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신동미, 연기파 배우의 속사정
입력: 2019.07.31 00:00 / 수정: 2019.07.31 00:00
신동미가 방송을 통해 힘들었던 과거를 털어놨다. /이동률 기자
신동미가 방송을 통해 힘들었던 과거를 털어놨다. /이동률 기자

신동미의 용기있는 고백

[더팩트|박슬기 기자] "시험관 시술에 전념했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니라고 밝혀졌지만 악성종양으로 의심되는 것이 발견되면서 상황이 안 좋아졌습니다."

배우 신동미가 지난 29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에서 담담하게 밝혔다. 데뷔 19년 차, 연기파 배우의 속사정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신동미는 한 강연 무대에 올라 데뷔부터 슬럼프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학교에서 1등은 사회에서 1등이 아니었다. 난 쭉 단역이었다. 항상 내 배역엔 숫자가 붙었다. 친구1, 카페직원2, 직장동료3, 이런 식으로. 내 배역에 이름이 붙는 게 소원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1998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신동미는 2001년 MBC 문화방송 공채 탤런트 30기로 정식 데뷔했다. 이후 활발한 활동을 상상했으나 쉽지 않았다. 특히 미니시리즈 주연으로 캐스팅이 되고도 그는 소속사가 없어 작품을 할 수 없는 상황과 마주해야 했다. 촬영 중에 드는 의상이나 헤어, 메이크업 등의 비용을 본인이 부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동미는 "엉엉 울었다. '제대로 가고 있는 거니?' '이게 왜 좋으니?' 너는 누구니?'라는 질문을 던졌고, 깊은 우울증에 빠졌다. 그러고 나니까 다른 사람 탓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결국 그 화살이 저한테로 돌아왔다. '내가 못나서 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존심도 다 내려놓고 바닥에서 다시 시작했다. 신인 연기자들 연기 선생님도 하면서 연극, 뮤지컬, 독립영화 등 닥치는 대로 연기를 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최근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20세기 소년소녀' 'THE K2' '그녀는 예뻤다'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한 신동미였지만 그 이면에 남다른 아픔이 있었다.

그는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더라. 뮤지컬을 통해 만난 남편과 지금 결혼을 했고, 당시 출연한 영화들이 해외 영화제에 초청돼 수상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방송, 드라마, 영화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너무 행복했다. 그런데 그때 또 시련이 왔다"고 말했다.

신동미는 지난해 악성종양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SBS 동상이몽2 캡처
신동미는 "지난해 악성종양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SBS '동상이몽2' 캡처

신동미는 "작년에 정기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갔는데, 악성종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암이라는 거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제가 나이가 있다 보니까 아이를 갖고 싶어서 준비했던 시험관 시술도 실패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으로서, 여자로서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이 두 사건이 저한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그때 하고 있던 작품에도 영향을 줬다. 연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신동미는 배우의 길을 포기하려고 했다. 그러던 찰나 문영남 작가의 '왜 그래 풍상씨' 출연 제안이 들어왔다. 주연급 캐스팅이었다. 신동미는 "자신이 없었지만 어쩌다 보니 출연을 하게 됐다. 대본을 봤더니 정통적인 어머니상의 간분실 역이었다. 내 표정 하나에도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져야 했던 캐릭터였기에 부담감은 더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 민낯을 선택했다. 신동미는 "'왜 그래 풍상씨'에서 가장 많은 칭찬 받은 부분이 바로 민낯 연기였다. 그런데 저는 용기가 없어 민낯을 선택했다. 연기에 대한 자신이 없어서 민낯 뒤에 숨고 싶었던 거다. 그런데 '왜 그래 풍상씨'가 많은 사랑을 받았고, 많은 댓글이 저를 안아줬다"고 했다.

신동미는 "작년만 해도 제가 이 자리에 서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이런 질문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시절의 내 모습이든 나쁜 시절의 내 모습이든, 저한테 끊임없이 던진 질문들이 쌓여 지금의 제가 있는 거 같다. 앞으로 저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강연이 공개된 후 누리꾼의 응원은 쏟아졌다. 신동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너무 두려웠고 떨렸습니다. 오늘 해주신 정성 가득한 이 말씀들을 가슴에 깊이 간직하겠습니다"라며 감사 글을 올렸다.

신동미는 지난 4월 '동상이몽2'에 출연하면서 대중과 가까워졌다. 드라마 또는 영화에서만 얼굴을 비추던 그가 예능 나들이에 나선 것이다. 방송에서 남편 허규와 솔직담백한 부부의 일상을 보여준 그는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아울러 지난 19일 처음 방송을 시작한 SBS 금토드라마 '의사요한'에도 출연하며 본격적인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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