덮밥' 등으로 바꿔서 자막으로 내보내며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드라마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작품을 보이콧하자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후지TV에서 방송된 '메꽃, 평일 오후 3시의 연인들'을 리메이크한 채널A 금토드라마 '평일 오후 세 시의 연인'은 싸늘한 반응 속에 1%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봉오동 전투' '주전장' '김복동' 포스터 /㈜쇼박스, ㈜시네마달, ㈜엣나인필름 제공 |
영화계에도 반일 정서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5일 개봉한 '주전장'은 예상보다 많은 60개 관을 확보했다. '주전장'은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을 넘나들며 3년에 걸친 추적 끝에 펼쳐지는 일본군 위안부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8월 7일 개봉하는 '봉오동 전투'도 주목받고 있다. 독립군 연합 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첫 대규모 승리를 쟁취한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를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인 '봉오동 전투'는 반일 정서 영향을 받아 많은 관객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8월 8일 개봉하는 '김복동'은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다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반면 방학 시즌을 겨냥하고 개봉한 '명탐정 코난:감청의 권'과 '극장판 엉덩이 탐정:화려한 사건 수첩' 등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반응은 차갑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날씨의 아이'도 10월 개봉 예정인 가운데 관람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벌써 들려오고 있다.
이시언과 김규종은 인스타그램에 일본 여행 사진을 올려 비난을 받았다. /이시언 인스타그램, 김규종 인스타그램 |
작품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의 경솔한 행동이 질타를 받기도 한다. 배우 이시언은 일본에 사는 지인의 집에 방문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삭제했다.
그룹 SS501 김규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본인 여자친구와 유카타를 입고 일본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여러 장 올리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김규종은 사진을 올린 직후 삭제했지만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됐고, 시국에 맞지 않은 경솔한 행동으로 질타를 받았다.
이처럼 미디어 속 작품과 연예인을 향한 잣대도 격해지는 반일 감정에 따라 엄격해지고 있다. 가장 빠르게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고, 이끄는 곳이 연예계인 만큼 유연하고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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