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단, 하나의 사랑' 김보미, 주연이라는 무게
입력: 2019.07.27 09:00 / 수정: 2019.07.27 09:00
김보미는 지난 11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에서 발레리나 금니나 역을 맡았다. /이새롬 기자
김보미는 지난 11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에서 발레리나 금니나 역을 맡았다. /이새롬 기자

김보미 "힘들었지만, 연기에 대한 도전 의식 생겼죠"

[더팩트|박슬기 기자] 밤낮없이 발레만 했다. 촬영이 끝나면 곧장 연습하러 갔고, 웬만한 발레리나만큼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발레를 전공하던 학창 시절보다 더 열심히 했단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생애 처음으로 맡은 주연이었기 때문이다. 배우 김보미의 이야기다.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편집국에서 지난 11일 KBS2 수목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을 끝낸 김보미를 만났다. 그의 얼굴엔 시원섭섭한 감정이 묻어나 있었다. 첫 주연 캐릭터인 금니나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서운함과 이젠 그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다는 시원함이 복합적으로 보였다.

"꾸준히 작품을 했지만, 이렇게 배역을 떠나보내기 힘든 건 처음이에요. 다른 배우들이 '작품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라고 했을 때 온전히 공감하기 힘들었는데, 이번에서야 알게 됐어요. 작품이 끝나고 나니까 마음이 공허하더라고요. 이 감정을 꽤 오래 안고 갈 것 같아요." 김보미는 극 중 실력 있는 발레리나지만 친구이자 6촌 관계인 이연서(신혜선 분)에게 밀려 빛을 보지 못한 금니나 역을 맡아 연기했다. 금니나는 천성이 착하고 바보스러울 만큼 욕심이 없는 인물로 자신의 의견도 없다. 엄마와 언니가 시키는 대로 하는 꼭두각시.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속에 숨겨져 있던 미묘한 경쟁의식과 분노의 감정을 깨닫게 된다. 김보미는 금니나의 이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기가 꽤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김보미는 실제 학창시절 발레를 전공했다. 사진은 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 속 김보미의 모습. /KBS2 제공
김보미는 실제 학창시절 발레를 전공했다. 사진은 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 속 김보미의 모습. /KBS2 제공

"니나가 정말 답답했어요. 세상에 이렇게 착할 수가 있을까 싶더라고요. 게다가 욕심도 없죠. 그래서 극 초반 니나 캐릭터를 잡아 나갈 때 계속 의심을 했던 것 같아요. '과연 연서에 대한 경쟁심이 정말 없는 걸까' 하고요. 제가 갈피를 잡지 못하니 캐릭터도 갈피를 잡지 못한 느낌이었죠. 그런데 중반부터 니나의 속마음을 알게 됐어요. 그때부턴 연기하기가 조금은 편해졌죠. 그러면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났던 것 같아요. 여러모로 많이 아쉽습니다."

김보미는 이번 작품이 유독 욕심났다고 했다. 오랜 시간 했던 발레가 소재였고, 여기에 '천사'라는 신선한 이야기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잘 해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생애 첫 주연작을 따냈다. 하지만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주연에 대한 부담감과 압박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단, 하나의 사랑'이 너무너무 하고 싶었어요. 잘 해낼 수 있겠더라고요. 캐스팅됐다는 소식 듣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는데, 그건 잠시뿐이었어요. 대본을 받는 순간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부터 들었죠. 12월부터 발레만 했어요. 대역 없이 가는 거라서 수준급으로 보여줘야 했으니까요. 2월 말부터 촬영이 들어갔는데, 그땐 제가 발레리나인지, 발레리나 역을 맡은 배우인지 혼동이 될 정도였죠."

하지만 피나는 노력은 빛을 발했다. 지젤을 따내기 위한 '매드신'은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다. 또한, 금니나의 감정선이 결정적으로 변하는 계기였기에 금니나에게, 또 이를 연기한 김보미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김보미는 지난해 12월부터 발레 연습에 매진했다. /이새롬 기자
김보미는 지난해 12월부터 발레 연습에 매진했다. /이새롬 기자

"그 장면을 위해 정말 연습을 많이 했어요. 수십 번 안무를 바꿨죠. 사랑스러운 백조를 연기하는 연서와 반대로 점점 미쳐가는 '매드신'(크레이지신)을 통해 캐릭터의 본심을 보여줬어야 했으니까요. 작가님도 '미치광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촬영 직전까지도 끊임없이 연습하고 수정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때 니나한테 완전히 이입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김보미는 약 7개월을 금니나로 살았다. 첫 주연작에 대한 만족도는 어떨까. "너무 부족해서 시청자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커요. 전 '이만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좀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죠. 이번 기회를 통해서 주연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무게감을 잘 알게 됐죠. 배우로서 완벽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서 죄송해요. 하지만 앞으론 잘 해낼 자신 있습니다."

김보미의 첫 주연작 데뷔에 주변에선 응원이 이어졌다. 영화 '써니'로 연을 맺은 강소라는 김보미의 집을 직접 찾아 응원했다. 김보미는 "(강)소라에게 주연 배우의 시선 처리, 동선 등 다양한 부분을 조언받았다"고 말했다. 또 영화 '불한당'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 역시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고 전했다.

2008년 드라마 '바람의 화원'으로 데뷔한 김보미는 약 11년 만에 '누군가의 친구'가 아닌 주연배우로 발돋움하게 됐다. 아직 스스로는 부족하다고 했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도전 의식'이 생겼다고 한다. "'단, 하나의 사랑' 끝나고 한동안 쉬고 싶었는데,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요. 어려웠지만 연기에 대한 재미를 확실히 느꼈거든요. 하반기에 새로운 작품으로 또 찾아뵙고 싶습니다."

김보미는 영화 써니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어셈블리 맨투맨 데릴남편 오작두 은주의 방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이새롬 기자
김보미는 영화 '써니'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어셈블리' '맨투맨' '데릴남편 오작두' '은주의 방'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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