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위버스'로 하나 된 BTS 아미, 소통 강화 '명암'
입력: 2019.07.22 05:00 / 수정: 2019.07.22 07:50
지난 1일 방탄소년단의 전용 소통 어플 위버스가 개설됐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1일 방탄소년단의 전용 소통 어플 위버스가 개설됐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과 직접 소통 가능한 어플리케이션 '위버스', 개설 20일 만에 150만 돌파

[더팩트|박슬기 기자] 신개념 소통의 장인가, 아니면 또 다른 '상술'인가. 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아티스트와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전용 어플리케이션 위버스(Weverse)를 만들어 폭발적 인기를 모으면서 화제다. 포털사이트 및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에서 벗어나 방탄소년단만의 독점적인 소통의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연예계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일 개설된 위버스는 아티스트와 글로벌 팬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멤버십 기반 어플리케이션이다. 아티스트 별 커뮤니티를 통해 직접적인 교류는 물론, 팬들 간 정보 공유를 할 수 있다. 또 타 플랫폼에 공개되지 않은 차별화된 독점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플랫폼 내 모든 콘텐츠는 총 10개 언어로 번역된다. 하지만 위버스는 비단 소통 창구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마케팅 어플인 위플리와 연동되는 구조를 가져 소통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오전 기준으로 현재 위버스의 이용자수는 162만 8330명이다. 가입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동안 여러 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콘서트·행사 후기와 정보 교류, 아티스트 사진 등을 공유했다면 이젠 위버스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방탄소년단과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해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해왔다. /방탄소년단 트위터, 유튜브
방탄소년단은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해왔다. /방탄소년단 트위터, 유튜브

방탄소년단은 국내외 아미들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며 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덕분에 위버스는 개설 초반부터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식 팬 카페가 폐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6년부터 방탄소년단을 좋아한 아미 김 모(28)씨는 <더팩트>에 "팬 카페를 통해 얻는 정보들이 있었는데, 이제 위버스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게 됐다. 이 때문에 팬 카페 활동이 줄어들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공식 팬 카페는 정회원이 되기 어렵다고 소문난 카페다. '방탄 고시'라고 불릴 만큼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정회원이 될 수 있어서다. 그러한 특수성 때문에 방탄소년단 공식 팬 카페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위버스는 가입만 하면 모두가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특수성을 잃게 됐다. 일부 아미는 그 부분에 대해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그동안 쌓아온 다양한 정보와 시간이 사라질까 봐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팬은 "위버스가 생기면서 SNS 분산화가 됐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오랫동안 커뮤니티 활동을 한 아미 김 모(30)씨는 "트위터와 공식 팬 카페 등에서 활동을 했는데, 새로운 커뮤니티가 생기면서 또다시 적응을 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생겼다"며 "여전히 기존에 썼던 곳들을 오가고 있는데, 오히려 집중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다양한 SNS에서 소통하고 있었던 방탄소년단이 새로운 채널을 만들면서 집중도가 분산된다는 것이다.

위버스 피드를 통해 방탄소년단 게시물 올리는 팬들 /위버스
위버스 피드를 통해 방탄소년단 게시물 올리는 팬들 /위버스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거듭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한 소통 방식 때문이었다. 그들은 데뷔 초기부터 SNS로 활발한 활동을 했고, 그들의 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뻗어나가면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물론 그 배경엔 방탄소년단의 탄탄한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SNS를 통한 홍보의 선구자 역할을 한 방탄소년단은 독점적인 소통 채널을 만들어 마침내 '그들만의 세상'을 열었다.

위버스 개설과 동시에 사용을 시작한 아미 이 모(22) 씨는 "처음엔 생소하다고 생각했지만, 간결한 사용방법으로 하루에 대부분의 시간을 위버스로 보내고 있다"며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올리는 사진에 방탄소년단이 다는 댓글을 보는 게 정말 재밌는 것 같다"며 "하지만 여전히 트위터와 다른 커뮤니티를 오가며 사용하고 있긴 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소통의 장벽을 느끼는 외국인 팬들 역시 위버스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So happy that I have made it(위플리에 가입하게 돼서 기쁘다)"(Hey***) "Thank you for this amazing new way to interact with you(너희와 함께 새롭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겨서 고맙다"(Lar***) 등 위버스에서 기쁨을 표했다.

그룹 방탄소년단과 팬 아미가 소통하는 어플리케이션 위버스와 위플리가 지난 1일 개설됐다. /이새롬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과 팬 아미가 소통하는 어플리케이션 위버스와 위플리가 지난 1일 개설됐다. /이새롬 기자

위버스는 다양한 SNS의 이점을 한 곳에 모았다. 페이스북 또는 인스타그램처럼 게시물을 자유롭게 게재할 수 있는 피드(Feed)란이 있으며 해시태그 #to_BTS #to_RM 등을 이용해 방탄소년단에게 직접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

또 아티스트(Artist)란은 멤버들이 직접 쓴 글을 볼 수 있는 메뉴다. 일반적인 포스트와 '모먼트'를 확인할 수 있다. 모먼트는 멤버들이 순간순간 느낀 점을 짧은 글로 공유하며, 팬들이 24시간동안 댓글을 남기고 응원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기능과 비슷하다.

미디어(Media)란은 방탄소년단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영상과 이미지가 올라오는 메뉴다. 선공개 되거나 독점 공개되는 콘텐츠가 게재된다. 오직 위버스 이용자만이 볼 수 있다. 이처럼 위버스에선 방탄소년단과 소통, 각종 영상, 팬들 간 교류를 한 곳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아미들은 '위버스 클린 캠페인'을 시작했다. 건강한 소통의 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게시물 작성은 지양하자' 'BTS 위버스는 오픈 커뮤니티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위버스 이용 가이드라인 안내 규칙을 준수하자'는 등 자신들만의 규칙을 만들었다.

팬미팅 매직샵에 온 방탄소년단 팬들이 플래카드를 들고있다. /이선화 기자
팬미팅 매직샵에 온 방탄소년단 팬들이 플래카드를 들고있다. /이선화 기자

위버스와 함께 공동으로 운영되고 있는 위플리(Weply)도 있다. 위플리는 상업적 목적의 어플리케이션으로, 방탄소년단 멤버십 가입과 관련 굿즈를 구매할 수 있다. 위버스를 다운로드받을 시, 위플리를 다운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한 굿즈 등 다양한 물품은 원화뿐만 아니라 달러로도 구매가 가능하고,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빅히트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구매과정을 간소화시키면서 더 쉽게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게 됐다. 일부 팬들은 "빅히트가 돈을 벌기 위해 작정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약 3년 전부터 방탄소년단을 좋아했다는 아미 박 모(34)씨는 "돈을 쓸 수밖에 없게 만드는 시스템"이라며 "빅히트가 얼마나 더 많은 돈을 벌려고 하나 싶다"고 말했다. 또 중학생인 김 모(14)씨는 "용돈을 겨우 모아서 멤버십 가입을 했는데, 굿즈도 판매하니 사고 싶은 게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위플리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도 꽤 보였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위버스에 대해 "트위터나 유튜브는 보편적으로 쓰이는 플랫폼인데 위버스의 경우 방탄소년단과 팬들만 이용하는 것이라 확실한 소속감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방탄소년단과 소통한다는 느낌도 강해서 팬덤이 더 공고해질 것 같다"며 "이 방법이 성공을 거두면 하나의 선례가 돼서 다른 가수들도 전용 소통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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