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BTS 병역 특례 논의, 무엇이 정답인가
입력: 2019.07.10 10:20 / 수정: 2019.07.10 17:40
BTS 멤버들이 차례로 병역을 이행하게 될 경우 완전체 활동은 한동안 불가능해진다. 더팩트가 주최한 U⁺5G 더팩트 뮤직 어워즈에서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 제이홉, 뷔, 진(왼쪽부터)이 대상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선화 기자
BTS 멤버들이 차례로 병역을 이행하게 될 경우 완전체 활동은 한동안 불가능해진다. 더팩트가 주최한 'U⁺5G 더팩트 뮤직 어워즈'에서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 제이홉, 뷔, 진(왼쪽부터)이 대상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선화 기자

내년부터 차례로 병역 의무 예정, 최소 5년 '완전체 공백' 예상...대중 문화는 특례 혜택 없어

[더팩트|강일홍 기자] '해품달'과 '별그대'로 최고의 한류스타로 거듭 난 김수현이 지난 1일 21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 어린 시절부터 앓아온 심장관련 질환으로 대체복무에 해당하는 4급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5년간 꾸준히 '건강관리'를 한 후 재검을 자청해 1급을 받았다. 입대 후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되는 최전방 부대 수색대에 지원해 화제를 모았다.

공교롭게도 같은날 EXO 멤버 디오(도경수)는 입대소식을 알렸다. 다만 디오가 조용한 입영을 희망해 해당부대나 시간 등을 일체 공개하지 않았고, 당일 별도의 행사도 생략했다. 대신 팬들에게 자필 편지로 소식을 전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그는 명실상부 K-POP 최고 그룹 멤버로 연기자로서도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백일의 낭군님' 등에 출연했다.

연예계는 이날 이들의 '軍 배턴터치'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힘든 수색대 근무를 자원해 당당히 군 복무를 마치고 팬들 곁으로 돌아온 김수현은 물론이고, "남자라면 누구나 해야할 당연한 국방의무를 소란스럽게 소리내고 싶지 않다"며 조용히 입대한 디오의 선택과 행동은 그 마음가짐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웠다. 더구나 최고 인기를 누리는 한류스타란 점에서 더 빛이 났다.

수색대 근무를 자원해 당당히 군 복무를 마치고 귀환한 김수현(왼쪽)과 남자라면 누구나 해야할 당연한 국방의무를 소란스럽게 소리내고 싶지 않다며 아무도 몰래 조용히 입대한 디오(도경수). /더팩트 DB
수색대 근무를 자원해 당당히 군 복무를 마치고 귀환한 김수현(왼쪽)과 "남자라면 누구나 해야할 당연한 국방의무를 소란스럽게 소리내고 싶지 않다"며 아무도 몰래 조용히 입대한 디오(도경수). /더팩트 DB

◆ '대한민국 자존심' BTS, 명실상부 국위선양 앞장서는 '문화계 금메달리스트'

한데 이들의 당당하고 멋진 모습과는 달리 연예인들의 군 문제가 언급될 때마다 팬들의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떨쳐버릴 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 연예계 병역비리와 특혜시비는 한때 잊을 만하면 한번씩 불거지는 악성 코드였다. 그동안 일부 연예인들의 병역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고, 그들을 둘러싼 '어리석은 과거사'는 악몽처럼 똬리를 틀어 불신으로 이어져 있다.

그럼 글로벌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어떻게 할 것인가. BTS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다. 외신들이 '21세기 비틀즈'로 평가할 만큼 전세계 팬들은 BTS의 매력에 푹 빠졌다. CNN은 '어떻게 BTS가 미국을 무너뜨렸나'라는 기사에서 1960년대를 뒤흔든 엄청난 비틀스 열풍 또는 팬을 뜻하는 '비틀마니아'(Beatlemania)에 빗댔다. 이런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위상은 명실상부하게 국위선양에 앞장서는 '문화계 금메달리스트'다.

실제로 BTS가 창출하는 국가 이미지 제고는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외국인 관광객 수의 폭발적 증가는 물론 옷이나 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 등까지 더한 경제 효과는 무려 5조 5천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BTS의 해외 공연 기간 중 외국인 관람객들이 현지 한국 식당 등 한류 상점 앞에 줄을 서는 일은 일상이고, 이런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열풍에 가깝다.

연예계 병역비리와 특혜시비는 한때 잊을만하면 한번씩 불거지는 악성 코드였다. 사진은 2004년 연예인 병역비리 사건 당시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징병검사를 받고 나온 배우 송승헌 장혁(왼쪽부터). /더팩트 DB
연예계 병역비리와 특혜시비는 한때 잊을만하면 한번씩 불거지는 악성 코드였다. 사진은 2004년 연예인 병역비리 사건 당시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징병검사를 받고 나온 배우 송승헌 장혁(왼쪽부터). /더팩트 DB

◆ 급변하는 가요계의 초 스피드 활동 사이클, '병역 공백' 이후 '미래 불투명'

이 같은 상황에서도 피할 수 없는 걸림돌은 바로 군 병역 문제다. BTS 멤버들이 내년부터 차례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게 되면 완전체 활동은 한동안 불가능해진다. 27세의 진(92년생)과 막내 22세 정국(97년생)의 나이차만으로 최소 5년의 멤버 공백이 예상된다. 급변하는 가요계의 초 스피드 활동 사이클에 견줘보면 '병역 공백'으로 인한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입대를 둘러싼 셈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현역병으로 복무하는 대신 예술체육 분야에 종사해 해당 분야 발전에 기여하는 복무 방식이다. 병역법시행령(제68조)은 예술·체육 특례 대상을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국내예술경연대회(국악 등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의 대회만 해당) 1위 입상, 올림픽대회 3위 이상(실제 출전 선수만 해당),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실제 출전 선수만 해당)으로 한정하고 있다.

병역특례자가 되면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이수하고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34개월을 종사하면 된다. 이 기간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다만, 국외 활동 선수는 국외 봉사는 272시간만 인정되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채워야 한다. 국위선양에 대한 보상 차원의 사실상 병역 면제인 셈이다. 하지만 이 예술체육요원 제도가 BTS를 기점으로 다시 논란의 도마에 올라 공론화되고 있는 데는 스포츠와 순수 예술 분야에만 혜택이 국한되고 대중문화계는 배제됐다는 이유에서다. BTS가 세계적 음악 차트인 빌보드 정상에 올라도 병역 혜택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BTS의 입대 문제는 지난해 대중문화인 병역특례가 언급되면서 이미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지만 더이상 쉬쉬 할 일만은 아니다. BTS의 올해 매출액은 해외 공연만 대략 2000억~2500억 원선으로 추산된다.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두며 부와 영예를 거머쥐었다. 수많은 한류스타들 중 유독 BTS로 한정하는 것도 또 다른 불공정이고 차별일 수 있다. 참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딜레마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들인 BTS가 인기의 정점에서 당면한 병역 문제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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