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요한'(왼쪽)과 '멜로가 체질'이 인물 소개 중 올바르지 못한 표현으로 누리꾼의 비판을 받았다. /SBS, JTBC |
등장인물 소개, 신중하지 못했다가 결국...
[더팩트|김희주 기자] 시대적 사회적 여성관의 변화에 따라 미디어들도 점차 변하기 시작하는 요즘, 예전의 드라마·영화 속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성차별적 설정이나 장면들도 조금씩 줄어드는 조짐이 보인다. 하지만 이 가운데, 사회 흐름을 쫓지 못한 젠더 의식으로 방영 전부터 누리꾼의 비난을 받고 있는 드라마들이 있다.
오는 19일 첫 방송을 앞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SBS 드라마 '의사 요한'(연출 조수원)이 그 예다. '의사 요한'은 홈페이지에서 수간호사 캐릭터를 '아줌마'라고 소개했다가 항의를 받아 수정하는 일을 겪었다.
'의사 요한'은 인물 소개 중 간호사를 표현하는 부분에서 올바르지 못한 설명으로 누리꾼의 비난을 샀다. /SBS '의사요한' 캐릭터 소개 캡처 |
당초 '의사 요한' 제작진은 등장인물 소개에서 수간호사인 홍 간호사를 "일명 '홍간'. 병원 내 일어나는 대소사를 사사건건 알아야 하고 퍼트려야 직성이 풀리는 수다스럽고 호들갑스러운 아줌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3년 차 간호사인 나간호에 관해서는 "통증 센터 접수처를 꿰차고 앉아 틈틈이 먹고, 먹다가 퇴근하던 일상의 차요한의 등장으로 백팔십도 달라진다'고 표현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작가나 연출자들이 간호사라는 전문 직업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는 무식한 인간들이네. 공부 제대로 하고 드라마 만들어라"(jdle****) "수간호사 하려면 최소 20년 연차+석사 학위 이상인데. 이제 갓 발령받은 의사가 '홍간' 이러고 부른다고? 주임급 신입이 전무 보고 '야 홍전무야'이러고 부른다고 써라 그냥. 작가는 아무나 하나보네"(whdk****) 등 댓글을 달았다.
특히나 이들 중에는 여초 직업인 간호사를 향한 무시와 차별적 시선이 깔려있다는 여성들의 의견도 포함돼 있었다. 개인의 노력으로 사회적 성공을 얻어내 높은 직급에 올라도 결국 그 성별이 여성이라면 '아줌마'라는 단어로 한순간에 전락해버린다는 데에 불쾌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누리꾼들이 시청자 게시판에까지 항의성 글을 게재하는 일이 벌어지자 '의상 요한' 측은 지적받은 부분을 "분위기 메이커" "성장한다"로 수정했다.
'멜로가 체질' 천우희 캐릭터 포스터. /JTBC |
오는 26일 첫 방송을 앞둔 JTBC '멜로가 체질'도 캐릭터 소개로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바로 주연 배우 천우희가 맡은 임진주 역의 캐릭터 포스터에 나온 '된장녀'라는 표현 때문이다.
당초 "30대,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이 가장 끌렸다"던 천우희의 말처럼, '멜로가 체질'은 여성 배우 3인을 주연을 내세우며 2, 30대 예비 여성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임진주의 캐릭터 소개에 있는 '된장녀'라는 표현을 본 누리꾼들은 트위터에 익명으로 "지금 2019년 맞지? 드라마 포스터에서 '된장녀'라는 표현을 보게 될 줄은 몰랐네" "시대착오적인 '된장녀' 표현을 사용하다니"라고 글을 올리고 목소리를 내며 실망을 표현했다.
아직 1화도 방송하지 않은 '의사 요한' '멜로가 체질'이 시작 전부터 크고 작은 잡음을 만들어낸 가운데, 논란을 잠재우고 순항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heejoo321@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